< 에이트 빌로우 (Eight Below)>, 프랭크 마샬 감독

<에이트 빌로우>는 1958년 남극에 파견된 일본 연구원들과 썰매견들이 겪은 실제 사건을 토대로 제작된 일본 영화 <남극 이야기>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남극 탐험 중 갑작스러운 기상 변화와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인해 사람들만 떠나고 남겨지게 된 8마리의 썰매견들이 극한의 추위를 버티고 생존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영화는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등 흥행에 성공했는데 사람들이 떠나고 남겨진 썰매견들이 생환하는 과정을 그린 단순한 서사임에도 주연(?)을 맡은 8마리 썰매견의 연기가 감동을 배가 시킨 작품이기도 하다. 주인공은 8마리지만 촬영에는 배역당 4마리씩, 총 32마리의 썰매견을 섭외해 촬영 3달 전부터 훈련에 돌입했다고 하는데 썰매견들의 놀랍도록 섬세한 연기는 모두 100% 훈련을 통해 이끌어낸 것이라고 한다.😲 광활한 설원과 얼음 평원, 밤하늘의 오로라 등을 담아낸 풍경도 인상적인데 남극과 비슷한 곳을 수소문한 끝에 그린란드와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 캐나다 일대에서 마치 실제 남극을 연상케 하는 풍경을 담아냈다.

미국의 지질학자 데이비스는 운석을 찾기 위해 남극의 탐사대원 제리를 필두로 8마리의 썰매견들과 함께 남극 탐사에 나선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기상 악화로 탐사 도중 눈 폭풍을 만나게 되고 썰매견들 덕분에 죽을 고비를 넘기고 무사히 기지로 돌아오지만 썰매견까지 데리고 탈출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자 반드시 데리러 오겠다는 약속과 함께 기지를 떠나지만 기상 악화와 수송선의 한계로 남겨진 썰매견들에게 돌아갈 수 없게 된다. 한편 극한의 땅 남극에 남겨진 8마리의 썰매견들은 추위와 배고픔, 악천후 속에서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며 175일이란 시간이 흐르고 자신의 일부와 다름없었던 썰매견들을 남겨두고 온 제리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어떻게든 남극으로 돌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데... 과연 8마리의 썰매견들은 무사히 생존해서 다시 제리와 만날 수 있을까?

경이롭지만 때로는 한없이 혹독해지기도 하는 광활한 자연 속에서 서로 협력하며 생존해 나가는 8마리의 썰매견을 보다 보면 인간사를 지켜볼 때보다 더 몰입하게 된다. 여기에 무리를 이끄는 지도자 포지션의 베테랑 썰매견 ‘마야’의 진두지휘 아래 팀워크를 발휘하는 모습, 함께 한 동료의 죽음을 슬퍼하고 애도하는 모습, 썰매견으로 첫 발을 내디딘 ‘맥스’가 성숙한 개체로 성장하게 되는 모습까지. 극한의 땅에 남겨진 썰매견들이 보여주는 동료애와 원초적 생의 의지는 어쩌면 고립과 생존의 갈림길에 놓인 캐릭터가 인간이 아닌 동물이기에 더욱 인상 깊게 다가오는 것 아닐까.
< 하치 이야기 (Hachi: A Dog's Tale)>, 라세 할스트롬 감독

<하치 이야기>는 자신을 기르던 주인이 죽은 뒤에도 매일 마중 나갔던 역 앞에서 주인을 기다린 실제 일본의 이키타 견 ‘하치’의 실화를 토대한 작품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일본의 소설과 이를 영화화한 일본판 <하치 이야기>를 리처드 기어 주연의 할리우드 버전으로 리메이크했다. (원작 영화를 소개하고 싶었지만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없어 오래전에 봤던 리메이크 버전으로 소개하게 되었는데 애석하게도 리메이크 버전 역시 현재는 따로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이 없지만😭 아주 드물게 TV영화 채널에서 보여주는 경우가 있긴 하다.)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인 ‘하치’는 주인이 죽은 후에도 매일 도쿄 시부야 역 앞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것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고 이후 ‘충견 하치공’으로 불렸으며 사후에는 시부야 역 출구 근처에 동상이 세워지기도 한 일본의 상징적인 충견이다. 리메이크 버전은 실화를 토대로 한 일본판 <하치 이야기>에서 큰 줄기만 가져왔는데 배경이 일본에서 미국으로 바뀐 만큼 하치를 만나게 된 계기나 이름의 유래 등 세부 설정이 바뀌었고, 무엇보다 로맨스 영화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리처드 기어의 중후한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참고로 리처드 기어는 제작에도 참여할 만큼 작품에 애정을 보였다고 한다.

대학교수인 파커는 퇴근길 기차역 플랫폼에서 길 잃은 강아지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와 아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극진히 보살피고, 교수를 통해 강아지 품종의 일본의 ‘이키타 견’이라는 것에서 착안해 ‘하치’라는 이름도 붙여준다. 파커 교수의 보살핌과 사랑 속에서 성견이 된 하치는 사랑에 보답하듯 매일 아침 출근길을 배웅하고 저녁마다 기차역으로 마중하는 일을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파커는 강연 중 쓰러져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이 사실을 모르는 하치는 매일 기차역에서 돌아오지 않는 주인을 기다리는데...

영화는 ‘자신을 정성껏 길러준 주인의 죽음을 모르고 10년 동안 한결같이 주인을 기다린 충견의 이야기’라는 단순한 서사로 관객들의 감성과 눈물샘을 자극하는데 자극적인 요소들을 배제하고 담백하게 그려낸 반려견과 주인의 일상 속에 개들이 인간에게 보여주는 조건 없는 신뢰와 사랑을 담아내며 인간과 동물 사이의 교감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특히 영화 중간중간 하치의 시선에서 그려지는 구도가 인상적인데 주인에게 받은 사랑을 잊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 보답하려는 충견의 모습이 깊은 잔상으로 남아 있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 ‘개가 사람보다 낫다’라는 말을 부정할 수 없게 만드는 대표적인 영화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 아서 (Arthur the King)>, 사이먼 셀란 존스 감독

<아서>는 익스트림 스포츠 ‘어드벤처 레이싱’에 참가한 경주 팀과 유기견의 동행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2014년 남미 에콰도르에서 열린 어드벤처 레이싱에 참여 중이던 ‘미카엘 린드노드’가 대회 도중 만난 떠돌이 개와 동행하며 교감을 나누고 입양을 통해 가족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쓴 책을 토대로 영화화했다.

실제 견공 ‘아서’는 우연히 만난 미카엘과 그의 팀원들을 따라다니며 대회의 어려운 코스들을 모두 동행했다고 하는데 미카엘의 팀은 그 모습을 보고 영감을 받아 ‘아서왕’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이후 아서는 팀의 마스코트가 되어 무려 700km에 달하는 코스를 완주하고 이후 미카엘의 가족이 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아서는 미카엘의 가족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다 2020년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한다.🙏🏻)

참가한 어드벤처 레이싱에서 선두로 달리다 잘못된 코스 선정으로 팀원과 불화를 겪고 아쉬운 성적을 거두게 된 마이클. 현역에서 물러나 있던 그는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레이싱에 참여하기로 하지만, 지난번의 실수로 팀원을 모집하는 것도 후원사의 지원을 받는 것도 쉽지 않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팀원들을 모아 어드벤처 레이스 1위 자리에 도전하게 된다. 극한의 지형과 날씨를 견뎌내며 레이스를 통과하던 중 떠돌이 개를 만난 마이클은 측은한 마음에 먹을 걸 나눠주고, 그 후 떠돌이 개는 마이클과 팀을 따라다니며 ‘아서’라는 이름까지 얻는다. 아서와 함께하며 시너지를 얻은 마이클의 팀은 마침내 레이스에서 1위로 올라서고 떠돌이 개와 함께 레이싱을 펼치는 이들의 이야기는 SNS에서 화제를 불러 모은다. 그러나 유종의 미를 거둘 것만 같았던 순간도 잠시, 결승점을 앞에 두고 마이클의 팀은 ‘아서’와의 동행을 포기해야만 우승을 할 수 있는 상황에 처하는데...

영화의 주요 무대인 ‘어드벤처 레이싱’은 하이킹, 트레킹, 산악자전거, 카약을 팀 단위로 완주하는 익스트림 스포츠의 한 종류로 정해진 루트는 있지만 각 팀마다 지정된 관문으로 향하는 길을 고를 수 있기 때문에 판단력, 순발력, 단합력이 중요한 경기라고 할 수 있다. 영화는 코스를 개척하며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아서’와 교감하며 팀원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진정한 원팀으로 거듭나게 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영화에서 그려지는 마이클과 아서의 만남이나 교과서 같은 결말이 지나치게 극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 모든 이야기가 실화라는 것이 작위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을 상쇄시켜 주는데 무엇보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교감을 통해 서로의 마음과 마음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걸 직관적으로 잘 보여준 작품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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