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의 적, 부상 방지법

러닝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많은 이들이 새롭게 러닝에 빠져들었다. 문제는 부상. 초심자부터 마니아까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문제가 부상이다. 오랫동안 행복한 러닝을 즐기기 위해서는 부상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다.

사진=월간 아웃도어

러닝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 마라톤 대회 참가 신청이 폭주하고, 인기 러닝슈즈가 순식간에 매진되는 요즘, 기록과 순위에 상관없이 뛰는 행위 자체를 즐기는 ‘펀러닝Fun-Running’ 족이 크게 늘었다.
과거의 러닝을 즐기는 이들이 중년 남성 위주였다면 최근 러닝 시장은 MZ 세대가 주도한다. SNS에 달리기 기록을 공유하고, 러닝을 위한 소비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러닝이 이토록 인기를 끄는 이유는 손쉬운 접근성과 시간 대비 운동 효과, 타 스포츠 대비 특별한 장비나 시설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간편하지만 효율적인 러닝의 매력에 빠져 많은 이들이 달리기를 시작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걷고 뛰는 행위를 지속한다. 문제는 누구도 걷고 뛰는 자세를 알려주지 않는다는 사실. 잘 뛰는 법을 배워야 좋은 기록을 달성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부상 없이 오랫동안 행복한 러닝을 지속할 수 있다.
러닝 전문 매거진 <러너스월드>가 구독자 1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성 러너의 75%, 여성 러너의 80%가 일시적으로 달리기를 중단할 정도로 한 번 이상 부상을 경험했으며, 이들 중 50%는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의 심각한 부상을 경험했다. 건강을 위해 러닝을 시작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부상의 위험을 항상 안고 있는 스포츠가 러닝이기도 한 것이다.

러닝 전후 스트레칭의 중요성
모든 운동은 본격적인 활동 전후 스트레칭이 필수다. 특히 찬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이면 스트레칭과 웜업을 통해 잠자고 있던 근육을 깨우고 관절의 유연성을 높여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러닝 시 움직임의 범위를 늘리고, 근육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것도 스트레칭. 러닝 전 스트레칭은 정적 스트레칭보다 동적 스트레칭을 추천한다.
첫 번째 동작, 레그 스윙. 벽에 손을 대고 한 다리는 고정한 채 다른 쪽 다리를 앞뒤로 크게 흔들어 가동 범위를 넓혀준다. 좌우로 흔드는 사이드 스윙도 함께 진행하면 좋다. 이때 몸은 일직선을 유지한 상태로 진행한다. 이 스트레칭은 장요근, 둔근을 깨워주며, 고관절의 가동 범위를 늘려준다.
햄스트링 부상 예방을 위한 동작도 필수다. 벽에 등을 대고 하거나 선 상태로 모두 가능하다. 두 다리를 어깨 넓이로 벌린 후 무릎을 살짝 구부린다. 이 상태로 양손으로 바닥을 짚어준다. 무릎을 펴 햄스트링을 늘리고, 다시 살짝 무릎을 구부려주는 자세를 반복한다. 이때 엉덩이는 뒤로 빠지지 않고 다리와 일직선을 유지한다.
대퇴부 스트레칭을 위해서는 런지와 사이드 런지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앞 다리를 90도로 굽히고 뒷다리를 뒤로 쭉 밀어낸 상태로 상체는 일직선을 유지한 채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한다. 제자리에서 진행해도 좋고, 워킹 런지로 진행해도 좋다.
종아리 스트레칭도 중요하다. 벽에 두 손을 대고 한 다리를 뒤로 보낸 후 발바닥이 지면에 닿은 상태로 종아리 뒤를 시원하게 늘려주는 자세를 반복한다.

올바른 자세로 부상 예방하기
인간의 몸은 모두 다르다. 체형, 자세, 몸무게가 다르고, 달리는 자세 역시 차이가 있다.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면 전문가마다 이상적인 자세에 관해 조금씩 다른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본적인 자세에 관한 의견은 한결 같다. 기본자세를 익히 돼 내 몸에 맞는 착지법을 찾아가는 것이 부상을 입지 않는 지름길이다.
러닝의 시작은 바른 자세다. 코어에 힘을 주고 허리를 펴고 편안하게 선다. 양 팔은 90도가 되도록 접어주고, 앞에서 봤을 때 두 주먹이 살짝 모아지는 A자 형태를 만든다. 달릴 때는 옆구리를 살짝 스치는 정도로 흔들어준다. 시선은 앞 사람의 허리나 10m 지점의 바닥에 둔다. 달리기를 시작하면 진행 방향으로 체중을 실어야 한다. 체중 이동에 따라 보폭을 옮기는데, 이때 몸은 살짝 앞쪽으로 기울여야한다. 이때 허리는 수직으로 펴고 기울기만 주어야 골반과 엉덩이 회전을 최소화해 몸통이 과하게 움직이는 것을 방지한다.
러닝을 할 때는 몸에 힘을 빼고 편안하게 달려야 한다. 특히 어깨에 힘을 빼야 가슴이 펴지고 호흡이 자유로워진다. 발 모양은 11자를 유지하고, 다리는 앞으로 올리지 않고 뒤로 차준다.
러닝 시 착지법은 논란이 많은 영역이다. 발의 중심으로 전체가 닿는 미드풋, 발의 앞쪽이 닿는 포어풋, 뒤꿈치 쪽으로 착지가 이루어지는 리어풋까지. 유튜브를 중심으로 ‘미드풋이 정답’이라는 이야기가 정설처럼 떠돌았지만 최근에는 이를 반박하는 의견들이 나오면서 논란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중요한 것은 달리는 자세다. 컨디션에 따라, 오르막이나 내리막이냐에 따라 자세가 달라지듯 착지법도 자연스럽게 달라진다.
엘리트 마라톤 선수들의 경우 평균적으로 리어풋이 70%, 미드풋이 30%가량이다. 취미 러너들의 경우 리어풋의 비율은 90%까지 올라간다. 무작정 미드풋을 선호해 따라했다가는 주법이 바뀌어 부상에 이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엘리트 선수들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 리어풋과 미드풋 무엇이 좋으냐에 따른 정답은 없다. 자기에게 맞는 러닝 자세와 착지가 중요하다.

사진=월간 아웃도어

충분한 휴식 취하기
많은 러너들이 부상을 당하는 이유 중 상당수가 오버트레이닝 때문이다. 과한 러닝은 독이 된다. 아무리 좋은 자세, 좋은 신발을 신고 달린다고 해도 반복적으로 신체에 충격을 가하게 되는 러닝은 과도할 경우 조직의 파괴가 불가피해 부상에 이르기 쉽다. 기록이나 거리 욕심에 한계에 가깝게 러닝을 한 경우라면 충분한 휴식은 필수다. 우리 몸은 스스로 회복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평소보다 과하게 러닝을 했다면 하루나 이틀은 충분히 쉬어주거나 1km 정도 가벼운 러닝이나 산책으로 몸을 회복하는 시간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장비의 중요성
러닝에서 꼭 필요한 장비 하나만 꼽는다면 러닝화다. 자신의 발에 잘 맞는 러닝화를 신고 달려야 발과 무릎에 손상을 줄이고 오랫동안 즐거운 러닝을 할 수 있다. 러닝화는 보통 일반적인 도로를 달리는 로드 러닝화와 산길이나 험로를 달리는 트레일 러닝화로 구분된다. 일반적인 러너들은 로드 러닝화를 사용하며, 발 안쪽 아치를 받쳐주는 정도에 따라 안정화, 쿠션화 등으로 구분된다. 자신의 발 모양을 면밀하게 관찰해 러닝 시 안쪽으로 과도하게 꺾이는 현상이 보인다면 안정화를 신는 것이 좋고, 발아치가 높거나 바깥쪽으로 꺾이는 성향이 있다면 쿠션화를 추천한다. 물론 최근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쿠션이 우수한 안정화도 많이 출시되고 있어 카테고리의 경계가 많이 줄었다. 러닝화를 고를 때는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것보다는 매장에 직접 방문해 전문가와 상담 후 구입하는 것이 좋다. 러닝화는 신발을 신었을 때 발뒤꿈치를 뒤로 최대한 밀착 후 앞쪽에 0.5cm의 여유가 있거나 앞쪽으로 발을 밀착했을 때 뒤꿈치에 손가락 하나 정도 들어가는 사이즈가 적당하다.
러닝화를 신는 방법도 부상 방지를 위해 중요하다. 신발을 신을 때는 뒤꿈치를 최대한 뒤로 밀고 신끈을 묶어 준다. 신끈은 앞쪽은 타이트하게 조여주고 중간부터 살짝 여유 있게 묶어주어야 러닝 시 발에 힘이 들어가지 않으며, 발목 안정성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