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삼일 유키’ 당돌한 소년 양우혁의 포부

임종호 2025. 8. 2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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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는 6월 중순 진행되었으며,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7월호에 게재되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전반기 내내 아쉬움을 삼킨 삼일고는 전국체육대회 경기도 대표 선발전에서 안양고를 가볍게 격파했다.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주장 양우혁이 선봉장에 섰다.

삼일고 사령탑인 정승원 코치는 “책임감도 리더십도 있다. 무엇보다 실력도 갖춰서, 주장으로 지명하게 됐다”라며 양우혁에게 감투를 채운 이유를 들려줬다. 그 후 “개인기가 뛰어나다. 아웃 넘버 상황을 잘 만들어내는 공격형 가드다. 다만, 신체 조건을 고려하면, 수비력을 보완해야 한다. 템포 조절과 경기 운영 능력을 보완한다면, 기존의 강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라며 제자를 소개했다.

개인기와 1대1 능력을 갖춘 양우혁. 코트 안에서 당돌하고 자신감 넘치는 면모를 뽐낸다. ‘삼일 유키’라는 닉네임도 붙었다. 양우혁도 일본 국가대표이자 NBA 리거였던 카와무라 유키를 우상으로 삼았다. 그리고 “단점 없는 선수로 거듭나겠다”라며 후반기 대회에 임하는 포부도 밝혔다.


전반기를 돌아보면?
많이 아쉬웠던 것 같아요. 첫 번째 대회선 부상도 페널티도 있어서, 100% 전력이 아니었거든요. 예상보다 대회를 일찍 마감해서 아쉬웠어요.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전반기에 부진했던 이유는?
기술적인 것보다, 냉정하지 못했던 게 큰 것 같아요. 정신적으로 말린 게 경기력 저하에 영향을 미쳤고, 세 번째 대회(연맹회장기)에서는 감기로 인해 컨디션 조절을 잘하지 못했어요.

전반기 대회를 통해 어떤 점을 배웠나요?
연습량을 늘려야겠다고 깨달았어요. 슈팅이 약한데, 연습 때 ‘슛을 엄청 많이 던져도 대회 때 나올까 말까’라는 걸 느꼈어요. 그 이후로 새벽 운동을 통해 연습량을 늘렸고, NBA나 성공한 선수들의 영상을 찾아보기도 했죠.

올해 전국체전에 경기도 대표로 출전하는데요.(삼일고는 전국체전 경기도 대표 선발전에서 안양고를 95-60으로 완파했다. 오는 10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에 경기도 대표로 나선다)
‘경기도 대표’라는 자존심이 걸려있는 경기여서. 되게 열심히 준비했어요. 열심히 한 만큼 다 보여주고 싶었고, 큰 점수 차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전국체전 출전 자격을 얻어서 기분 좋고, 이 분위기를 이어서 주말리그도 잘해보려고 해요.

주말리그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삼일고는 주말리그 권역별 예선에서 양정고-휘문고-제물포고-인헌고와 한 조에 속했다.)
상대 팀에 맞춰서 대비한다기보다, 저희의 부족한 점을 채우도록 준비했어요. 팀 높이가 낮아서, 박스 아웃과 속공 위주로 견고하게 연습했죠. 저희 팀의 부족한 점을 성장시키고 발전시킨다면, 어떤 팀이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주장으로서 이번 시즌을 치르고 있습니다.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매산)초등학교 때 이후 주장은 처음이거든요. 그때는 어려서 뭘 몰랐는데, 지금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더 어려운 것 같아요. 또, 제가 원래 말이 많지 않은데, 지시하고 토킹하면서 (주장이) 쉬운 자리가 아닌 걸 많이 느끼고 있어요. 

 

다큐멘터리를 통해 리더의 모습을 배웠다고요?
‘스타팅 파이브’라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리더의 모습을 배웠어요.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와 도만타스 사보니스(새크라멘토 킹스), 앤서니 에드워즈(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지미 버틀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제이슨 테이텀(보스턴 셀틱스) 등 NBA 슈퍼 스타들이 나오는 다큐멘터리죠. 저는 그 영상을 보면서 멘탈과 농구를 대하는 태도 등을 배웠습니다.

본인은 어떤 주장이라고 생각하나요?
팀원들이 동의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친구 같은 주장이라고 생각해요. 장난도 많이 치고, 후배들에게도 재밌게 하려고 해요. 실수해도 웃고 넘기는 아메리칸 스타일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웃음). 그리고 타지에서 온 친구들이 많은데, 이들이 소외감을 느끼는 분위기가 아니에요. 또, 후배들이 코칭스태프에게 혼나거나 주눅이 들어 있을 때, 제가 다독여주려고 해요.

농구를 시작한 계기도 궁금해요.
아버지가 농구를 엄청 좋아하셔서, 저도 매산초등학교 3학년 때 시작했어요. 그때는 엘리트라는 개념을 몰랐고, 단지 운동을 좋아해서 (농구를) 한다고 했어요. 그런데 그게 여기까지 왔어요.

농구는 재미있었나요?
처음에는 농구 자체가 재밌기보다, 잘한다고 인정받는 게 좋았어요. 그러면서 농구가 좋아졌고, 재미를 느꼈죠. 지금도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데서 희열을 느껴요.

롤 모델과 이유를 꼽아주신다면?
카이리 어빙(댈러스 매버릭스)과 카와무라 유키(NBA G리그 멤피스 허슬)요. 제가 멋있는 걸 좋아하다 보니, 초등학교 때부터 어빙의 드리블을 따라했었어요. 그러다가 어빙을 롤 모델로 삼았어요. 또, 제게 ‘삼일 유키’라는 별명도 있잖아요. 유키가 ‘키가 작으면 안 된다’는 선입견을 부순 것 같아서, 저도 유키를 좋아해요. 게다가 유키는 올림픽이랑 NBA라는 큰 무대를 누비기도 했고요.

스스로가 생각하는 장단점은?
단점이 없는 게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스피드에 자신 있어요. 반면, 피지컬은 떨어진다고 생각해요. 원래는 경기 운영 능력도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그 얘기에 열이 받아서 스스로 연구를 많이 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경기 운영 능력을 단점으로 느끼지 않도록, 보완했다고 생각해요.

슛을 개선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나요?
원래는 3점슛도 한 경기에 하나 넣을까 말까했어요. 그 점 또한 지적받은 후, 한 경기에 3개씩 넣고 있어요. 그래서 3점슛도 자신 있어요. 슛은 자신감이 중요하기에, 많이 쏘면서 자연스럽게 던질 수 있도록 했어요.

슛 보완을 위해 김민구 코치님(삼일중)에게 도움을 받았다고요?
슛을 너무 잘 알고 계신 분이에요. 그래서 제가 슛을 던지는 걸 보시더니, 코치님께서 포인트를 딱 짚어주셨어요. 그걸 생각하면서 연습하니, 좋아져 있더라고요.

농구하면서 가장 잊지 못하는 순간이 있다면?
크게는 두 가지예요. 첫 번째는 언더아머 캠프에 선발됐을 때요. 미국으로 농구 연수를 갈 수 있어서,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두 번째는 16세 이하 대표팀에 뽑혔을 때예요. (대표팀) 발탁 소식을 전화로 들었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어요. 농구를 시작할 때부터 국가대표가 되는 게 첫 번째 목표였거든요.

국제 무대를 경험해보니 어땠나요?
해외 선수들의 피지컬은 확실히 좋아요. 그렇지만 각자의 장점이 다르다고 생각해서, 주눅 들지는 않았어요. 또, 당시 감독님이셨던 김현수 코치님(화봉중)께서 잘 가르쳐 주신 덕분에, 저도 자신 있었어요. 물론, 국제 대회가 처음이라 긴장은 됐지만, 플레이에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아요.

정승원 코치님은 어떤 걸 가장 강조하시나요?
제가 경기를 뛰다가 흥분하는 경향이 있는데, 코치님께서 그 점을 가장 싫어하세요. 그래서 흥분할 때마다 저를 잡아주세요. 그리고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고 하세요. 또, 팀원들을 살려주는 플레이 등 가드로서의 덕목들을 잘 알려주세요.

후반기에는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나요?
그동안 부족했다고 평가받은 점들을 장점으로 승화시키고 싶어요. 그래서 후반기에는 “약점이 보완됐다”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 또, “또래 수준에서 최고의 기술을 지녔다”라는 평가도 듣고 싶어요. 팀원으로서는 우승을 해보고 싶어요.

올 시즌 목표와 각오를 말씀해주세요.
팀원으로서의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에요. 그리고 개인적인 욕심을 내다보면, 팀이 망가질 것 같아요. 그래서 우승이라는 목표를 따라가다 보면, 개인적인 목표도 따라올 거라고 생각해요. 저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하면서, 코트 안에서는 무조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해주세요.
저 스스로 코치님 말씀을 많이 안 들었다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코치님께서는 저를 여기까지 잘 이끌어주셨어요. 코치님 덕분에, 저는 언더아머 캠프를 다녀왔고, 16세 이하 대표팀과 김현준 장학금 등 농구 인생에서 많은 걸 얻을 수 있었어요. 평소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못 드린 것 같아,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사진=본인 제공

일러스트=락

 

바스켓코리아 / 임종호 기자 whdgh199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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