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호 서승재 일본 꺾고 4강진출!

김원호 서승재가 또 한 번 해냈다. 일본의 호키 다쿠로–고바야시 유고 조(세계 11위)를 2-1로 꺾고 중국 마스터스 4강에 올랐다. 스코어는 11-21, 21-6, 21-17. 1게임을 내주고 2·3게임을 가져오는 ‘역전 시나리오’를 32강, 16강에 이어 8강까지 세 경기 연속으로 반복했다. 흔들려도 끝까지 버티는 힘, 이 팀의 진짜 무기다.

경기 내용은 뚜렷했다. 1게임은 리시브가 흔들리고 수비 라인이 내려앉으면서 랠리 주도권을 내줬다. 반면 2게임은 서브 이후 첫 두 타(서브–리시브–3구)에서 속도를 확 끌어올렸다. 빠른 드라이브로 네트를 장악하고, 길게 올려주는 길로 바꾸니 상대 수비가 벌어졌다. 21-6이라는 스코어가 말해준다. 승부처였던 3게임 17-17에서도 집중력이 달랐다. 코스가 단순해질 수 있는 순간에 과감히 백코트로 찔러 넣고, 바로 전진하며 연속 4점을 뽑았다. “버틴다 → 기회를 만든다 → 결정한다”라는 팀의 리듬이 딱 맞아떨어졌다.

이 팀의 2025년은 숫자만 봐도 설명이 된다. 말레이시아오픈, 전영오픈, 인도네시아오픈(슈퍼1000)을 포함해 시즌 5회 우승, 조 결성 7개월 만에 세계 1위, 그리고 세계선수권 2연패. 기록도 기록이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준 내용이 더 단단하다. 상대에 맞춰 전술을 바꾸는 유연함, 접전에서의 득점 설계, 끝까지 끈질긴 수비, 남자복식에서 가장 믿음 가는 패턴을 갖췄다.

그래도 숙제는 있다. 큰 무대에서 1게임을 내주고 끌고 가는 흐름은 체력과 멘탈을 많이 쓴다. 4강 상대인 인도네시아 세계 6위 조는 경기 템포가 빠르고, 드라이브 공방이 길어질수록 강해진다. 초반부터 리시브 각도를 낮게 깔고(몸통·라켓쪽 겨냥), 하프 코트로 묶어 ‘첫 5득점’ 레이스에서 앞서야 한다. 서브 루틴도 다변화가 필요하다. 포핸드 숏서브로 네트 싸움을 여는 기본형에, 간헐적인 롱서브로 뒤를 흔들어야 상대 리시브 라인이 주저앉는다. 2게임에서 보여준 속도 전환을 경기 시작부터 적용하면 승산은 높다.

지금의 김원호·서승재는 “점수로만 이기는 팀”이 아니다. 흔들릴 때 무엇을 지키고, 몰아칠 때 어디를 겨냥할지 아는 팀이다. 그래서 팬들은 이들의 3게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17-17이 되면 “이제부터”를 기대한다. 남은 건 출발을 조금만 더 날카롭게 만드는 일. 그 한 끗을 채우면, 이 대회에서도 우승 트로피는 충분히 손이 닿는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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