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알코올 맥주 마셨는데...” 음주단속 ‘이것’ 모르면 걸립니다

사진 출처 = 경찰청

운전 중 음주단속에 걸렸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례가 종종 등장한다. “술 한 방울 안 마셨는데 음주 측정기에 걸렸다”는 얘기다. 단순 오작동이나 착각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원인은 의외의 곳에 숨어 있다.

최근 무알코올 맥주, 술떡, 식혜, 발효빵 같은 일상 음식과 음료가 음주 측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운전자들 사이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심지어 배 맛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조차 자연 발효로 알코올 성분이 생겨 음주 감지기에 반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음식 속 '알코올 함량' 알고 먹자

사진 출처 = 카스

무알코올 맥주나 비알코올 맥주에는 아주 미세한 알코올이 들어있다. 하이네켄 0.0은 0.03% 미만, 카스 0.0 역시 0.05% 미만의 알코올을 포함하고 있다. 주세법상 주류로 분류되진 않지만, 4캔 이상 다량 섭취 시 음주 측정기에 반응할 수 있다. 실제 실험에서는 비알코올 맥주 4캔을 마시고도 혈중알코올농도가 0.000%로 측정되긴 했지만, 경찰 측은 “개인마다 체질이 달라 과음하면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술이 아니더라도 발효를 통해 자연스럽게 알코올이 발생하는 음식에도 있다. 술떡, 이스트 발효 빵, 식혜, 청주가 들어간 요리 등은 조리나 제조 과정에서 알코올이 남아있을 수 있다. 특히 공복 상태에서 다량 섭취할 경우 체내 흡수가 빨라져 음주 감지기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

의외의 사례로는 배 맛 아이스크림도 있다. 배 과즙이 들어간 이 아이스크림은 입 안 침과 만나면서 자연 발효 과정을 거쳐 극소량의 알코올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도 이 아이스크림을 섭취 후 음주 단속에 걸린 사례가 보도되며 화제가 됐다. 물론 이런 경우에도 경찰이 제공하는 물을 마시고 충분한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헤프닝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단속 시 순간적으로 음주 감지기에 걸리는 불필요한 상황을 만들 필요는 없으니 주의해야 한다.

억울한 단속, 피하는 방법

사진 출처 = 경찰청

경찰청 역시 이런 상황을 감안해 음주 측정 지침에 ‘음식, 가글, 약 복용 여부를 확인하고 20분 이상 대기 후 측정’하도록 명시했다. 하지만 이를 모르는 운전자들이 많아 불필요한 단속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단속 과정에서 음주 측정을 요구받았다면, 음식이나 음료 섭취 사실을 미리 알리고 대기 시간을 요청하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여름철에는 비알코올 맥주와 시원한 발효 음료, 식혜 등을 마시는 일이 많아 단속 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음식이나 음료 속 숨어있는 알코올은 평소엔 문제가 없지만, 공복 상태에서 다량 섭취하면 혈중알코올농도를 일시적으로 높일 수 있다. 애꿎은 억울함을 피하기 위해선 음식 속 알코올 함량까지 꼼꼼히 확인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