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전세사기와 복덕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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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덕방(福德房), 이름부터 정겹다.
복덕방 주인은 개똥이네, 말똥이네 숟가락·밥그릇 숫자까지 뀄다.
동네 구석구석을 돌면서 발품을 팔고 복덕방에 모여 장기나 바둑을 두는 이웃들한테서 귀동냥까지 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주로 늙수그레한 노인들이 지키던 복덕방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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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80년대 개발 과정에서 복덕방을 들락거리던 복부인들 치맛바람이 방방곡곡에 광풍처럼 몰아쳤다. 1984년 부동산중개업법이 만들어지고 이듬해 제1회 공인중개사 시험이 치러진 배경이다. 국가공인 자격시험에 당당히 합격한 공인중개사들은 복덕방과 차별화를 위해 ‘부동산중개업소’, ‘공인중개사 사무소’ 같은 간판을 내걸었다. 주로 늙수그레한 노인들이 지키던 복덕방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갔다.
복덕방이 부동산중개업소로 바뀌었다고 해서 서비스의 질적 차이를 느끼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중개업소를 통해 부동산을 거래해 보면 중개수수료에 놀라게 된다. 부동산 가격의 일정 비율로 법정 중개수수료가 정해져 있다. 매도자와 매수자 양쪽에서 받는 데다가 부동산값이 폭등하면 수수료는 덩달아 치솟는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아파트 한 채 수수료에 부가가치세까지 합치면 웬만한 중소기업 신입사원 연봉에 맞먹는다. 아파트 단지에 부동산중개업소가 난립해도 문을 닫지 않는 이유일 게다.
최근 20·30대 젊은이들 죽음을 부른 전세사기에서 일부 부동산중개업자의 책임을 간과할 수 없다. 고객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이들이 오히려 사기꾼들과 한통속이 됐다.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서 전세사기 논란에 휘말린 오피스텔 268채는 한 중개업소가 전속으로 중개했다고 한다. 중개업소는 계약서에 2억원 한도의 공제증서를 꼬박꼬박 넣어주지만 정작 사고가 터지면 건당이 아니라 연간 중개를 통틀어 2억원까지 책임져 줄 뿐이다. 중개업소가 고객에게 복을 나눠주지는 못할망정 피눈물을 흘리게 한 공범이라니 혀를 찰 일이다. 일부 업자의 일탈일 뿐일까. 직업윤리는 잊고 돈만 ‘숭배’하는 각박해진 세태를 탓해야 하나.
박희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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