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보상 있으면 야근·주6일 OK” 워라밸 부르짖던 20·30 변했다

조회수 2024. 6. 2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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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4일 평사원, 주6일 임원 두고 68% 후자 선택 “힘들어도 고연봉·사회적 지위 선호”
[사진=AI이미지/MS bing]

고금리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재계 임원들 사이 주 6일제 근무 기조가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업종을 불문하고 빠르게 퍼진 결과다. 대기업을 시작으로 ‘비상경영’ 움직임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청년세대의 인식에도 서서히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당초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만 좇던 행태에서 벗어나 경제적·사회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면 충분히 희생할 수 있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힘들어도 고연봉·지위 높은 주6일제 임원이 나아”…목적의식 뚜렷해진 2030세대

2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는 창립 60주년을 맞는 오는 7월 1일부터 임원에 한해서만 주 6일제 근무를 시행한다. 임원들의 토요일 출근은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에 따른 선제적 위기 대응의 일환이다. HD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1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9% 감소했다.

시멘트 업계 부동의 1위를 지키던 쌍용C&E도 한일시멘트에게 선두자리를 빼앗기자 암묵적으로 시행해오던 팀장급 이상의 주말 출근을 공식화했다. 건설경기 침체와 더불어 회사가 승부를 걸었던 환경사업 부문 부진을 탈피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정이다. 올해 1분기 쌍용 C&E의 영업이익은 102억원으로 한일시멘트(555억원)의 5분의 1도 채 되지 않았다.

▲ 서울 홍익대학교 일대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현장. ⓒ르데스크

이미 올해 초부터 재계에서는 비상경영에 돌입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돼왔다. 삼성그룹은 지난 4월부터 이미 전 계열사 임원들을 대상으로 주 6일제를 시행했다. 토요일이나 일요일 중 하루 8시간 근무를 채우는 방식이다. SK그룹은 24년 만에 토요 사장단 회의를 부활시켰다. 사장단 회의가 진행되는 만큼 임원급 이상의 출근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포스코그룹 역시 기존 복지 차원에서 시행해 온 격주 주 4일제 근무에서 임원은 제외했다.

산업계 전반에 걸쳐 워라밸 열풍에 발맞춰 축소했던 근무시간을 다시 늘리는 분위기가 생겨나자 청년 직장인들의 인식도 서서히 바뀌고 있다. 20·30 직장인들 사이에선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확실한 보상만 뒤따른다면 개인의 삶 정도는 충분히 포기가 가능하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개인의 삶을 최우선으로 중요시며 워라밸을 좇던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르데스크가 27일 홍대 일대에서 279명의 20·30 청년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주4일 근무 평사원과 주6일 근무 임원, 둘 중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183명이 주 6일제 임원을 더 선호하는 입장을 보였다. 비율로는 65.5%에 달한다. 워라밸이 보장된 주4일 평사원을 선택한 비중은 34.5%(96명)에 불과했다.

▲ 서울시 광화문의 직장가 전경. [사진=뉴시스]

얼마 전 국내 10대 기업 중 한 곳에 최종 합격통보를 받았다는 김현수 씨(27·남)는 “주 4일제 사원이 되면 업무량이 적긴 하지만 어느 순간 주변 동료들이나 친구들에 비해 월급도 적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결혼과 출산, 그리고 양육까지 생각한다면 몸은 조금 고되겠지만 억대 연봉에 사회적 지위까지 얻을 수 있는 쪽이 훨씬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20대 그룹의 경우 임원과 직원의 평균 연봉은 10배 넘게 차이가 난다. 기업 경영분석업체 재벌닷컴이 자산 상위 20대 그룹 소속 162개 상장사의 2023회계연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9960만원에 그쳤던 반면 임원 평균 연봉은 10억9110만원으로 직원 평균 연봉의 11배에 달했다.

취업준비생 이여진 씨(26·여)는 “회사 내에서 임원이 되는 순간 해당 기업을 대표하는 역할을 부여받는다고 봐도 해도 손색이 없다”며 “연봉뿐만 아니라, 법인카드, 법인차 등의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형적 가치도 크기 때문에 이왕 사회에 발을 딛는다면 임원을 목표로 나 자신쯤은 기꺼이 희생할 각오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높은 책임과 업무 강도 때문에 임원 승진을 기피할 것이라는 기존 인식과 달리 2030세대 중에서도 이를 희망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치솟는 집값과 고물가 시대에서 큰 보상과 성장의 기회라는 점이 이런 생각을 갖는 데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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