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분수 K리그, 괜찮겠습니까

황민국 기자 2025. 8. 1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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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상무 선수들이 지난달 26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제주 SK와 홈경기가 끝난 뒤 팬들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천시는 프로축구연맹과 협약에 따라 2027년 창단해 K리그2의 18번째 멤버가 되어야 한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내년 K리그2 17개 팀 체제
“K3급 선수들도 합류할 것”
질적 하락 우려 목소리 ↑


K리그1은 수년째 12개 구단
현 체제선 강등 부담 여전
1·2부 균형 발전 꾀할 시기


프로축구 K리그2(2부)가 시·도민구단만 늘어나는 현실에 깊은 고민에 빠졌다. 2026년 K리그2에서 17개 구단 체제가 확정된 데 이어 2027년에는 18번째 구단의 창단이 예고됐다. 양적 확대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과 함께 1~2부의 건강한 조정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이사회는 지난 11일 김해FC, 용인FC, 파주시민축구단의 K리그 가입을 승인했다. 내년 1월 정기총회에서 최종 승인 절차가 남았지만 K리그2가 14개 구단에서 17개 구단으로 확대되는 것은 사실상 확정됐다.

국군체육부대(상무)를 유치한 김천시 역시 2027년 창단을 약속해 18개 구단으로 확대는 이미 기정 사실이다. K리그1~2부를 합쳐 30개 구단 시대가 예고된다.

축구 현장에선 시·도민구단만 증가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재정적으로 탄탄한 기업구단이 늘어야 K리그 전체의 경쟁력이 살아나는데, 기업구단은 2014년 서울 이랜드FC의 창단이 마지막이다.

구단 숫자만 늘면 질적 하락이 불가피한 것이 사실이다. 23개 구단이 전부였던 2016년 등록 선수는 759명. 25개 구단으로 늘어난 올해는 990명이었다. 30개 구단 체제에선 1200명 이상으로 늘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과거 프로 선수로 뛸 수 없었던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누빌 가능성도 높아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감독은 “일본이나 중국처럼 외국인 선수 쿼터를 전면 폐지하지 않는 이상 3부리그(K3리그)에서나 뛸 선수들이 합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역 밀착형인 시·도민구단이 지속 가능성은 높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역대 K리그에서 해체된 구단은 고양과 충주뿐이다. 둘 다 모기업 규모는 작지만 기업구단이었다. 프로축구연맹의 한 관계자는 “기업구단과 시·도민구단을 굳이 구분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축구계에 꾸준히 자본이 투자되고, 그 자본으로 성장을 모색하면 된다. 아직까지는 질적 하락을 우려하기보다 양적 확대가 우선인 시점이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K리그2의 확대에 따라 1~2부 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상위리그인 K리그1이 12개 구단인데, 하위리그인 K리그2가 18개 구단까지 필요하느냐는 의견이다.

한 축구 해설가는 “균형을 맞추는 차원에서 1부리그를 14개 구단으로 늘리고, 2부리그를 16개 구단으로 조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1부리그에서 한시적으로 강등을 없애고, 2부리그에서 승격하는 팀을 늘린다면 무리없이 정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감독도 “1부리그 구단이 늘어야 강등권 싸움에 치중해 수비적 운영을 반복하는 현재의 문제점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1부리그가 14개 구단까지만 늘어나도 최대 3개 구단까지 강등될 수 있는 부담이 완화된다는 의미다.

지난 5월, 스포츠경향 창간 20주년을 기념해 전·현직 프로팀 감독 2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1부리그를 12개 구단에서 최소 14개 구단에서 16개 구단까지 늘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프로축구연맹도 장기적으로는 1부리그의 확대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프로축구연맹은 시·도민구단의 잇딴 창단보다 1부리그의 성급한 확대가 질적 하락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몇 차례 시뮬레이션을 해봤지만 부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K리그 전체가 더 발전한 다음 생각할 문제라고 본다. 1부리그가 자생력을 갖춘다면 그 때 공청회 등을 통해 논의해보겠다”라고 밝혔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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