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에도 줄어든 영업이익…"판매부진·인센티브 급증 때문"

조회수 2024. 4. 2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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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본사 전경.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역대 최대 1분기 매출을 거뒀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나빠졌다. 올 1분기 글로벌 판매가 줄면서 판매보조금(인센티브)을 포함한 판매관리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제네시스 차량 판매 성장에 따른 믹스개선 효과도 사라졌다.

현대차는 지난 25일 '2024년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한 40조6585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의 경우 2.3% 줄어든 3조5574억원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8.7%로, 지난해 1분기보다 0.9% 포인트(p) 낮아졌다.

현대차는 2024년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100만6767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규모다. 국내 시장에서는 신차 양산 대응을 위한 아산공장 셧다운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 감소한 15만 9967대를 판매했다. 아산공장에서 생산하는 '베스트세링카' 그랜저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4.1% 줄어들며 내수 부진의 주요 원인이 됐다. 다만 신형 싼타페, 투싼, 코나 등의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가 늘어 내수 부진을 어느 정도 상쇄했다.

2024년 1분기 현대차 글로벌 지역별 판매 현황. 출처=현대차

반면 해외에서는 어느 정도 선방했다. 해외 전체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9% 성장한 84만6800대를 기록했다. 이는 신형 모델 투입, 주요 라인업 상품성 개선 등이 주효한 덕분이다. 특히 주력시장으로 꼽히는 북미시장 도매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한 28만7000대를 기록했다. 인도에선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16만1000대를 판매하며 현대차의 '2대 시장'으로 올라섰다. 유럽의 경우 지난해 1분기보다 1.8% 증가한 15만7000대를 판매했다. 다만 중국(-19.9%), 러시아(-17.9%), 중남미(-3.2%), 기타권역(-8.6%) 등에서는 부진한 판매 실적을 거두었다.

2024년 1분기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대수(상용 포함)는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에 따른 판매 견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수요 둔화 영향에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한 15만3519대가 판매됐다. 이 중 전기차는 4만5649대가 팔리면서 판매 비중이 전년 동기(6.5%)보다 2.0% p 줄어든 4.5%로 나타났다. 반면 하이브리드의 경우 9만7734대가 팔리면서 판매 비중도 지난해 1분기(8.2%)보다 1.5%p 증가한 97%로 집계됐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요가 둔화된 전기차 판매는 올해도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그러나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으로 급변하는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해 미국, 유럽,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 견조한 판매 증가세를 유지하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2024년 1분기 현대차 주요 실적 증감사유 분석. 출처=현대차

이처럼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이 늘어난 것은 북미 시장 중심의 믹스 개선과 원달러환율 효과로 분석된다. 2024년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1328원을 나타냈다. 환율 효과에 따른 매출 증대 효과는 약 3690억원으로 추산됐다. 또 믹스개선으로 얻은 매출 효과도 9420억원에 달했다. 매출원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0.1%포인트 낮아진 79.3%를 기록했다.

반면 수익성 차원에선 믹스개선 효과가 사라졌다. 판관비가 품질보증비용 기저 효과 등의 영향으로 4조8700억원을 기록하면서다. 이는 전년(4조1290억원)보다 18% 급증한 수치다. 판관비를 구성하는 급여와 마케팅 비용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인센티브가 포함된 판매보증비가 5110억원에서 983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기간 현대차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3% 감소한 3조5574억원을 기록했다.

이 본부장은 "전기차 판매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인센티브 레벨이 높다 보니까 전체적으로 계획보다 상승하는 추세"라며 "SUV와 하이브리드차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대응할 것이고, 올 하반기 가동을 시작하는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는 미국에서 IRA 보조금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인센티브 레벨은 더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확실성 커진 올해…"전라인업 하이브리드 구축해 대응"

현대차 중형 SUV ‘싼타페’.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향후 경영환경 전망과 관련,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 관련 비용 확대가 미래 경영 활동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지정학적 리스크의 확대와 신흥국 위주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향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주요 국가들의 환경규제 강화 및 친환경 인프라 투자 증가, 친환경차 선호 확대 등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친환경차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는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라인업 확대, 신규 하이브리드 모델 보강 등을 통한 친환경차 판매 제고 △생산·판매 최적화를 통한 판매 극대화 △SUV,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최근 시장 수요가 높아진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 미국 조지아주에 완공하는 전기차 전용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하이브리드차도 생산키로 했다.

2024년 1분기 차급·차종별 판매 비중. 출처=현대차

아 본부장은 "하이브리드 물량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기 때문에 HMGMA에 하이브리드 관련 설비를 추가할 예정"이라며 "하이브리드 시스템 관련 투자를 지속하고 있고, 기존 중형·대형 하이브리드 시스템만 있었지만 이제는 소형 하이브리드 시스템까지 개발에 들어가 이제 전 라인업에서 하이브리드 장착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주주 환원을 위한 2024년 1분기 배당금을 주당 200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전년 분기 배당(1500원)보다 33.3% 증가한 수치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을 고려해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류종은 기자 rje312@3pro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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