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MC도 피해자, 출연료 미지급 사태의 시작”
유재석은 2005년 전 소속사 스톰이엔에프(이하 스톰)와 전속계약을 맺고 활동했다.
2010년, 스톰이 경영난으로 80억 원의 채권 가압류를 당하면서 유재석은 방송 3사(KBS, MBC, SBS)에서 ‘해피투게더’, ‘무한도전’, ‘런닝맨’ 등으로 벌어들인 6억여 원의 출연료를 받지 못하게 됐다.
김용만 역시 약 9600만 원의 출연료를 받지 못했다. 소속사가 도산하자 방송사들은 출연료의 진짜 채권자가 누구인지 불확실하다며 법원에 해당 금액을 공탁했다.

“소속사와 방송사, 그리고 법정 다툼의 시작”
유재석과 김용만은 2010년 10월 스톰과 전속계약을 해지하고, 각 방송사에 밀린 출연료를 자신들에게 직접 지급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방송사들은 소속사, 채권자, 연예인 등 다수가 권리를 주장하는 상황에서 누구에게 돈을 지급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출연료를 법원에 공탁했다.
이에 유재석과 김용만은 2012년 ‘공탁금 출금 권리가 자신들에게 있다’는 내용의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1·2심 패소, ‘출연 계약 당사자는 소속사’라는 벽”
1심과 2심 법원은 “소속사와 유씨 등이 맺은 계약 내용에 비춰볼 때 출연 계약의 당사자는 소속사였다”며 유재석과 김용만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연예활동으로 인한 모든 수익금은 원칙적으로 소속사가 받은 뒤 사후 정산한다”는 전속계약 내용을 근거로, 방송사가 연예인에게 직접 출연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다.
또 “방송출연 의무는 다른 사람이 대체할 수 없는 것으로 재위탁이 불가능하다”며 하도급거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대법원 판결로 뒤집힌 결과, ‘연예인이 당사자’라는 새로운 기준”
그러나 이 소송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유재석과 김용만은 끝까지 항소했고, 대법원은 2019년 1월 원심을 파기하고 “유명 연예인은 출연계약 당사자로 봐야 한다”며 사건을 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유씨와 김씨가 갖고 있었던 영향력과 인지도, 연예기획사와의 전속의 정도, 출연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은 사정 등을 고려하면 방송 3사는 연예인인 유씨 등을 출연계약의 상대방으로 직접 프로그램 출연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즉, 방송사가 법원에 공탁한 출연료의 청구권이 유재석과 김용만에게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10년에 걸친 소송, 연예계 미지급 출연료 판례 남기다”
유재석과 김용만의 소송은 무려 10년에 걸친 마라톤이었다. 유재석은 “되든 안 되든 해보자고 했는데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
거의 10년 걸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 소송이 단순히 자신의 출연료를 되찾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연예계 전체의 관행을 바꾸고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예계 출연료 미지급, 구조적 문제와 해법”
유재석의 사례는 연예계의 고질적인 출연료 미지급 문제, 특히 소속사 도산 등으로 인한 법적 분쟁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
실제로 배우 이나영, 구혜선, 김상경, 주진모, 고수, 김우빈 등도 출연료 미지급으로 고통을 겪은 바 있다.
방송연기자노조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지상파 3사 출연료 미지급 규모는 32억 원에 달한다.

“대법원 판결의 의미, 연예인 권리 보호 강화”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연예인과 방송사 간의 계약에서 연예인 본인이 직접 계약 당사자가 될 수 있음을 인정한 중요한 판례로 남았다.
이는 앞으로 유사한 사건에서 연예인들이 자신의 권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전망이다.
또한, 방송사와 소속사, 연예인 간의 계약 구조와 출연료 지급 방식에 대한 표준계약서의 필요성, 그리고 연예인 권익 보호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