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젠슨 황이 극찬한 배달 로봇 개발 뉴빌리티 공동 창업자 이상민 대표 | “자율주행 로봇 SW로 차별화… 배달비 줄여 소비자 이익 증진”

심민관 기자 2024. 10. 2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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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뉴빌리티 공동 창업자 겸 대표연세대 천문우주학, 현 국토교통부 국가스마트 도시위원회 위원 사진 뉴빌리티

“배달 자율주행 로봇은 (인건비가 안 들어) 배달비 경감을 가능하게 해 소비자 이익 증진에 도움이 된다.”

자율주행 로봇 개발 스타트업 ‘뉴빌리티’ 의 공동 창업자인 이상민 대표는 10월 4일 인터뷰에서 배달업에서 자율주행 로봇 활용의 장점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뉴빌리티는 9월부터 배달앱 ‘요기요’를 통해 인천 송도 지역에서 자율주행 로봇을 이용한 배달 서비스를 정식 론칭했다. 자율주행 로봇을 이용한 배달 서비스를 실증 사업(POC)이 아닌 정식 사업으로 시작한 건 뉴빌리티가 국내 최초다. 기존에는 안전 문제로 자율주행 로봇을 이용한 배달이 금지돼 있었지만 2023년 11월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이 개정되면서 사업의 길이 열렸다. 이 법에 따르면, ‘실외 이동 로봇 운행 안전 인증(이하 실외 운행 인증)’을 받으면 자율주행 로봇도 보행자로 인정돼 보도로 이동할 수 있다. 뉴빌리티는 올해 1월 국내 최초로 실외 운행 인증을 획득했다.

뉴빌리티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주목하는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2023년 1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가전 박람회 ‘CES 2023’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지난 6월에는 뉴빌리티의 자율주행 로봇 ‘뉴비’가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정보기술(IT) 박람회 ‘컴퓨텍스 2024’에서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의 기조연설 무대에 올라 황으로부터 “인공지능(AI)의 다음 물결 로보틱스의 미래”라는 찬사를 받았다. 지난 8월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 100대 유망 기업’ 에도 이름을 올렸다. 다음은 일문일답.

1990년대생이라고 들었다. 대학생 때 회사를 창업했다고.

“2017년 대학 2학년 때 메가스터디 손주은 회장을 우연한 기회에 만나, 회사를 창업해 보라는 권유를 받은 게 계기가 됐다. 당시 학내에서 로켓 발사체를 만드는 동아리를 운영 중이었는데, 동아리 회원 두 명과 함께 회사를 공동 창업한 게 시작이다. 손 회장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돈 5000만원을 발판 삼아 창업했다.”

어려움은 없었나.

“(어린 나이라) 회사 경영에 대해 잘 모르는 상황에서 외부에서 투자를 유치하고, 조직을 운영하는 게 쉽진 않았다. 기업 미팅을 하러 갔을 때 오고 가는 용어 중 알아듣지 못하는 말이 많아 어려움을 느낀 적도 있었다.”

처음부터 자율주행 로봇 사업을 한 건 아니라고.

“처음부터 자율주행 로봇 쪽으로 사업 방향이 정해졌던 건 아니다. 처음에는 로켓·드론 관제 시스템을 개발하다 현대기계건설과 지게차를 위한 자율주행 기술 개발 POC를 진행하면서 2019년부터 자율주행 로봇 쪽으로 사업의 가닥이 잡혔다. 이때 로봇 사업을 하는 대기업들이 하드웨어에만 집중해서 소프트웨어는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는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소프트웨어에서 경쟁력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 현재 우리 회사 직원 중 개발자 비중이 70% 정도로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6월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뉴빌리티 자율주행 로봇 ‘뉴비’를 소개하고 있다. /뉴빌리티

뉴빌리티 자율주행 로봇의 강점은.

“우리 기술의 가장 큰 강점은 카메라 센서와 AI다. 보통 자율주행 로봇의 센서는 레이저를 이용해 주변 환경을 삼차원으로 파악하는 ‘라이다(LiDAR)’가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뉴빌리티는 고가의 라이다 센서 대신 카메라를 사용한다. 카메라가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이를 통해 주행 데이터를 확보한다. AI가 이 데이터를 반복 학습해 주변 환경 식별 능력을 라이다 센서만큼 높였다.

가격 경쟁력도 우리가 가진 강점이다. 고가인 라이다 센서 대신 카메라를 사용했기 때문에 경쟁사 대비 2~4배 저렴한 자율 이동 로봇을 만들 수 있다. 남들과 똑같게 라이다를 사용한 제품을 만들면 시장에서 선두 업체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우리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해 자율주행 성능을 높였다. 개발 시간은 좀 걸렸지만 이게 우리의 강점이 됐다. 우리가 카메라를 이용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갖추는 데 3년이 넘는 개발 시간이 필요했다. 향후 주행 데이터가 쌓이면 쌓일수록 자율주행의 정확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

지난해 법 개정으로 자율주행 로봇을 이용한 배달 사업이 가능해졌다. 회사 실적에 청신호가 켜진 것 아닌가.

“자율주행 배달 로봇은 우리가 직접 서비스를 운용하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의 비즈니스 형태를 취하고 있어 규모가 커지기 전에는 당장 마진(이익)이 크지는 않을 것 같다. 지금은 인천 송도 지역에 한정됐는데 전국적으로 이 사업이 확대되면 매출의 퀀텀 점프가 가능해질 것이다. 그래도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이미 작년 매출의 세 배를 넘겼다. 9월부터 배달 사업이 시작됐고,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10배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에서의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배달 시장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자율주행 배달 로봇의 속도가 궁금하다.

“최고 속도는 시속 6㎞지만 현행법에 따라 시속 최고 5.76㎞ 이하로 운행한다. 기본 주행 속도는 시속 3.8㎞다. 이동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배달 가능 거리를 가게로부터 최대 1.2㎞ 반경까지로 설정했다.”

이용자가 불편한 점은 없나.

“아파트의 경우 문 앞까지 배달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문자가 직접 1층까지 내려와서 음식을 픽업해 가야 한다. 불편한 대신 기존 배달비보다 저렴하다는 이점은 있다. 로봇이기 때문에 악천후에도 운행 할증료가 붙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이다.”

일자리 위협 우려도 있을 텐데.

“우리는 로봇의 이동 속도 문제로, 가게로부터 최대 1.2㎞ 반경 이내만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가 (지난 한 달간) 데이터를 조사해봤는데, 배달량의 40% 정도가 이 거리 내에서 배달 주문이 있었다. 1.2㎞ 반경 이내의 배달 시장을 우리가 가지고 오는 건데 이 거리는 배달원도 선호하지 않는 구간이다. 왜냐하면 거리가 짧아 배달비가 적기 때문이다. 이 구간은 건당 1500~2000원으로 알려져 있다. 배달원은 1.2㎞ 반경 밖 배달 거리(건당 3500~4000원)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배달 로봇이 배달원의 일자리를 뺏는 게 아니라고 본다. 배달업에서의 자동화 관점에서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순찰 로봇도 개발했다고.

“작년 12월부터 인천경찰청이 인천 센트럴파크에서 시범 운영에 들어간 순찰 로봇은 SK텔레콤, SK쉴더스, 뉴빌리티가 공동 개발한 것이다. 순찰 로봇을 관리하는 보안 담당자가 관제 화면을 통해 로봇이 돌아다니는 지역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최근 ‘포브스’가 뉴빌리티를 아시아 100대 유망 기업으로 선정했다. 귀사에 대한 투자 관심이 올라갔을 것 같다.

“국내뿐 아니라 싱가포르나 아시아 쪽 벤처캐피털에서 연락이 많이 오고 있다. ”

향후 계획은.

“일본, 중동, 미국 등 해외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특히 인건비가 비싼 미국은 우리에게 큰 시장이다. 향후 증시 상장도 추진할 계획이다. 생성 AI(Generative AI)의 최종 단계는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인터넷 연결 없이 기기 자체에서 실행되는 AI)이고 이것이 로봇에 탑재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앞으로 20~30년간은 로봇의 시대가 될 것이다. 새로운 로봇 시장을 만들어 가고 싶다.”

회사명 뉴빌리티

본사 서울 성동구

사업 분야 자율주행 로봇창업자 이상민, 김형진, 강기혁설립 연도 2017년

직원 수 130명

누적 투자 유치액 296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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