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맥주 23%↓ 교촌 17%↓…월드컵 땐 힘 못 쓰는 월드컵 수혜주
2일 증권가에 따르면 제주맥주는 전고점인 지난달 21일 2350원에서 이날 1650원까지 2주간 29.7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 0.61%를 크게 밑도는 숫자다.
제주맥주는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적인 월드컵 수혜주로 언급됐다. 실제로 지난달 초 1485원에서 출발한 제주맥주는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이 열린 지난달 21일까지 57.2%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월드컵이 개막하자 주가가 20% 넘게 빠지면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것이다.
다른 월드컵 수혜주들의 주가 상황도 다르지 않다. 같은 기간 교촌에프앤비, 마니커 등 닭고기주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들 치킨주 역시 월드컵 개막 전에는 강한 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10월 13일부터 5주 동안 46.4%가 올랐지만 개막식이 열린 21일 22.8%까지 떨어졌다. 마니커 역시 지난 9월 28일에서 두 달 사이 49% 상승하다 23.4% 하락했다.
지난 2020 도쿄 하계올림픽,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등과 달리 이번 월드컵은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진행되고 있다. 길거리 응원전이 다시 펼쳐지는 등 국민적 관심이 여전한 가운데 경기 중계시간도 한국시간으로 새벽 시간대를 피하면서 월드컵 개최 이전부터 월드컵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치킨집의 호황이 일회성에 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치킨 프랜차이즈의 매출 증가가 구조적인 성장에 따른 것이 아니라 월드컵이라는 이벤트와 맞물린 결과일 뿐이기 때문이다. 하루 반짝 매출이 늘어나긴 했지만 분기 또는 연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수혜주도 단순히 기대감만을 반영해 주가가 올랐다가 막상 재료 노출 이후 하락하는 테마주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통 테마주의 경우 금방 끌어올렸다가 금방 식는다. 좀 길게 가는 종목들이 더러 있기는 하지만 보통 주기가 길지는 않다”며 “단기간의 매출이 실적 개선에까지 연결되는 경우는 사실상 거의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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