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맛집 '졸리비'가 컴포즈 커피를 인수한 이유

필리핀 기업 졸리비

국내 커피 전문점 수가 10만 개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대형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의 매각 소식이 전해져 놀라움을 사고 있다. 뉴스의 주인공은 국내 커피 브랜드 가맹점 수 3위를 차지한 ‘컴포즈커피’다. 박리다매를 꾀한 중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컴포즈커피를 인수한 기업은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생소한 곳인 ‘졸리비 푸즈’로 알려졌다. 지금부터는 컴포즈커피를 인수한 졸리비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매각된 컴포즈커피

컴포즈커피는 가맹점 수가 2600개에 달하는 거대 프랜차이즈다. 해외 기업인 필리핀의 졸리비 푸즈는 컴포즈커피의 지분 70%를 3,300억 원에 인수하며 시장에 놀라움을 안겨줬다. 졸리비 푸즈는 연내 컴포즈커피 매장 수를 늘리고 점유율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들이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기존의 2600개 매장에서 약 900개의 매장을 더 늘려 올해 중으로 매장 수 3500개를 달할 것으로 전해진다.


커피빈을 인수했던 회사

졸리비 푸즈가 요식 프랜차이즈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컴포즈커피 이전에 이미 커피빈을 인수한 바 있다. 이들이 인수한 것은 커피빈코리아가 아니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본사인 ‘커피빈 앤 티 리프’였다. 졸리비는 지난 2019년, 자회사 졸리비 월드와이드를 통해 커피빈을 당시 금액으로 약 4,100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졸리비는 커피빈 인수를 위해 싱가포르의 신설 법인에 1억 달러를 투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필리핀의 패스트푸드 브랜드

졸리비의 주력 사업은 커피빈이 아닌 패스트푸드다. 필리핀에서 맥도날드의 아성을 무너뜨린 브랜드로, 처음 시작은 패스트푸드가 아닌 아이스크림 전문점이었다. 아이스크림을 시작으로 이 회사는 핫 샌드위치, 스파게티, 햄버거, 햄버그스테이크 등을 판매하는 패스트푸드점으로 진화했으며, 꾸준히 사세를 확충해 1980년대 중반부터는 해외로도 진출해 성공을 거뒀다. ‘졸리비’라는 사명은 ‘즐거운 벌’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


창업자 토니 탄 칵춍

졸리비의 창업자는 1953년 필리핀 다바오에서 태어난 중국계 필리핀인인 ‘토니 탄 칵춍’이다. 그의 부모는 중국 푸젠성 출신으로, 국공내전을 피해 필리핀으로 이민을 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필리핀의 대만계 화교 학교를 졸업하고,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이곳이 메뉴 다양화를 꾀했던 것은 손님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는데, 식사류 전반이 주민들에게 좋은 평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해외 진출

졸리비가 처음 해외로 진출한 것은 1986년이었다. 대만에 졸리비의 점포가 처음으로 문을 열었으며, 이후 미국과 캐나다, 유럽, 중국,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도 진출했다. 현재 전 세계의 졸리비 매장은 3천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그 모든 진출이 성공을 거뒀던 것은 아니다. 가장 처음 진출했던 대만에서도 수차례 철수한 바 있으니, 성공의 비결 중 하나로 ‘끈기’를 들어야 할 것이다.


패스트푸드지만 고급 이미지

졸리비가 주로 다루는 메뉴는 패스트푸드지만, 이곳의 이미지는 패스트푸드점이라기보다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깝다. 본래 개발도상국의 패스트푸드점이 고급 점포의 이미지를 갖고 있기도 하거니와, 실제로 졸리비의 필리핀 매장은 주변에서 찾기 힘든 수준의 보안과 냉방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필리핀이 전반적인 발전을 이루면서, 조금씩 그 이미지가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패스트푸드 영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쌀밥이 주요 메뉴?

졸리비가 전 세계를 재패한 맥도날드와 KFC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었던 결정적인 비결로 꼽히는 것은 ‘쌀밥’이다. 졸리비의 대표 메뉴인 ‘햄버거 스테이크’는 쌀밥과 햄버거 패티를 곁들인 메뉴로, 빵 없이 밥과 고기를 내놓고 그 위에 그레이비소스를 얹은 것이다. 맛은 달면서 짠 편으로, 햄버거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편하게 먹기 좋다. 무엇보다 기온과 습도가 높은 현지의 특성에 맞춰, 염분을 보충하기에 좋은 메뉴라 할 수 있다.


치밥과 스파게티

또 하나의 대표 메뉴로 꼽을 수 있는 ‘치킨조이’ 또한 쌀밥을 활용했다. 프라이드치킨과 밥, 그레이비소스가 하나로 제공되는 메뉴다. 그레이비소스는 육즙을 이용한 소스의 일종으로, 짭짤한 감칠맛과 고기 육즙 특유의 풍미가 특징이다. ‘토마토 스파게티’ 또한 경쟁사들과 차별되는 졸리비만의 특별한 메뉴다. 케첩 맛이 우리나라의 것과는 다르게 상당히 단 편인데, 이는 토마토 대신 상당량을 바나나를 응용한 덕이다.


컴포즈커피 인수의 이유는

컴포즈커피를 졸리비가 인수한 이유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으며, 글로벌 커피 프랜차이즈로 도약하기 위한 브랜드가 필요한 것이었다는 의견도 있다. 어느 쪽이건 컴포즈커피의 매각가 자체는 성장세가 가파른 커피 브랜드 가격치고는 상당히 합리적이었던 것으로 의견이 모인다. 매물 자체의 가격만 보더라도 매력적이었다는 의견이다.


졸리비의 국내 진출 가능성은

컴포즈커피 브랜드가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특히 동남아 시장에서 활약하게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역으로 컴포즈커피를 등에 업고, 졸리비 패스트푸드 전문점이 한국에 진출할 가능성은 없을까. 혹자는 졸리비 한국 진출이 이번 인수로 가시화될 것이라 전망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포화 상태인 패스트푸드 시장에 졸리비가 신규 플레이어로 진출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졸리비 또한 패스트푸드 사업을 구체화하려는 움직임은 나타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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