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8이 적용되면서 20여년 만에 바뀌는 금융그룹 재무제표를 살펴 봅니다.

KB금융그룹이 2027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제1118호(K-IFRS 1118) 도입을 앞두고 그룹 차원의 회계 전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새 기준은 순이익이나 자본비율 자체를 바꾸는 것은 아니지만 손익계산서의 수익과 비용을 영업·투자·재무 범주로 새로 나누는 기준이다. 비은행 이익기여도를 40%대로 끌어올린 KB금융에는 계열사별 주된 사업활동 평가와 연결결산 시스템 정비가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K-IFRS 제1118호 도입을 위한 그룹 차원의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최초 공시 시점인 2027년 3월 말까지 단계적으로 준비를 진행한다. 현재 각 계열사별 주된 사업활동 평가와 손익계산서 재정립을 위한 영향 분석을 수행했고, 손익 범주 분류 기준과 계열사 간 일관된 도입방법론 적용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K-IFRS 제1118호는 손익계산서에 포함된 수익과 비용을 영업, 투자, 재무, 법인세, 중단영업 범주로 나눈다. 영업손익은 투자·재무 등 다른 범주에 속하지 않는 잔여 개념으로 정의된다. 한국은 시장 혼란을 줄이기 위해 K-IFRS 제1118호상 영업손익을 본문에 표시하되 기존 방식의 영업손익도 주석으로 병기하고, 양자 차이를 조정 공시하는 수정 도입 방식을 채택했다.
비은행 손익분류, 새 연결결산 핵심
은행 중심 손익은 상대적으로 변화 폭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고객에게 자금을 공급하고 예금을 조달하는 활동 자체가 금융회사의 본업이기 때문이다. KB금융의 1분기 순이자이익은 3조33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순수수료이익도 1조3593억원으로 45.5% 늘었다. 대출·예금·수수료 기반 손익은 고객에 대한 금융 제공이나 금융서비스 제공의 대가라는 점에서 영업 범주에 남을 여지가 크다.
분류 판단이 필요한 영역은 금융상품과 기타영업손익이다. KB금융의 1분기 기타영업손익은 2916억원으로, 유가증권·파생·외화환산·보험금융 관련 손익이 함께 포함돼 있다. 금융상품투자 손익은 손익 구조 자체보다 해당 계열사의 주된 사업활동 여부에 따라 영업 또는 투자 범주로 나뉠 수 있다. 은행이나 증권사의 트레이딩 목적 손익은 본업과 연결될 수 있지만, 주된 사업활동과 무관한 투자성 자산의 평가·처분손익은 투자 범주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다.
KB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넓다는 점도 결산 부담을 키운다. KB금융의 1분기 지배기업지분순이익은 1조89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했다. 계열사별로는 국민은행 1조1010억원, KB증권 3478억원, KB손해보험 2007억원, KB국민카드 1075억원, KB라이프생명 798억원을 기록했다. 비은행 이익기여도는 43%로 올라섰다. 은행, 증권, 손해보험, 카드, 생명보험의 사업 성격이 다른 만큼 계열사별 주된 사업활동 평가와 그룹 연결 기준의 도입방법론 마련이 중요해진다.
K-IFRS 제1118호 도입은 손익계산서 줄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는다. 거래 단계부터 해당 손익이 영업·투자·재무 중 어디에 속하는지 식별해야 한다. 계정과목, 상품, 부문, 거래 목적을 연결해 구분하는 체계가 필요한 셈이다. KB금융이 회계시스템 변경 업무를 진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계열사별 원장을 그룹 기준으로 묶는 연결결산 프로세스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시스템 선제 가동…IR 지표도 재점검
KB금융은 상반기 중 2025년 말 기준 손익계산서 변경안과 도입 상세 방법론을 마련할 계획이다. 3분기에는 그룹 회계정책안을 확정하고 계정과목체계, 그룹 연결결산 프로세스, 시스템 영향 분석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3분기 결산부터는 현 손익계산서 양식과 K-IFRS 제1118호 기준 손익계산서를 병행 산출해 최초 공시 전까지 결산 프로세스와 시스템 안정화를 추진한다.
투자자 설명 지표도 재점검 대상이다. KB금융은 1분기 총영업이익 4조9857억원,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 3조2208억원, 영업이익 2조7276억원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처럼 수익과 비용을 가감해 만든 중간합계는 향후 경영진이 정의한 성과측정치(MPM) 해당 여부를 검토해야 할 수 있다. 다만 IFRS18 도입 이후 기존 IR 지표를 계속 사용할지, 어떤 지표를 MPM으로 볼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순이자마진(NIM), 보통주자본비율(CET1)처럼 비율이나 자본규제 지표도 별도로 봐야 한다. 비율 지표 자체가 곧바로 MPM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비율의 분자나 분모가 MPM 요건을 충족하면 해당 구성요소는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IFRS18 도입 이후 재무제표 본문상 영업손익과 기존 투자자 설명 지표 사이의 연결표를 어떻게 제시할지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별도재무제표 영향은 연결 기준과 구분해야 한다. 금융지주 별도재무제표에서는 원가법으로 측정하는 종속기업 배당수익이 영업 범주로 분류된다. 따라서 IFRS18 도입 이후 별도 기준 배당수익이 모두 투자 범주로 빠져 영업손익이 급감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연결 기준에서는 계열사별 주된 사업활동과 손익 발생 원천이 쟁점이지만, 별도 기준에서는 지주사가 받는 배당수익의 회계처리 기준을 따로 살펴야 한다.
KB금융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K-IFRS 제1118호 도입 프로젝트를 통해 주된 사업활동 평가, 손익계산서 재정립, 손익 범주 분류 기준을 검토하고 있다"며 "3분기부터 현행 손익계산서와 K-IFRS 제1118호 기준 손익계산서를 병행 산출해 결산 프로세스와 시스템 안정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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