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어서 뭐하냐” 광고 본다고 ‘짠돌이’ 취급…‘호구’보단 낫지

2024. 10. 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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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씨는 최근 친구와 여행 도중 때아닌 '핀잔'을 들었다.

같이 유튜브를 시청하다가 광고가 계속 나와서다.

전 국민 사용 시간으로도 1위이며, 최근엔 우리 정부가 가장 많이 광고비를 집행한 것도 구글·유튜브로 나타났다.

A씨는 "유튜브를 안 볼 순 없고, 차라리 '호구'보단 '짠돌이' 취급이 더 낫겠다는 심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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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시청 도중 광고가 나오는 모습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직장인 A씨는 최근 친구와 여행 도중 때아닌 ‘핀잔’을 들었다. 같이 유튜브를 시청하다가 광고가 계속 나와서다. A씨는 “‘월급 받아서 뭐하냐’고 하더라”며 “돈이 문제가 아니라 유튜브 운영 방식이 싫어서 프리미엄 가입을 안 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유튜브는 1위다. 전 국민 사용 시간으로도 1위이며, 최근엔 우리 정부가 가장 많이 광고비를 집행한 것도 구글·유튜브로 나타났다. 국영방송인 KBS보다도 많다.

문제는 유튜브가 한국 고객을 역차별하는 데에 있다. 해외엔 있는 각종 할인 요금제도 한국은 제외돼 있으며, 멤버십 가격 인상 폭도 크다. 소위 ‘호구’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지만, 정작 유튜브는 요지부동인 격이다.

A씨는 “유튜브를 안 볼 순 없고, 차라리 ‘호구’보단 ‘짠돌이’ 취급이 더 낫겠다는 심정”이라고 전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유튜브는 광고 없이 시청할 수 있는 프리미엄 멤버십 구독료를 작년 12월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인상했다. 인상 폭만 42%에 달한다.

지난 4월엔 프리미엄 멤버십 장기 구독자도 인상된 구독료를 받았다. 장기 구독자의 경우 가입 당시 가격(8690원)에서 70% 이상 오른 가격을 지불해야 했다.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 행태도 논란이었다. 유튜브 뮤직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프리미엄 멤버십을 구독해야 하는 식이다.

더 심각한 건 해외와의 차별적인 서비스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실의 ‘구글의 유튜브 프리미엄 국내 이용자 차별 실태’에 따르면, 유튜브는 이스라엘이나 베네수엘라 등 극히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한국만 월평균 1만4900원 단일 상품을 판매 중이다.

심지어 해외에선 가족요금제, 학생요금제, 유튜브 뮤직 전용요금제 등도 추가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학생요금제는 7.99달러, 약 1만원 꼴이다. 5명 가족이 함께 쓸 수 있는 가족요금제도 다수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다.

주요국에서 1인당 요금으로 환산 시 가족요금제는 일반요금제보다 60~70% 저렴하고, 학생요금제도 40% 가량 싸다.

[게티이미지뱅크]

유튜브 뮤직과 결합한 상품을 판매하는 것도 사실상 한국이 유일하다. 해외에선 음악서비스만 이용하고 싶다면, 저렴한 가격에 유튜브 뮤직만 쓸 수 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도 유튜브가 지배력을 남용, 음원 서비스 시장을 헤친다는 의혹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국을 홀대한다는 논란이 끊이질 않지만 정작 구글·유튜브는 매년 막대한 이득을 국내에서 챙기고 있다.

작년 구글코리아의 국내 매출액이 10조원을 웃돌고, 그에 따른 법인세도 62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산되지만 구글코리아가 작년 납부한 세금은 불과 약 155억원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재차 논란이 불거졌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에서 “한국 정부가 구글과 유튜브에 매년 지급하는 광고비는 674억원에 이르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KBS가 가장 많이 받았는데 647억원, 2위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구글과 유튜브가 정부 광고 집행 내역에서 1위를 차지한 건 작년이 처음이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유튜브 가족요금제와 학생요금제가 없이 개인 멤버십만 판매하는 국가는 한국과 슬로베니아뿐”이라고 비판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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