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LG엔솔 인니 배터리셀 JV 'HLI그린파워' 준공…"코나·캐스퍼 전기차 탑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이 배터리셀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 인도네시아에 세운 배터리셀 합작공장 HLI그린파워가 본격 가동에 돌입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셀은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전기차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코나 일렉트릭),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생산하는 '캐스퍼 일렉트릭' 등에 탑재된다.

현대차그룹은 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카라왕 신산업단지 내 HLI그린파워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루훗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인도네시아 EV 생태계 완성 기념식'을 열고, HLI그린파워 준공과 코나 일렉트릭 양산 개시를 밝혔다.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카라왕 신산업단지 내 HLI그린파워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이날 준공된 HLI그린파워는 인도네시아 첫 배터리셀 공장이다. 총 32만㎡ 부지에 전극 공정, 조립 공정, 활성화 공정 등을 갖추고 있으며, 전기차 배터리 15만대분 이상에 달하는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다.

HLI그린파워는 고함량 니켈(N)과 코발트(C), 망간(M)에 출력을 높여주고 화학적 불안정성을 낮춰줄 수 있는 알루미늄(A)을 추가한 고성능 NCMA 리튬이온 배터리셀을 생산한다.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한국에서 생산될 캐스퍼 일렉트릭과 인도에서 생산되는 전기차 등에도 HLI그린파워의 NCMA 배터리셀이 탑재된다.

조코위 대통령은 HLI그린파워에서 생산된 배터리셀을 배터리 모듈과 팩에 직접 조립하고,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된 코나 일렉트릭 1호차에 서명했다. 그는 "인도네시아는 이제 광물과 정·제련소, 배터리셀, 전기차 생산 공장 등 전기차 시작부터 완성까지 일괄 생산 시스템을 갖췄다"며 "이렇게 좋은 경쟁력을 보유한 우리와 어느 나라가 경쟁할 수 있겠는가"라고 자부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HLI그린파워에서 생산한 배터리셀을 탑재한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 1호차에 서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인 니켈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자 매장국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니켈 산업을 키우겠다며 2020년부터 니켈 원광 수출을 막고, 정·제련소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6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인도네시아는 2030년에 전기차 60만대를 생산하고 2040년까지 세계 5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국이 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교통 혼잡을 피하기 위해 적용중인 2부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준다. 또 자카르타 등 주요 도시에서 12%~15%에 달하는 등록세를 면제 또는 감면해준다. 추가로 현지 부품과 인력 등을 활용해 현지화율 조건을 만족하는 전기차는 사치세(15%) 면제와 한시적으로 부가세 10%p 감면 혜택(11% → 1%)을 받는다.

정부에서 사용하는 차량도 2021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1만대 이상, 총 13만여 대를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인도네시아의 전기차 수요는 1만8000대로, 전체 산업 수요의 2%에 불과하다. 하지만 2030년에는 두자릿수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전기차 메이커들의 인도네시아 진출이 본격화되며 전기차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HLI그린파워 생산라인에서 전기차 배터리셀을 배터리모듈에 결착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HLI그린파워 준공으로 니켈 광물부터 정·제련, 전기차 배터리셀 생산, 전기차 양산까지 일괄 생산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현대차는 2022년 9월 인도네시아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에 현대차그룹 첫 아세안 완성차 공장이자 인도네시아 첫 전기차 생산 공장인 인도네시아 생산법인(HMMI)을 준공했다.

HMMI에서는 현지 특화 전략 차종인 크레타와 스타게이저, 싼타페, 아이오닉5 등이 생산 중이며 이번에 새로 양산하기 시작한 코나 일렉트릭은 연 5만대 생산을 목표로 한다. 이 곳에서 생산된 차량은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아세안 지역으로도 수출되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전기차 특화 전략도 펼친다. 우선 아이오닉5·6와 코나 일렉트릭을 통해 각 세그먼트(차급)별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한다. 또 전기차 전문 정비사, 전용 정비시설을 확보해 서비스 만족도를 높인다. 아울러 집, 공공장소, 모바일을 망라한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시행한다. 전기차 구매 구객에겐 홈 충전기를 무료료 설치해주고, 1년 간 충전비 혜택도 제공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인도네시아 EV 생태계  완성 기념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정 회장은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공장 완공과 코나 일렉트릭 양산은 현대차그룹과 인도네시아가 함께 이룬 협력의 결실"이라며 "우리의 굳건한 파트너십을 상징하는 동시에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생태계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3pro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