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로 릴렉스"…넥슨 '메이플스토리' 공연 가보니[현장+]

지난 1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넥슨 메이플스토리 OST 공연 '재즈 온 메이플스토리' 시작 전 무대 모습. (사진=안신혜 기자)

새로운 재즈의 탄생이었다. 넥슨의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를 재즈 스타일로 재해석한 공연 '재즈 온 메이플스토리'는 메이플스토리 OST가 생소한 사람들도 재즈 연주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공연이면서 클래식 오케스트라뿐만 아니라 재즈로 영역을 넓힌 게임 OST의 새로운 시도였다.

클래식 이어 유러피안 재즈로

지난 1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재즈 온 메이플스토리'가 열렸다. 앞서 '심포니 오브 메이플스토리', '넥슨 클래식 콘서트' 등 넥슨의 대표 IP(지식재산) 메이플스토리를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선보인 넥슨은 이번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처음 메이플스토리 OST를 재즈로 편곡했다.

지난 1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넥슨 메이플스토리 OST 공연 '재즈 온 메이플스토리' 공연에서 연주자들이 인사하는 모습. (사진=넥슨)

넥슨은 전국 공연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면서 메이플스토리 음악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재즈로 장르를 넓혔다. 심포니 오브 메이플스토리, 넥슨 클래식 콘서트 등으로 메이플스토리 OST의 클래식 공연이 대중화되면서 이제는 새로운 방식으로의 편곡 필요성을 느꼈다는 설명이다.

재즈 온 메이플스토리는 1984년 데뷔한 네덜란드 출신 재즈 뮤지션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와 연주단체 '아르츠 챔버 오케스트라'와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공연의 지휘는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국립음악대학 출신의 김유원 지휘자가 맡았다.

특히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는 재즈곡을 시작으로 영화 음악, 클래식, 팝 등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폭넓은 레퍼토리를 구사하는 연주팀이다. 현재 피아노 마크 반 룬, 드럼 로이 다커스, 베이스 프란스 반 호벤이 활동하고 있는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에게 있어서도 인기 게임 메이플스토리 OST를 재즈로 편곡하는 것은 새로운 시도였다.

서정적 원곡과 재즈 템포의 향연

공연은 1부 13개곡, 2부 12곡 총 25개곡으로 구성됐다. 재즈 음악으로 선보인 만큼 피아노를 메인으로 베이스의 독주가 이어졌다. 드럼은 대체적으로 잔잔한 리듬으로 연주돼 서정적인 메이플스토리 OST가 잘 표현됐다. 그러면서도 공연 1, 2부의 클라이맥스로 치닫을 때는 빠른 템포로 드럼이 연주돼 재즈 공연의 특성 또한 잘 담겼다.

1부의 막이 올리며 울린 첫 곡은 '스타트 더 어드벤처(Start the Adventure)'였다. 메이플스토리의 초기 로그인 테마로, '구 로그인'으로도 불리는 곡이었다. 로그인 화면이 연주자들 뒷 배경에 재생됐는데, 메이플스토리를 즐기는 게임 이용자가 주 관객인 만큼 로그인 테마 연주로 공연이 시작됨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지난 1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넥슨 메이플스토리 OST 공연 '재즈 온 메이플스토리'. (사진=넥슨)

1부 공연은 이후 엘리니아 마을 나무 던전의 배경음악을 서정적인 발라드 감성으로 표현한 '미씽유(Missing You)'와 신비한 마을 '무릉'의 주제곡을 보사노바 스타일로 해석한 '무릉', 헤네시스 주제곡인 보사노바 스타일 '플로럴 라이프(Floral Life) 등으로 채워졌다.

피아노 연주자 마크 반 룬은 연주 중간중간 관객들과 소통하며 공연했다. 그는 베이스와 드럼, 아르츠 챔버 오케스트라를 소개하는 동시에 앞으로 연주될 곡의 특징을 설명했다.

그는 또 특정 곡의 연주를 시작하기 전 관객들에게 손가락을 튕기는 연습을 하며 함께 리드미컬한 박자를 즐겨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베테랑 재즈 연주자다운 노련함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마크 반 룬은 "숨을 크게 들이마쉬고 릴렉스하라"며 편안한 관람을 유도했다.  

마크 반 룬은 연습 및 편곡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평화로운 리스항구 맵의 테마곡인 'Above the Treetops(어보브 더 트리탑스)'를 시작하기 전 "내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고 소개했다.

2부 공연은 서정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던 1부 공연과는 달리 빠른 템포의 곡 위주로 채워졌다. 특히 에레브 수련의 숲 테마곡인 '레인드롭 플라워(Raindrop Flower)'는 '빗방울 꽃'이라는 곡명답게 통통튀는 비트를 기반으로 한 펑키한 셔플 스타일로 진행됐다. 관악기 등으로 구성된 메인 멜로디가 울려 퍼지면서 잔잔했던 공연장은 새로운 분위기를 맞이했다.

이후에도 후반으로 갈 수록 루디브리엄 최하층 시계탑의 보스 파풀라투스의 테마곡인 '타임 어택(Time Attack)'과 블록버스터 '블랙 헤븐(Black Heaven)' 등으로 웅장함이 최대치가 됐다. 아라비안나이트를 연상시키는 아리안트 마을의 주제곡 '아리안트(Ariant)'는 곡의 클라이맥스로 갈 수록 드럼의 템포를 빠르게 올려 곡이 끝나자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이날 공연을 찾은 관객 A씨는 "어린 시절 메이플스토리를 즐겼던 순간의 추억이 음악을 매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넥슨 메이플스토리 OST 공연 '재즈 온 메이플스토리' 공연이 끝난 후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 연주자들이 한 관객과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안신혜 기자)

공연이 끝난 뒤에도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 연주자들은 로비에 마련된 메인 포토존의 관객들에게 다가가 함께 하트 사진을 찍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넥슨 관계자는 "가족, 연인, 친구 등 다양한 단위의 관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제공하고자 했다"며 "특히 추석 연휴 중 첫 공연이 진행되는 만큼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전했다.

재즈 온 메이플스토리는 오는 4일 대구를 시작으로 김해, 고양으로 전국투어 방식으로 개최된다. 오는 9일에는 다시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을 진행하며 전국투어를 마무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