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꽃미남에서 270kg 비만남으로 변신! '인생 역전' 성공한 이 배우

2023. 3. 1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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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즐레]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한 브렌든 프레이저

(SBS연예뉴스 강경윤 기자)


지난 13일(한국시간)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 미국 LA 돌비 극장에서 남우주연상 수상자 영화배우 브렌든 프레이저(54)의 수상소감을 들은 관객들은 손바닥이 뜨거울 정도로 큰 박수를 쳤다. 그것은 영화 '더 웨일'에서 브렌든 프레이저가 보여준 열연에 대한 감상뿐 아니라, 인생의 밑바닥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이 자리에 오른 배우에 대한 경외도 포함되어 있었다.

브렌든 프레이저는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과 분장상 등 2관왕의 영광을 안았다. 연기 인생 30여 년 만에 아카데미 첫 후보 지명에 이어 수상까지, 브렌든 프레이저의 배우로서의 삶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인간승리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렌든 프레이저는 캐나다 출신의 미국 배우로, 20대 시절 신비로운 푸른색 눈빛과 탄탄한 몸으로 꽃미남 배우의 상징처럼 떠올랐다. 데뷔작인 1991년 TV영화 'My Old School'로 주목을 받았고, 그다음 해인 1992년 주연으로 출연한 저예산 코미디 영화 '원시 틴에이저'가 소위 대박을 터뜨리면서 브렌든 프레이저는 무명 시절이 거의 없다시피 한 채 주연급으로 올라섰다.

그를 전 세계적인 스타로 만든 영화는 영화 '미라' 3부작이었다. 브렌든 프레이저는 '미라'에서 넉살 좋은 탐험가 역으로 출연해 큰 인기를 누렸다. 영화 '미라'가 개봉한 지 이미 20여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브렌든 프레이저의 화려하게 빛났던 '미라' 속 모습을 기억하는 국내 팬들이 많다.


이후부터 약 20년 동안 브렌든 프레이저의 카메라 안팎의 삶은 그림자 그 자체였다. 브랜드 프레이저는 촬영 도중 입은 무릎과 척추 부상으로 수차례 수술을 받는 등 오랜 침체기를 겪었다. 한때 전 세계 영화 팬들을 환호하게 했던 스타가 맞나 싶을 정도로 약 9년간 대작에서 주연을 맡지 못한 채 조연 또는 단역 생활을 전전했다.

배우 생활의 위기는 인간 브렌든 프레이저의 삶 역시 피폐하게 만들었다. 브렌든 프레이저는 2009년경 배우자와 이혼 소송을 벌였는데 당시 법원은 위자료를 매월 5만 달러씩 10년간 지급하라는 판결을 했다. 몰락한 배우 커리어를 가진 브렌든 프레이저가 이혼으로 위자료 폭탄까지 맞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매체들은 그를 '불쌍함'과 '절박함'의 상징으로 묘사했고, 이는 인터넷에서 큰 밈이 됐다. 눈이 벌겋게 충혈돼 카메라를 응시하는 브랜든 프레이저의 사진은 네티즌들의 조롱의 대상이 됐다.

브렌든 프레이저의 위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가장 많이 의지했던 어머니의 별세로 그는 우울증세를 보였고 자폐증세가 있는 아들을 키우며 정서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한창 심했던 2016년경 그는 카메라를 쳐다보지 못하고 인터뷰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돼 그의 배우 활동은 더 이상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여기에는 앞서 골든 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 회장에게 동성 성추행 피해를 겪었다고 주장했다가 오히려 영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출연 기회를 잃었던 사건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배우로서 밑바닥을 경험했던 그에게 손을 내민 건 대런 애로노프스키 감독이었다. 애로노프스키 감독은 우연히 그가 출연한 한 영화의 예고편 영상을 보고 '더 웨일'의 '찰리' 역을 제안했다. 찰리는 동성 연인이 세상을 떠난 뒤 삶의 희망을 모두 잃어버린 초고도 비만 남성이었다. 브랜든 프레이저가 대중에게 사랑받던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것이었다.

특수분장과 증량으로 270kg의 초고도비만 환자 찰리로 변신한 브랜든 프레이저는 눈빛은 물론 숨소리까지 섬세하게 표현했다. 마치 브랜든 프레이저의 삶을 찰리라는 캐릭터에 녹여낸 듯한 모습은 많은 영화인들의 가슴을 울렸고, 프레이저는 지난해 토론토 국제 영화제에서 공로상을 받은 데 이어 제28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남우주연상, 제29회 미국 배우조합상 남우주연상을 받고, 아카데미 시상식의 남우주연상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모든 게 끝난 듯했던 왕년의 꽃미남 배우의 완벽한 부활이었다. 브렌든 프레이저가 남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선보인 눈물의 수상소감은 그래서 더욱 가슴을 울린다.

"고래만이 깊은 곳까지 가서 헤엄을 칠 수 있어요. 제가 30년 전에 영화 업계에 뛰어들었는데 쉽지 않았죠. 그 당시에는 제가 못했던 것들이 있어요. 그래서 이렇게 인정해 주신 데 대해 감사하고 싶습니다. 우리 배우들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에요. 바다에 다이빙을 해서 공기가 물 위로 떠 오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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