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시즌2 문의에 결국 답한 배우 "사실 계약상.."

'킬러들의 쇼핑몰' 출연 제안 거절했던 김혜준, "시즌2 나오면? 당연히 참여"
'킬러들의 쇼핑몰'은 삼촌 진만이 남긴 위험한 유산으로 인해 수상한 킬러들의 표적이 된 조카 지안의 생존기를 다룬 스타일리시 뉴웨이브 액션물이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1995년생인 배우 김혜준은 또래 여배우들과는 차별화되는 필모그래피를 가지고 있다. 멜로보다는 장르물에서 두각을 드러냈고, 유약한 캐릭터보다 권력욕이나 강인한 면모가 돋보이는 인물을 주로 연기했다.

지난 1월17일부터 공개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극본 지호진·연출 이권)에서도 마찬가지다. 김혜준은 '스타일리시 뉴웨이브 액션'을 표방하는 '킬러들의 쇼핑몰'에서 삼촌 정진만(이동욱)이 세상을 떠나고 한순간에 킬러들의 표적이 된 조카 정지안 역을 맡아 이색적인 인물을 연기했다.

진만의 손에서 자란 대학생 지안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삼촌에게 생존 트레이닝을 받으며 성장한 독특하면서도 강렬한 캐릭터다. 지안은 진만의 죽음 이후 수상한 킬러들의 표적이 되고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김혜준의 차기작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캐셔로'로, 올해 촬영에 돌입한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피가 나오지 않는 작품 원해" 처음엔 출연 제안 거절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혜준 또한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노린 건 아니지만, 저만의 색깔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무기가 생긴 느낌이죠. 물론 다른 장르로도 확장시켜 나가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그렇지만 김혜준은 처음 '킬러들의 쇼핑몰'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는 거절했었다. 드라마 '구경이' 촬영을 끝낸 직후였던 만큼 그는 "또래에 비해 장르물을 많이 했다고 생각해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피가 나오지 않는 작품을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다시 제안을 해주셔서 대본을 제대로 읽어봤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 어쩔 수가 없었어요. 이 작품은 참여할 수밖에 없었죠. 지안이는 본인이 특별하다는 걸 모르는 평범한 인물이지만 강단이 있어요. 이권 감독님이 저에게서 그런 면을 발견해주신 거 같아요. 그래서 다시 한번 제안을 주신 것 같아요."

삼촌이 세상을 떠나고 한순간에 킬러들의 표적이 된 조카 정지안 역을 맡은 김혜준.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킬러들의 쇼핑몰'은 1회부터 극의 진행 순서를 현재와 과거, 그 보다 더 먼 과거를 오가는 교차 편집으로 각각의 캐릭터가 지닌 사연과 처한 상황을 입체적으로 구축해왔다. 삼촌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하는 허를 찌르는 전개와 매력적인 캐릭터, 현란한 액션 등으로 한국을 넘어 아시아권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김혜준은 "일반적인 사건의 흐름으로 흘러가지 않는 전개와 그 속에서 성장하는 지안이의 서사가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삼촌 진만을 연기하는 이동욱의 캐스팅은 그가 출연을 결정하는 데 힘을 보탰다. 그는 "동욱 선배가 진만이라고 상상했을 때 신선함이 느껴졌다. 멋있을 것 같았다"고 미소 지었다.

"현장에서 동욱 선배는 저를 많이 신뢰해 줬어요. 약간 '츤데레' 스타일인데 '너 하고 싶은 거 하라'고 늘 저를 먼저 생각해 줬죠. 의지했고, 든든함도 많이 느꼈어요."

● "첫 액션, 무력감도 느껴"

김혜준은 '킬러들의 쇼핑몰'을 통해 액션을 처음으로 배웠다. 촬영 4개월 전부터 액션스쿨에 다니고 무에타이 도장에서 원포인트 레슨도 받았다.

"액션을 꼭 해보고 싶다는 도전의식이 있었는데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는 김혜준은 "무력감도 많이 느꼈다"고 밝혔다.

특히 무에타이 액션에 대해 "머리로는 알겠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면서 "기술이 생각보다 정교하고 빨라야 해서 오랜 수련이 필요했는데 짧게 함축적으로 배워서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저는 어렸을 때 태권도 도장도 다니지 않았어요. 기초체력 단련부터 시작했죠. 액션배우라고 하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많죠. 액션 연기에 입문하는 정도의 성장은 한 것 같아요."

촬영 4개월 전부터 액션스쿨에 다니며 트레이닝을 받은 김혜준. 사진제공=디즈니+

'킬러들의 쇼핑몰'은 7일 7,8회를 공개하면서 종영했다. 김혜준은 "마지막 2회 분량에 여러 전개가 휘몰아친다"며 "각 인물들이 지키고 싶은 걸 위해 처절한 사투를 벌인다. 위로나 용기,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시즌2의 요청도 있는 상황에서 김혜준은 "제작된다면 계약상 해야 된다"고 웃은 뒤 "지안이에 대한 애정이 많기 때문에 당연히 참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 "터닝포인트는 '킹덤' 시리즈"

김혜준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시즌 1, 2(2019년, 2020년)에서 어린 계비 조씨 역할을 맡아 눈도장을 찍었다. 스스로도 '킹덤'을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이라고 꼽았다.

김혜준은 '킹덤' 시즌1에서 연기력으로 혹평을 받았으나 1년 사이 폭풍 성장한 모습으로 시즌2에서 호평을 얻었다. 이후 드라마 '십시일반'(2020년) '구경이'(2021년) 등을 통해 김혜준만의 개성이 묻어나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배우 김윤석이 연출한 영화 '미성년'(2019년)에서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한 작품에서 혹평도, 호평도 받았어요. 그 과정을 통해 많이 단단해졌어요. 도망갈 수도 있지만 이겨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때 연기가 좋다는 걸 느꼈죠. '견디고 싶을 만큼 좋다'를 깨달았어요."

차기작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캐셔로'다. 보통 사람들의 일상을 지키는 평범한 슈퍼히어로들의 이야기로, 다시 한번 장르물이다. "사랑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희망과는 상반되는 행보다. 이를 언급하자 김혜준은 "음... 거기서 찾아오는 또 다른 모습이 있으니까 기대해 달라"고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