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능욕방 ‘지옥문’ 연 20대, 친구 영상 수백 건 뿌려…또 다른 방에선 피해자에 전화 등 ‘2차가해’까지

이승륜 기자 2024. 10. 1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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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능욕' 텔레그램 대화방을 개설해 수년간 알고 지낸 친구의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합성 기술) 영상물을 수백 건 만들어 뿌리고 10대 여성 등 11명의 허위 영상이 유포되도록 방조한 2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대학생 B 씨는 또 다른 텔레그램 지인능욕방에서 허위 영상물과 사진 이름 연락처 등 신상정보가 유출된 피해자 E(여·20대) 씨에게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텔레그램으로 수차례 음란사진을 보내고 발신번호제한표시 전화도 여러 차례 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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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때 알고 지낸 친구 사진으로 허위영상 200여 건 제작·배포
피해자 중 10대, 익명 제보받아 경찰에 고발장 접수해 수사 시작
경찰 “영상 피해자들 상당수 신상정보 공개되는 2차 피해”
경찰이 확보한 텔레그램 지인능욕방 내 피해 영상물 증거.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이승륜 기자

‘지인 능욕’ 텔레그램 대화방을 개설해 수년간 알고 지낸 친구의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합성 기술) 영상물을 수백 건 만들어 뿌리고 10대 여성 등 11명의 허위 영상이 유포되도록 방조한 2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또 다른 텔레그램 방의 이용자는 신상정보 등이 유출된 여성에게 수차례 음란 사진을 보내고 전화까지 거는 만행을 벌이다가 붙잡혀 구속 송치됐다.

부산경찰청은 청소년성보호법(성착취물배포 등) 위반, 성폭력처벌법(통신매체이용음란) 위반 등 혐의로 A(20대) 씨와 B(20대) 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무직인 A 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자신이 개설한 텔레그램 지인능욕방을 운영하면서 고등학생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 C(여·20대) 씨의 SNS 일상사진 등으로 딥페이크 영상물 264개를 제작해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방 참가자 200명 중 일부로부터 C 씨 사진을 활용한 딥페이크 영상물 제작을 의뢰받아 허위 영상물을 제작해 유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이 방에서 다른 여성 피해자인 D(10대) 양 등 11명의 딥페이크 영상 11개가 유포되도록 방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A 씨가 개설한 방에서 피해자들의 카카오톡 ID 인스타그램 주소 등 신상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본다. D 양 측은 신원을 알 수 없는 이로부터 "당신의 딥페이크 영상이 제작돼 유포되고 있다"는 내용의 제보를 받아서 경찰에 피해를 신고했다. 이후 수사에 착수한 경찰이 피의자를 추적해 검거한 것이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호기심에 친구 사진을 딥페이크로 활용해봤다. 악의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대학생 B 씨는 또 다른 텔레그램 지인능욕방에서 허위 영상물과 사진 이름 연락처 등 신상정보가 유출된 피해자 E(여·20대) 씨에게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텔레그램으로 수차례 음란사진을 보내고 발신번호제한표시 전화도 여러 차례 한 혐의를 받는다. E 씨는 인스타그램 사진이 도용돼 딥페이크 영상 제작에 악용된 데다가 신상정보까지 유출돼 2차 피해를 본 셈이다.

경찰은 현재 A 씨 외에 텔레그램 방에서 딥페이크 등 허위 영상 제작·유포에 가담한 다른 가해자를 추적하고 있다. 하지만 범죄에 악용된 텔레그램방이 ‘폭파(삭제)’돼 현재 추가 가해자나 피해자를 특정하는 게 쉽지 않다고 한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 관계자는 "타 경찰 관서와 공조해 추가 피해자를 확인 중"이라며 "피해자 보호를 위해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피해 영상 모니터링도 요청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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