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하니 "어도어, 우리 지켜줄 생각 없어" VS 김주영 대표 "주장 믿지만 증거 없다" [TEN이슈]

[텐아시아=이민경 기자]

그룹 뉴진스 하니, 김주영 어도어 대표/사진=어도어, 텐아시아 사진DB

그룹 뉴진스 하니가 '무시해' 발언에 대한 상세 정황을 밝힌 가운데, 김주영 어도어 대표는 사건 당일 영상 증거가 없는데다 타 레이블과 연관된 일로 중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진스 하니와 김주영 대표는 15일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하 환노위)의 고용노동부 및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종합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하니는 "헤어 메이크업을 받는 공간이 있다. 메이크업을 마치고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다른 소속 팀원과 여성 매니저를 마주쳤다. 그 당시 매니저와 눈이 마주쳤는데 그 매니저가 '못 본 척 무시해라'라더라"라며 '무시해' 발언 전후 사정을 설명했다.

하니는 "그 일을 왜 당해야 하는지, 그 이야기가 왜 나왔는지 이해가 안 갔다. 한두 번 있었던 일이 아니다. 제가 나서지 않으면 조용히 넘어가고 묻힐 거라고 생각했다. 누구든 당할 수 있는 일이다. 선배든 후배든 동기든 이런 일을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나왔다"며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하니는 "데뷔하고 나서 높은 분을 마주쳤는데 몇 번이나 마주쳤는데 저희 인사를 한 번도 안 받으셨다"며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인사를 받아주지 않았던 점을 간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저는 한국에서 살면서 예의를 잘 차려야 한다고 배웠는데, 나이나 직위 빼고서도 인간으로서 인사를 안 받는 건 예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그룹 뉴진스 하니/사진=MBCNEWS 유튜브 라이브 캡처

또한, 하니는 회사에서 느껴온 분위기도 있다며 "당한 사람들만 느낄 수 있는 느낌이다. 제 개인적인 생각인 줄 알았는데 매니저님과 겪은 일, 최근 블라인드라는 앱에서 회사 직원 분들 뉴진스 욕하신 것, 회사 PR팀에 계신 실장님이 일본 성적을 낮추려고 역바이럴 하신 녹음들, 그런 것 보니까 제가 느꼈던 분위기는 느낌이 아니었다. 저희 회사가 저희를 싫어한다는 확신이 생겼다"며 호소했다. 

하니는 이어 "이 부분을 회사에 이야기를 해도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넘어가려고 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말했을 때 증거가 없다고 했다. 타 그룹 멤버들과 인사하는 장면만 있다고 했다. 이해가 안 가서 직접 CCTV를 확인했더니 앞에 인사하는 8초 정도 영상만 있고, 그 뒤 장면은 아예 없다고 말씀하셨다. 왜 뒷 부분이 없냐고 질문하자 그 답변도 계속 바뀌더라. 영상 삭제한 것 같았다. 오해라면 풀고 싶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하니는 "(김주영 대표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애초에 저희를 계속 지켜주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저희를 지키려면 싸워야 한다. 그런데 싸울 의지도, 어떤 조치를 취할 의지도 없는데 최선을 다하셨다고 할 순 없을 것 같다"며 꼬집었다.

하니는 아울러 "우리 미래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주영 어도어 대표/사진=MBCNEWS 유튜브 라이브 캡처

김주영 대표는 하니의 '무시해' 발언 피해 주장을 믿는다면서도 증거가 없어 중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초 6월 13일 제가 어도어 사내이사였을 때 뉴진스 부모님으로부터 그 말씀을 전해들었다. 그 말씀을 전해 듣고 사내이사 중 한 명으로서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CCTV를 확인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주영 대표는 "그리고 지금 말씀 주시는 매니저분은 저희 어도어 소속이 아니라 다른 레이블에 소속된 매니저다. 해당 레이블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보관기간이 만료된 CCTV가 복원이 가능한지 문의하는 등 제가 할 수 있는 한 조처를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내부에서 파악하기로 서로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하니의 주장을 믿고 있다. 저도 답답한 심정에서 어떻게든 그것을 입증할 증거를 찾고 있지만 아쉽게도 확보는 하지 못한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타 그룹 매니저가 뉴진스를 향해 "무시해"라고 말한 증거가 없다는 점에 대한 질문에 김주영 대표는 "(CCTV 영상 자료를 어도어 측에서) 삭제한 게 아니라, 남겨두지 않아 복구할 수 없는 점이라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주영 어도어 대표/사진=MBCNEWS 유튜브 라이브 캡처

또한, 김주영 대표는 아티스트가 근로자로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부터 근로기준법상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데에 대한 의견을 묻자 질의에 "현재 국회에서 아티스트의 근로자성에 대해 논의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만, 현재 법상으로 아티스트는 근로자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지만 근로자 여부에 상관없이 우리 회사에서는 아티스트와 구성원 간 상호 존중이 무척 중요하다. 상호 존중 행동 규범 규정도 있고 내부 교육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조직 문화로 내재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이브 내부 대응책을 설명했다.

또 김 대표는 하니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하이브 규정을 위반한 게 맞다며 "RW 규범도 만들고 많은 노력 하고 있습니다만 물의 일으켜 너무 안타깝다. 앞으로 더 세심하게 살피고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티스트에게 사과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김주영 대표는 "아티스트를 만났을 때는 어도어 사내이사나 대표이사로서 최대한 도움 드리도록 하겠다. 사과할 일이 있으면 사과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매니저와의 자리를 마련한 적은 없냐는 질문에 그는 "다른 레이블 매니저기 때문에 각각 독립법인으로서 강제하긴 어려웠다"고 답변했다.

한 의원은 "사회적 물의 일으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은 이 자리에 없다. 미국에서 시시덕거릴 게 아니라 사내 심각성 빨리 깨달아야 할 것 같다"고 일갈했다. 박 의원은 "증인은 지금도 하이브 최고 인사책임자 아니냐. '중재하려 했는데 별도 레이블이라 그 사람이 응하지 않았다'는 답변이 말이 되는 얘기냐"라며 김주영 대표의 답변을 지적했다.

앞서 지난 9월 하니는 뉴진스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하니는 방송에서 사옥에서 다른 레이블 소속 연예인과 매니저로부터 '(하니의 인사를) 무시해'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