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삼성바이오로직스 파업에 ‘첫 제동’…“의약품 부패 방지가 우선”

최은지 2026. 4. 24.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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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예고한 파업에 대해 사상 처음으로 '제동'을 걸었다.

바이오 의약품의 변질과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공정 유지가 노동조합의 쟁의권보다 우선한다는 사법부의 판단이 나오면서, 향후 바이오 업계 노사 관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인천지방법원 제21민사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사측)가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이하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쟁의행위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지난 23일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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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산업 ‘보안작업’ 인정 첫 사례
사법부, 무분별한 노조 쟁의에 ‘경종’
‘반쪽 제동’ 불복한 사측, 즉시 항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2일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사업장 앞에서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투쟁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법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예고한 파업에 대해 사상 처음으로 ‘제동’을 걸었다.

바이오 의약품의 변질과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공정 유지가 노동조합의 쟁의권보다 우선한다는 사법부의 판단이 나오면서, 향후 바이오 업계 노사 관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인천지방법원 제21민사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사측)가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이하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쟁의행위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지난 23일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노조가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때 농축 및 버퍼교환(UFDF), 원액 충전(Bulk Fill), 그리고 이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버퍼 제조·공급 작업을 중단하도록 지시하거나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명령했다.

해당 공정들은 의약품 물질 생성이 완료된 상태에서 제품의 변질을 막기 위해 냉동 보관에 적합한 형태로 조절하는 필수적인 작업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배양 및 초기 정제 공정 등 전체 생산 라인에 대한 쟁의행위 금지 신청은 기각됐다. 재판부는 단순히 공정이 멈춰 반제품이 폐기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24시간 가동되는 전체 공정을 보안작업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산 활동’과 제품의 ‘부패 방지’는 구별되어야 한다는 취지다.

바이오 산업 내 ‘보안작업’ 인정 최초 사례

이번 판결은 바이오 산업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8조 제2항이 규정한 ‘보안작업’의 범위를 법원이 인정한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해당 법조항은 원료나 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을 쟁의행위 기간 중에도 정상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업무로 명시하고 있다.

재판부는 인용된 공정들이 중단될 경우 이미 생성된 의약품 원료나 제품이 폐기될 위험이 크다는 점을 명확히 짚었다.

이는 살아있는 세포를 다루는 바이오 공정의 특수성을 사법부가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법원의 이번 결정은 헌법상 보장된 쟁의권이라 할지라도 무한정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공익적 가치나 산업적 상황에 따라 제한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특히 노동조합이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대규모 생산 차질과 환자 공급망 위협을 감수하면서까지 감행하려 했던 파업에 사법부가 직접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제로 한국은 글로벌 의약품 파이프라인 비중 14.2%를 기록하며 세계 3위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핵심 CDMO(위탁개발생산) 기지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동 중단은 국가 경쟁력 하락과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사측 “인용되지 않은 공정도 보호해야” 즉시 항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이번 일부 인용 결정에 대해 “인용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즉시 항고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바이오 의약품 제조 공정의 유기적인 연결성을 고려할 때, 배양 및 초기 정제 공정의 중단 역시 실질적인 제품 폐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측은 배양 단계부터 제품의 부패 방지를 위한 보안작업이 시작된다는 점을 항고심에서 입증해, 전 공정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노조는 이번 가처분 결정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인정한 범위 외의 공정에 대해서는 예정대로 쟁의권을 행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노사 간의 법적·실무적 공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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