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美 투자규모 대폭 증액… 中 반도체 R&D 규모, 美와 큰 격차

이규화 2026. 5. 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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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 내 투자 금액을 2500억달러(약 362조원)로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중국시보 등 대만 매체들이 7일 보도했다.

대만 매체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허우융칭 TSMC 선임 부사장이 최근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미국 최대 투자유치 행사 '2026 셀렉트 USA'에서 이 같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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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가 미국 투자 규모를 최대 2500억달러(약 362조원) 수준까지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 제조기반을 자국으로 끌어들이는 가운데, 중국이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을 앞세워 기술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실제 투자 규모에서는 여전히 미국 기업들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7일 중국시보 등 대만 매체들에 따르면 허우융칭 TSMC 선임 부사장은 최근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미국 최대 투자유치 행사 '셀렉트 USA 2026'에서 미국 내 투자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허우 부사장은 미 상무부 주최 행사에서 향후 투자 계획과 관련한 질문에 "우리는 이미 새로운 사업 기회의 성장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대만 언론은 이 발언이 사실상 미국 투자 확대를 예고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TSMC 공급망 협력업체들도 미국 현지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및 클린룸 건설 업체에 이어 자덩(Gudeng), 쥔화(GMM) 등 반도체 장비업체들까지 미국 내 자회사를 설립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들은 TSMC의 미국 투자 규모가 장기적으로 250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기존 계획보다 대폭 늘어난 규모다. 앞서 TSMC는 지난해 3월 기존 투자 계획에 1000억달러를 추가해 총 1650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회사는 미국 내 웨이퍼 공장 6곳과 첨단 패키징 공장 2곳, R&D 센터 1곳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에서는 첨단 패키징 1공장과 2공장 건설이 진행되고 있으며, 양산 시점은 각각 2028년과 2029∼2030년으로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TSMC가 향후 애리조나주 피닉스 일대에 대만 신주과학단지와 유사한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전략과 맞물려 있다. 미국은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첨단 반도체 생산 역량을 자국 내로 끌어들이기 위해 대규모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제재 속에서 '반도체 자립'을 핵심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며 연구개발 투자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은 일부 미국 기업들을 웃도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중국 GPU 업체 무어스레드와 메타X의 매출 대비 R&D 비중은 각각 약 50%, 45%에 달했다. 반면 AMD와 인텔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비율은 최근 수년간 대체로 20∼30% 수준이었다. 엔비디아 역시 매출 급증 영향으로 R&D 비중이 2022년 27.2%에서 지난해 8.6%로 낮아졌다.

다만 절대적인 투자 규모에서는 미국 기업들이 중국 업체들을 압도한다. 지난해 엔비디아의 R&D 투자액은 185억달러(약 26조8000억원)에 달했고, 인텔은 138억달러(약 20조원), AMD는 80억달러(약 11조6000억원)를 투입했다. 반면 중국 무어스레드의 연간 R&D 지출은 13억위안(약 2769억원), 메타X는 10억위안(약 2130억원)에 그쳤다.

올해 1분기에도 격차는 이어졌다. 무어스레드의 R&D 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3억6900만위안(약 786억원), 메타X는 16.3% 늘어난 2억5300만위안(약 539억원)이었다. 증가율 자체는 높지만 미국 빅테크 및 반도체 기업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다.

SCMP는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높은 R&D 비중이 초기 시장 확대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16년 설립된 중국 팹리스 기업 캠브리콘은 올해 1분기 매출 대비 R&D 비중이 11.2%로 낮아져 전년 동기(24.5%)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매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하면 R&D 비중 역시 미국 기업들과 유사한 수준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결국 첨단 반도체 경쟁의 승패는 단순한 투자 비율보다 절대적인 자금력과 생산 생태계 구축 능력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TSMC의 대규모 미국 투자 확대와 삼성전자의 텍사스 팹 투자, 여기에 엔비디아·인텔·AMD 등 미국 기업들의 천문학적 연구개발 지출은 미국 중심의 첨단 반도체 생태계가 더욱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반면 중국은 빠른 추격에도 불구하고 핵심 기술과 자본 규모 면에서 아직 상당한 격차를 안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대만 TSMC.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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