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복 입고 질주, 4살처럼 떼쓰는 초4 딸…오은영 "팅커벨 증후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 /사진=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 방송 화면

4살 아이처럼 막무가내로 떼쓰는 초등학교 4학년 딸 금쪽이의 사연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팅커벨 증후군' 진단을 내렸다.

4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에서는 4살 아이처럼 떼를 쓰는 초등학생 4학년 아이의 사연이 공개됐다.

금쪽이 엄마는 4년 전에도 사연을 신청한 바 있다며 집 밖에서의 행동은 많이 개선됐지만 집 안에서의 행동은 개선되지 않아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금쪽이는 체조 꿈나무로 집 안에 놓인 평균대에서 핑그르르 도는 등 놀라운 체조 실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금쪽이는 사소한 일에도 4살 아이처럼 생떼를 쓰는 모습을 보여 출연진을 놀라게 했다.

금쪽이는 식사 후 양치를 하라는 엄마의 말에 돌연 식탁을 흔드는가 하면 괴상한 소리를 내며 생떼를 썼다. 엄마 등을 턱으로 찍고 깨물기까지 했고 결국 통곡다.

이를 본 오은영 박사는 "보통 10살이면 따박따박 말대꾸를 하는데, 금쪽이는 어린 아이처럼 잘 못 알아듣게 징징댄다. 그리고 개연성이 없다. '애가 좀 발달이 늦어서 그런가?'라고 하기엔 체조하는 모습은 오히려 14살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금쪽이 엄마는 "저희 아이가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가 있다 보니까,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추측했다.

이어 "4년 전에 진단을 받은 이후로 약도 복용하고 있다. 밖에서는 (문제 행동이) 많이 줄었는데, 집에서 하는 행동은 똑같아서 약의 도움을 받은 건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금쪽이가 학교 생활은 잘한다는 이야기에 오은영 박사는 "일반적으로 1년 반에서 2년 정도 지속적으로 ADHD 약을 복용하면 약을 먹지 않은 시간대에도 대체로 안정적으로 지내는 편이다. 치료 약을 복용한지 4년이 됐는데도 유독 집에서 엄마하고 지낼 때 훨씬 더 문제를 보인다는 것은 다른 문제가 있다고 고려해봐야 한다"고 짚었다.

이후 공개된 영상 속 금쪽이는 몸매가 드러나는 발레복을 입고 발레학원을 가기 위해 나섰고, 길거리에서 사뿐사뿐 뛰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사소한 일로도 엄마에게 생떼를 쓰던 금쪽이는 발레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180도 달라져 의젓해진 모습을 보였다.

이를 지켜본 오은영 박사는 "보통 이 정도 나이면 발레복을 입고 학원에 가지는 않는다"며 "발레복을 입고 다녔을 때 사람들이 자기한테 긍정적인 관심을 가져줄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뛰는 것도 ADHD 때문에 뛰는 게 아니라 '나 보세요~'라면서 뛰는 거다. 잘하면 칭찬을 받는 체조는 더 열심히 하는 것이고, 발레도 열심히 하면 내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으로서 존중받고 인정받는다는 걸 아니까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오은영 박사는 금쪽이에 대해 "동화 '피터팬'에 나오는 팅커벨 같은 모습이 보인다"라며 "이런 아이들은 관심이 되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바람직한 방법이 있음에도 그렇게 안 하고 미성숙한 행동을 한다든가, 관심을 받으려는 행동을, 문제가 생기게 하는 행동을 한다. 관심을 받기 위해 짐승처럼 울부짖거나 3~4살 아이처럼 징징대거나 깨무는 행동이 발생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난폭해서 하는 행동이 아니라 ADHD 아이들의 충동 조절이 안 돼 보이는 폭력적인 모습은 아니다"라며 "아이의 원인은 ADHD도 고려해야 하지만 정서적인 부분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