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살기'로 투자한 제주드림타워...롯데관광개발 먹어 살리는 '효자'로 변신

드림타워리조트 8월 매출 505억원으로 '역대 최대'
순매출·카지노이용객
·테이블드롭액 모두 역대 최고 기록
상반기 영업이익에 이어 연간 영업이익도 흑자전환 기대

중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존립을 고민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던 제주 드림타워리조트가 지난 8월 역대 최대 규모의 월간 매출을 기록했다.

총 사업비 1조 6000억원을 투자한 사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지 못해 속만 태우던 롯데관광개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카지노. / 롯데관광개발

2일 롯데관광개발은 지난달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의 8월 매출이 505억4900만원으로 월별 역대 최고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최고인 지난 5월 410억5600만원보다 23.1% 많다.

드림타워 카지노의 지난달 총매출에서 에이전트 수수료 등을 뺀 순매출은 330억1200만원으로 300억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지난달 카지노 고객이 칩으로 바꾼 돈을 뜻하는 테이블 드롭액은 1595억7900만원, 카지노 이용객 수는 3만7494명으로 모두 최고치를 경신했다.

호텔 부문(그랜드 하얏트 제주)은 별도 기준 매출 175억3700만원을 거뒀다.

우리는 외국인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글로벌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계획...9∼10월 우리나라의 추석, 중국의 국경절 등 국내외 연휴로 인한 특수가 기다리고 있어 실적이 더 개선될 것"
- 롯데관광개발 관계자 -

우려 속에 피운 꽃

한 때 동종업종인 관광·카지노 업계는 물론 증권가조차 우려하던 제주 드림타워가 자리를 잡았다.

총 1조 6000억원이 투자된 제주드림타워는 롯데관광개발의 명운이 달린 사업이었다. 제주드림타워는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뒤 이뤄진 첫 대규모 사업이다.

롯데관광개발은 2013년 법정관리를 신청할 정도로 여러움을 겪었다. 당시 김 회장은 2013년 동화면세점 주식 19.9%를 호텔신라에 매각(600억원)하고 1100억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한 끝에 법정관리에서 조기졸업했다.

존폐위기에서 겨우 벗어난 후 롯데관광개발은 먹고살거리를 찾는데 집중했다. 그리고 발견한 사업이 카지노였다. 롯데관광개발은 2014년 정관 개정을 통해 카지노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그리고 중국 부동산 개발사 녹지 그룹과 리조트 조성사업을 조성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2016년에는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건설을 시작해 2020년 말 공사를 마쳤다. 그사이 롯데관광개발은 2018년 8월 파라다이스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파라다이스 제주롯데 카지노’ 운영권을 149억원에 매입해 사명을 ‘엘티(LT)카지노’로 변경하는 등 카지노 사업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2020년 말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를 오픈한 뒤에는 엘티카지노를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로 확장 이전했다. 롯데관광개발 주력 사업은 이를 기점으로 기존 여행업에서 카지노, 호텔, 리테일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복합 리조트 초기 운영은 쉽지 않았다. 주범은 바로 코로나 19다. 직격탄을 맞았다. 그 결과 리조트를 오픈한 2020년 884억원이었던 매출은 168억원으로 81%나 급감했다.

하지만 2021년 매출은 1071억원으로 전년 대비 6배 이상 불어나면서 1년 만에 회복에 성공했다. 이어 2022년 1837억원, 2023년 313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3년간 연평균 165%의 성장률을 보였다.

/ 롯데관광개발

6년만에 연간 흑자...달성 기대감 커져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와 비해 무척 긍정적이다.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79.2% 증가한 2223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517억원 적자다.

업계에는 이런 추세대로라면 올해 롯데관광개발이 지난 6년동안 지속됐던 적자 고리를 잘라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 회사는 2019년 162억원, 2020년 714억원, 2021년 1313억원, 2022년 1187억원, 2023년 60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호텔·카지노·여행 등이 선순환 구조에 접어 들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비즈니스 석이 포함된 국제선 웅항 편수가 증가하면서 카지노 수익을 극대화하는 VIP 고객들의 방문이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제주공항 국제선 운항편수는 7357편으로 코로나19 펜더믹 이전 7969편의 92.3% 수준까지 회복했다. 제주 관광협회의 추산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제주도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00만명을 넘어섰다.

SK증권은 롯데관광개발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4370억원과 720억원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