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마시러 가요” 골목 속 보물찾기, 와인바 명소 금리단길

금남시장만 있는 줄 알았던 금호동…이색적인 와인바 늘자 청년 발걸음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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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호역 근처 금남시장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핫플레이스로 각광받고 있다. 인기의 중심에는 독특한 개성을 가진 와인바가 지목된다. 허름한 골목길 사이사이에 편안하면서도 이색적인 분위기를 갖춘 소규모 와인바가 여럿 자리잡으면서 금남시장은 재래시장 외에 와인바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에 와인바로 유명한 망원동, 해방촌, 한남동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거리에 위치하고 있다면 금호동에 위치한 와인바들은 주택 단지 곳곳에 숨어있다. 전통시장 속 와인바는 다른 곳에선 느낄 수 없는 매력을 갖고 있다. 낮에는 오랜 역사를 가진 금남시장을 구경하고 오후 시간대에는 와인바를 방문하는 게 일종의 코스가 됐다.

소규모 와인바 가득한 금호동…구름인파에 예약 안 하면 방문조차 쉽지 않아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금호동에 자리잡고 있는 와인바들은 주로 주택가에 위치해 있다보니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 자연스럽게 인기 있는 일부 와인바들은 예약을 하지 않으면 방문하기 쉽지 않다. 이발소 간판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겉모습만 봐서는 와인을 판매하는 곳보다는 이발소로 착각할 수 있는 A 와인바 역시 사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이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다.

방문객들은 매장에서 판매하는 안주뿐만 아니라 금남시장에서 구매한 음식도 이곳에서 먹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배달을 시켜서 먹을 수도 있다. 독특한 운영 방식은 금남시장 A와인바에서만 느낄 수 있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일반적인 와인바에선 경험할 수 없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A와인바를 찾은 주성현 씨(27·남)는 “가게 외관부터 여자친구와 함께 가던 일반적인 와인바와 느낌이 다르다”며 “내가 먹고 싶은 안주를 구매해서 먹을 수 있는 거 자체가 재밌는 경험일 것 같다”고 말해 평범한 와인바와 다른 분위기에 설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최근 금호동에서 가장 인기 있는 와인바를 고르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B 와인바를 주저없이 선택한다. 특히 주택단지 내부에 위치하고 있어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이런 곳에 와인바가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놀라기 일쑤다. 저녁 전 먹는 식전주를 뜻하는 아페리티보를 지향하고 있어 오픈 시간은 오후 7시다.

금호동은 조선시대 때 농기구를 만들던 대장간이 많아 무쇠막 혹은 무수막이라고 불리고 했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금호동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옛 지명을 활용한 가게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60년 된 구옥을 리모델링해 캐주얼 다이닝 펍으로 만든 C와인바는 이미 동네 주민들 사이에선 사랑방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대형 아파트 단지 인근에 위치해 인근 주민들은 브런치를 즐기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허윤아 씨(34·여)는 “역에서 제법 거리가 있는 곳에 있기 때문에 아는 사람만 알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 한다”며 “평소 주변 사람들을 만날 때 자주 방문하곤 하는데, 점심과 저녁에 다른 메뉴를 판매하기 때문에 좋은 것 같다”고 자주 방문하는 이유를 밝혔다.

세계여행 가능한 금호동…서울 한복판에서 갈 수 있는 멕시코·영국·일본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금호동은 소규모 와인바뿐만 아니라 해외를 방문해야 맛볼 수 있는 다양한 현지음식들을 즐길 수 있는 와인바를 방문하기에도 적합하다. 영국, 멕시코 등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먹어볼 수 있는 음식점들도 있어 많은 사람들의 방문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과거 금호동은 옥수동과 함께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 중 한 곳으로 여겨졌다. 지금도 금호동을 방문해보면 높게 올라간 아파트 사이사이를 살펴보면 언덕길을 따라 주택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비어있는 주택에 자연스럽게 소규모 와인바가 들어선 모습이다.

금남시장 끝에 위치한 D 가게는 일본식 이자카야로 한적한 골목길에 위치하고 있지만 골목 분위기와 다른 하얀 외관과 노란 불빛이 눈에 띄는 곳이다. 일본식 이자카야는 흔히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이곳은 기존에 판매되는 메뉴를 제외하고 먹을 수 있는 특별한 메뉴가 있는 곳이다.

메뉴판에 없는 방문 당일에만 맛 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는 SNS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으며, 협소한 자리 탓에 예약이 필수라고 전해진다. 하지만 아파트가 많은 동네에 위치한 만큼 이미 일부 주민들에게 이곳은 인기 있는 맛집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 분위기였다. 또 타 지역에서 온 사람들도 모두 예약한 뒤 방문할 가치가 있다고 했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한다고 밝힌 강성준 씨(40·남)는 “이정도의 가격대에 먹을 수 있는 이자카야가 쉽게 없고, 술에 진심인 사장님 두 분이 운영하셔서 와인, 사케 등 다양한 주류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이곳의 매력이라고 한다면 매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금남시장 안에 위치한 E가게는 서울 시내에서 멕시코 분위기를 즐기며 가볍게 와인, 데킬라 등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가게 외관에 마련된 간판이 없어 멕시코 음식을 파는 곳인지 쉽게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가게 앞을 지나가니 풍기는 낯설지만 고소한 냄새가 이국적인 음식을 판매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곳의 특징은 타코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를 매장에서 직접 만든다는 점이다.

특히 타코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또르띠아부터 속재료로 들어가는 초리조 등 재료를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만든다는 점이 멕시코 현지의 맛을 제대로 구현한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다.

오래된 빌라 1층에 위치한 F가게는 런던의 번화가 홀본에서 이름을 따온 곳으로 와인과 함께하는 영국 스타일 캐주얼 다이닝을 지향하는 곳으로 이름뿐만 아니라 매장 분위기도 영국 현지 사교 문화를 지향하는 곳이었다.

주로 와인을 즐기는 여성들이 좋아하는 아기자기함이 가득한 이곳에 방문한 사람들은 평소 가지고 있던 영국 음식에 대한 편견을 깨버릴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한지유 씨(24·여)는 “평소 영국 음식이라고 하면 ‘맛없다’는 편견이 있었지만 이곳에서 판매하는 음식들을 먹어본 이후 그 편견이 깨졌다”며 “물론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된 것도 있겠지만 맛있는 영국 음식이 먹고 싶을 때 종종 들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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