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잘나가던 영화 갑자기 사라졌다..시진핑 3연임과 연관?

베이징=CBS노컷뉴스 안성용 특파원 2022. 9. 30. 17:1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중국의 가난한 농민들의 삶을 그린 영화가 영화관과 인터넷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리루이쥔 감독이 연출한 '먼지로 돌아가다'(隐入尘烟·Return to Dust)는 2022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초연되었다.

상업적으로나 예술적으로 올해 가장 성공적인 중국 작품 가운데 하나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공삼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핵심요약
'먼지로 돌아가다'(隐入尘烟·Return to Dust)
베를린 영화제에서 황금곰상 후보에 올라
베를린 상연 뒤 극장 개봉 6개월 늦어져
지난 26일부터 극장, 인터넷에서 사라져
왜 사라졌는지는 안 밝혀…탈빈곤에 역행?
SCMP 캡처

중국의 가난한 농민들의 삶을 그린 영화가 영화관과 인터넷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리루이쥔 감독이 연출한 '먼지로 돌아가다'(隐入尘烟·Return to Dust)는 2022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초연되었다.

상업적으로나 예술적으로 올해 가장 성공적인 중국 작품 가운데 하나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공삼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베를린 초연 이후 뭔가 이상하게 돌아갔다.

원래 2월 25일에 예정됐던 극장 개봉은 7월 8일로 연기됐다. 그래도 200만 위안을 들인 저예산 영화는 62일 만에 박스오피스에서 1억 위안(약 200억 원)을 벌어 들였다.

그런데 이 영화가 지난 26일부터 극장과 인터넷에서 사라졌다. 왜 영화 간판이 떼어졌는지 왜 인터넷에서도 사라졌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다만 소셜 미디어에서 이 영화에 대한 논의가 금지되지는 않았고, 일부 사이트에서 비합법적인 방법으로는 시청이 가능하다.

'먼지로 돌아가다'는 중국 북서부 간쑤성 시골 마을에서 억압받는 부부의 삶을 통해 경제 발전과 빠른 도시화로 인한 영향을 짚어보는 작품이다.

가난한 중년 남성과 장애 때문에 지역 사회에서 배제된 여성이 고난에도 불구하고 로맨스를 키워가는 내용인데 여성이 실수로 익사하면서 그들의 유토피아는 무너진다.

베를린 영화제에서 상연될 때는 없었지만 나중에 남성이 자살했음을 암시하는 농약병이 비쳐지지는 화면에는 "2011년 겨울, 마유티(남자 주인공)는 정부와 열성적인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새로운 집으로 이사하여 새로운 삶을 살았다"는 자막이 추가됐다. 

인터넷에서는 일부 누리꾼들이 '먼지로 돌아가다'가 정말 먼지가 되었다며 반발했지만 당국의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먼지로 돌아가다'가 사라진 것은 다음달 16일 치러지는 중국공산당 제20차 당 대회와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 대회에서 시 주석이 3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초 중국이 탈빈곤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었고 샤오캉(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상태) 사회를 달성했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영화가 그리는 현실이 시 주석이 달성했다고 밝힌 샤오캉 사회와 달라 당국의 심기를 건드렸을 수 있다.

베이징대학 다이진화 교수는 '먼지로 돌아가다'의 특징 중 하나는 공기처럼 사는 사람들, 아이들에게 돌팔매질을 당하거나 어른들로부터 비난받고 비웃음을 당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인간적인 면이라고 평가했다.

영화감독인 장샤오샤는 이번 영화 상영 중단 조치는 하층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감독들에게는 비우호적인 창작환경이라며 "최근 몇 년 동안 영화 제작 환경에 대해 매우 비관적이었는데 '먼지로 돌아가다'가 금지되면서 더욱 비관적이 됐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베이징=CBS노컷뉴스 안성용 특파원 ahn89@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