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불펜에 사람이 없나?" 9회 6점 차에도 '클로저' 김서현이 나가는 이유

한화 이글스가 두산을 11-6으로 꺾고 3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13안타 11득점. 타선은 확실히 터졌다. 그런데 불펜은 여전히 심각하다. 9회 6점 차 상황에서도 마무리 김서현을 투입해야 했다. 한화 불펜에 사람이 없는 걸까.

6점 차에서 왜 클로저가 나와?

11-5로 앞선 9회말. 윤산흠이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볼넷, 카메론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김경문 감독은 윤산흠을 내리고 김서현을 투입했다. 6점 차에서 클로저를 올린 것이다.

김서현도 깔끔하지 못했다. 윤준호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를 채웠다. 안재석을 땅볼로 처리하면서 1점을 내줬다. 11-6. 양석환에게 또 볼넷을 허용해 다시 만루. 김인태 내야플라이, 박준순 헛스윙 삼진으로 어렵게 경기를 끝냈다.

정상적인 팀이라면 6점 차 9회에 클로저를 올리지 않는다. 그런데 한화는 올려야 했다. 믿을 투수가 없기 때문이다.

불펜 총출동

이날 한화 불펜은 총출동했다. 에르난데스가 7-0으로 앞선 6회말 1사 만루에서 내려간 후, 박상원(⅓이닝 1실점), 조동욱(⅓이닝), 박준영(⅓이닝 1실점), 정우주(1이닝), 윤산흠(⅔이닝), 김서현(1이닝)이 차례로 등판했다.

박상원은 아웃카운트 1개밖에 잡지 못하고 밀어내기 볼넷에 연속 적시타를 허용하며 물러났다. 7-0에서 7-4까지 쫓겼다. 7회 4득점으로 11-4까지 달아났지만, 불펜이 또 흔들렸다.

KT 3연전의 악몽

KT와의 주중 3연전이 떠오른다. 한화는 3경기에서 36점을 내줬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11.57로 리그 최하위. 1일 KT전에서는 류현진이 5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는데, 불펜이 7~9회에만 12점을 내주며 11-14로 역전패했다.

이날도 비슷한 패턴이었다. 에르난데스가 5⅓이닝 3실점으로 선발 몫을 했는데, 불펜이 흔들렸다. 다행히 타선이 7회 4득점으로 다시 달아났고, 정우주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흐름을 끊었다. 그래도 9회에 또 흔들렸다.

믿을 투수가 없다

지난해 한화 불펜은 평균자책점 3.63으로 리그 2위였다. 그런데 올해는 완전히 달라졌다. 한승혁이 KT로 떠났고, 김범수는 KIA로 갔다. 엄상백은 1경기 만에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다. 화이트는 햄스트링 파열로 최소 6주 이상 이탈.

김서현, 박상원, 정우주, 윤산흠 모두 불안하다. 조동욱 정도만 제 몫을 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이 6점 차에서 김서현을 올린 건, 다른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겼다

다행히 타선이 살아났다. 채은성 4타수 3안타, 강백호 2타수 1안타 3볼넷, 페라자 시즌 1호 투런포. 15타수 1안타로 침묵했던 노시환도 5타수 2안타로 반등 신호를 쏘았다.

두산 선발 플렉센이 2회 등 통증으로 조기 강판당한 것도 호재였다. 조기 가동된 두산 불펜을 상대로 한화는 2회 4점, 4회 3점, 7회 4점을 몰아쳤다. 에르난데스는 5⅓이닝 5피안타 3볼넷 3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김경문 감독이 원했던 6이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최소한의 선발 몫을 했다.

김경문 감독은 "연패가 길수록 좋지 않은데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오늘 연패를 잘 끊어냈다"고 말했다. 한화는 3승 3패로 승률 5할을 회복했다. 타선은 확실히 강력하다. 문제는 불펜이다. 9회 6점 차에서도 클로저를 올려야 하는 상황. 이대로는 가을까지 버티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