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LED, 스마트워치 차세대 디스플레이 되나

백유진 2023. 3. 1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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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 도입될 2025년부터 성장 전망
프리미엄 제품군에 적용…TV 적용엔 기술적 한계

마이크로 LED 시장이 스마트워치를 통해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마이크로 LED로 스마트워치를 생산하는 것이 TV보다 가격 부담, 생산의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수요에 불을 지필 제품은 애플워치다. 애플은 오는 2025년 애플워치 울트라에 마이크로 LED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출하량 전망 /그래픽=비즈워치

스마트워치 적용이 트리거

지난 16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서울 코엑스에서 '2023년 상반기 한국 디스플레이 컨퍼런스'를 열고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이날 강민수 옴디아 수석연구원은 "마이크로 LED 시장 성장은 예상보다 조금 늦어질 수는 있지만,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중에 스마트워치 위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 LED는 머리카락 두께보다 얇은 100마이크로미터(㎛, 백만분의 1m) 수준의 작은 LED 소자가 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다. 무기물에 기반하기 때문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달리 번인(잔상) 현상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마이크로 LED 시장은 올해 7만대를 기록한 후, 애플이 마이크로 LED를 애플워치에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5년 155만대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스마트워치가 마이크로 LED 시장 성장을 이끈다는 해석이다. 이후 시장 규모는 점차 커져 2029년 100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애플은 마이크로 LED를 애플워치 고급형 제품에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워치에 탑재될 2인치대 마이크로 LED의 가격이 현재 탑재되는 OLED 패널가에 비해 3배가량 높아서다. 

강 연구원은 "애플은 스마트폰과 같이 스마트워치도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OLED와 비교하면 마이크로 LED의 가격이 3배 이상 비싸지만 이미 180만원대 스마트워치를 구매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애플은 이 시장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TV보다 스마트워치가 유리한 이유

스마트워치는 TV에 비해 마이크로 LED 도입이 쉬울 것이라는 게 옴디아 측 설명이다. 스마트워치는 해상도가 낮아도 되므로 해상도가 높아야 하는 TV에 비해 적용하기 쉽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마이크로 LED TV는 작은 크기의 고화질 TV를 만드는 게 어렵다. LED 소자가 스스로 발광하는 화소로 들어가기 때문에 LED 자체를 작게 만들어야 해서다. 마이크로 LED TV를 내놓은 삼성전자가 지난 2020년 110인치 제품을 내놓은 뒤 올해 89인치 제품을 준비하는 등 대형 위주인 것도 이 때문이다.

강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2020년 이후로 PPI(인치당 픽셀수)를 늘리면서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지만 여전히 4K가 가능한 수준은 76인치에 머물고 있다"며 "이것이 마이크로 LED TV가 가진 한계"라고 말했다. 

또 마이크로 LED 제조 공정에서 불량을 최소화하는 것도 쉽지 않다. 초소형 칩을 디스플레이 구동회로로 옮겨 심어야 하는데, 화면 크기가 클수록 옮겨야 하는 LED 양이 많아 불량 발생 가능성이 높다. 마이크로 LED 시장 성장이 해당 기술 발전에 달려 있다고 보는 이유다.

강 연구원은 "스마트워치에 들어가는 LED는 100만개가 넘지 않는데, TV는 1500만개가 넘어 위험 부담이 크다"며 "마이크로 LED 산업이 대형화될수록 LED 트랜스퍼 문제가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찰스 애니스 옴디아 Practice Leader가 발표하고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전체 시장 영향력은

다만 마이크로 LED 시장 성장이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에 미치는 여파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2029년 옴디아의 마이크로 LED 시장 추정치인 1185만6000대는 전체 시장에서는 0.3%에 불과하다. 

찰스 애니스(Charles Annis) 옴디아 프렉티스 리더(Practice Leader)는 "마이크로 LED의 스마트워치 도입은 마이크로 LED 시장에서 큰 걸음을 내딛는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하이엔드 시장에 제한돼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명확하지 않다"며 "비용, 품질 등을 여러 부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옴디아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출하량 전망치 /출처=옴디아

한편 옴디아는 작년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출하량이 13억8000만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이와 비슷한 13억대 후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악성 재고를 털어내며 스마트폰 제조사와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의 재고 차이가 안정권에 접어들었다고 봤다.

허무열 옴디아 수석연구원은 "올해는 작년 악성 재고 여파 등과 같이 패널 출하에 미칠 악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시장이 한 번 바닥을 친 후 지나가고 있어 앞으로는 시장 수요 따라 패널 수요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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