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항암제 집중 통할까···손지웅 사업 전략 시험대
항암제 중심 사업 전환엔 의문점도
“5년 2조원 투자, 2030년 신약 성과”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LG화학이 항암제에 초점을 맞춘 신약 개발에 나섰지만 가시적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적극적 투자에도 연구개발 부진이 이어지면서 사업 재편을 주도해온 손지웅 사장의 경영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향후 5년간 2조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항암 신약 2건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목표가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29일 LG화학이 발표한 2025년도 실적에서 생명과학사업본부는 매출 1조3532억원, 영업이익 12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4%, 9.4% 증가했다. 4분기 실적은 매출 3560억원, 영업이익 16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성장세가 주춤했다. 희귀 비만 치료제 기술이전 계약금 수익반영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윤수희 경영전략그룹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제미글로 제품군과 유트로핀 제품군 등이 시장 선도 지위를 지속 강화하며 성장했다"며 "고수익 제품들의 견조한 매출과 비용 절감 노력을 기반으로 수익성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LG화학 생명과학부문은 당뇨·대사질환, 자가면역, 근골격계, 감염병, 항암 등 다양한 치료영역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주력 제품은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와 성장호르몬제 유트로핀, 관절염 치료제 시노비안이 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셉트, 백신 제품군인 유펜타와 유폴리오,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 등도 대표적이다. 이같은 주력 폼목군의 안정적 매출과 신약 기술이전 수익이 결합해 실적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
연구개발 전략은 항암, 희귀질환, 대사질환 중심 신약후보물질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항암제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회사는 글로벌 직접 사업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유망 항암물질에 투자를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주요 5개 항암 신약을 임상 개발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두경부암 치료제 임상 3상, 혈액암 치료제 임상 1상, 면역항암제 임상 1상 등이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향후 5년간 누적 2조원의 연구개발 투자로 2030년까지 미국 식품의약국 항암신약 2건 이상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뚜렷한 성과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생명과학부문은 LG화학 사업부 중 연구개발 비중이 가장 높다. 지난해 3분기까지 투입된 연구개발 비용만 2700억원으로 석유화학(1740억원), 첨단소재(1990억원) 부문보다 높다. 그럼에도 가시적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면서 사업 전략이 기로에 서있는 모양새다.
2026년도 정기임원인사에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생명과학사업부문에서 승진자를 내놓지 못한 부분이 단적인 예라는 분석이다.
실적 부진 배경으로는 미국 자회사 아베오 온콜로지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베오는 두경부암, 혈액암, 암악액질 등 희귀암, 면역항암 중심의 신약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본사의 바이오 신약 중심의 전략과 일치하지만 인수이후 적자가 심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향후 성장의 실질 축은 아베오가 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에 있어 아베오 중심으로 임상과 사업개발을 강화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분석이다.
아베오는 이미 출시한 포티브다를 바탕으로 신장암 영역에서 사업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회사 측은 미국 항암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 신약 도입 등 전략적 옵션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명과학사업본부장 손지웅 사장의 역할이 주목된다. 손 사장은 서울대병원 내과 전문의 출신으로 9년째 조직을 이끌고 있다. 기존 합성약 중심 사업구조를 신약 개발 중심 구조로 재편하고 항암제 역량을 집중 육성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아베오 인수 또한 손 사장 리더십 아래 결정된 사안이다.
지난해는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으로 에스테틱 사업 매각했다. 통풍 치료제의 경우 글로벌 임상 3상 단계에서 진행을 중단하며 발을 뺐다. 수익성과 시장 성장성이 높은 핵심 신사업으로 자원을 재배치하는 방향성은 분명하지만,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지는 여전히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회사는 올해 매출을 전년 대비 6% 늘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5년간 누적 2조원의 연구개발 투자로 2030년까지 미국 식품의약국 항암신약 2건 이상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암 신약후보물질의 글로벌 임상을 가속화하고 기존 사업 확장을 위한 제품 개발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Copyright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