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복, 불복… 소송 선택한 쿠팡이 끝내 놓친 것 [추적+]
정부에 맞서는 쿠팡의 현주소
개보위 · 공정위 판단에 불복
쿠팡이 먼저 풀어야 할 과제
1분기 실적 어닝쇼크 수준
정부 새벽배송 규제 완화 부담
탈팡 움직임 잦아들었을까 …
# 쿠팡이 정부와 연이은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다. 4월 공정위가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총수(동일인)로 지정하자, 쿠팡은 법원에 총수 지정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11일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역대 최대 과징금을 부과하자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 물론 법적 대응을 무조건적으로 비판할 순 없다. 쿠팡의 대응은 기업이 행사할 수 있는 정당한 권리일 수 있다. 문제는 쿠팡이 법만큼 중요한 소비자의 감정을 살피고 있느냐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조사한 개보위가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사진|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9/thescoop1/20260619121345273obfs.jpg)
아울러 쿠팡이 고객 1170만명의 타사 온라인 활동 기록을 무단으로 수집·저장해 정보주체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보고 201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로써 쿠팡이 내야 할 과징금은 총 6246억원이 됐다. 2013년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된 이래 역대 최고액이다.
다만, 당초 예상됐던 '조 단위' 과징금엔 미치지 못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제64조의2)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 기업에 매출액의 최대 3%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쿠팡의 지난해 매출액(45조4555억원)을 기준으로 최대 1조3636억원이 부과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개보위는 구체적인 매출액 대비 과징금 부과 비율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 없는 쿠팡이츠·쿠팡플레이 매출액은 산정 기준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쿠팡은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부과하는 '징벌적 과징금' 규정도 피했다. 쿠팡 사태 이후 급물살을 탄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지난 3월 공포됐지만 시행은 오는 9월부터라서다.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위반행위를 반복한 경우, 1000만명 이상 대규모 피해를 초래한 경우, 시정명령 불이행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징벌적 과징금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한편에서 "'쿠팡 방지법'이 정작 쿠팡엔 적용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 쿠팡 대립각① 개보위 = 그럼에도 쿠팡은 개보위의 처분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쿠팡 측은 개보위의 발표 직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향후 법적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규명되길 기대한다"고 행정소송을 예고했다.
![[사진|뉴시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9/thescoop1/20260619121346584beqc.jpg)
■ 쿠팡 대립각② 공정위 = 쿠팡은 지난 4월 김범석 쿠팡Inc(쿠팡의 미국 모회사) 의장을 총수(동일인)로 지정한 공정위의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쿠팡 측은 5월 서울고등법원에 동일인 지정 취소소송과 함께 동일인 변경 지정 처분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다만, 이 이슈 역시 따져볼 점이 적지 않다. 쿠팡과 공정위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어서다. 쟁점은 김범석 의장의 친동생인 김유석 부사장의 경영 참여를 어떻게 볼 것이냐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김 의장(미국 국적)과 같은 외국인을 총수로 지정할지를 판단하는 덴 친족의 경영 참여 여부가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2024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외국인도 총수로 지정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예외 규정도 함께 마련됐다.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 및 친족이 국내 계열사에 출자·자금대차·채무보증하지 않고, 친족이 임원으로 재직하지 않고, 친족이 국내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등 특수관계인의 사익 편취 우려가 없을 경우는 총수로 지정하지 않는다는 게 골자다.
공정위는 2024~2025년 김 의장이 동일인 지정 예외 요건에 해당한다고 보고 '쿠팡 법인'을 총수로 지정했다. 하지만 올해엔 달랐다. 올해 초 쿠팡의 현장을 점검한 공정위는 "김유석 부사장이 쿠팡 경영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그가 쿠팡의 물류·배송 정책 관련 회의를 수백회 이상 주최할 만큼 쿠팡의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보수나 대우 역시 등기임원에 준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공정위가 김 의장을 쿠팡의 총수로 지정한 배경이다.
반면 행정소송을 제기한 쿠팡 측은 "김 의장과 친족이 한국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사익 편취 우려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공정거래법상 임원(대표이사·이사·감사·지배인 등)이 아니고 한국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만큼 총수 지정 예외 요건에 해당한다는 거다.
![[사진|뉴시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9/thescoop1/20260619121347880unsb.jpg)
또 "공정위는 김 부사장의 업무가 임원급에 준하고 실질적으로 경영에 참여했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라면서 "결국 쿠팡이 소송에서 이기려면 김 부사장의 역할이 임원이 아닌 일반 직원의 통상적인 업무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쿠팡의 과제들 = 이처럼 쿠팡이 정부와 각을 세운 사안들은 따져볼 게 많다. 법적 절차를 밟고 있는 만큼 그 결과를 확인하기까진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그래서 지금 중요한 건 쿠팡이 산적한 과제를 풀 수 있느냐다. 대표적인 게 실적이다.
쿠팡은 올해 1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다. 무엇보다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했다. 쿠팡Inc의 발표에 따르면, 쿠팡의 1분기 영업이익은 –2억4200만 달러(약 -3647억원)로, 지난해 1분기 1억5400만 달러(약 2321억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5%(79억800만 달러→85억400만 달러) 늘어나긴 했지만 증가폭은 줄었다. 지난해 1분기 매출 증가율은 11.2%(71억1400만 달러→79억800만 달러)였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탈팡족'이 늘어난 데다 고객 보상 비용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되는데, 실적 악화는 2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김 의장은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5월 6일)에서 "수익성이 악화한 건 보상 차원에서 고객에게 제공한 구매이용권과 네트워크에서 발생한 일시적 비효율 때문"이라면서 "이런 변수는 2분기 초반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정부와 여당이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규제 완화(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쿠팡으로선 부담 요인이다. 쿠팡 대체재를 찾는 고객들의 선택지가 넓어질 수 있어서다.
![공정위는 지난 4월 쿠팡의 동일인을 쿠팡 법인에서 김범석 의장으로 변경했다.[사진|뉴시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9/thescoop1/20260619121349196bldn.jpg)
안승호 숭실대(경영학) 교수는 "기업이 행정처분에 법적으로 대응하는 건 당연한 권리지만 유통업은 결국 소비자의 신뢰가 핵심"이라면서 "소송과는 별개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과연 소비자의 마음을 다시 잡을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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