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한식 드셔보라 빌고 빌었는데, 이젠 맥주 안주로 떡볶이에 김 먹더라”
나디아 조 “하나의 문화 되려면
일본처럼 음식 전문학교 세워야”
“2011년 이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미국 매체를 겨우겨우 ‘모셔서’ 한식 취재 아이템을 만들었죠. 이제는 먼저 연락이 옵니다.”
미국 뉴욕에서 콘텐츠 제작사 ‘정 컬처&커뮤니케이션’을 운영하는 나디아 조(54) 대표는 15년째 K푸드 콘텐츠를 만들어오고 있다. 그의 대표작은 PD로 참여한 넷플릭스 ‘셰프의 테이블’ 정관 스님 편이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사찰 음식이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는 분기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유일 미쉐린 3스타 ‘밍글스’의 오너 셰프 강민구 등과 함께 쓴 책 ‘장’은 미국 미식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 상을 받았다. 그를 5일 화상으로 만났다.

2011년 정부가 ‘한식 세계화’를 추진할 당시 조 대표는 뉴욕 캠페인 담당이었다. 미국 주요 매체는 한식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빌고 빌어 한 푸드 매거진의 한식 취재를 성사시켰지만 “난 한국 음식을 전혀 모르고 내가 좋아한다는 보장도 전혀 없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헛수고는 아니었다. 조 대표는 “끝나고 나니 취재진 반응이 좋아져서 한식 프로그램 기획을 이어 나갈 수 있었다”며 “2년간 공들였던 요리 거장 에릭 리퍼트 셰프와의 미팅도 성사됐다”고 말했다. 이후 리퍼트 셰프의 TV 쇼에 정관 스님이 출연하게 된다. 당시 정관 스님이 뉴욕에서 연 오찬 행사 초청을 받은 뉴욕타임스 기자는 “관심 없다”고 했지만, 리퍼트 셰프가 “무조건 믿고 와봐라”고 했다고 한다. 이 자리는 ‘정관, 철학자 셰프’라는 제목의 뉴욕타임스 기사로 이어진다. 이어 넷플릭스에서 ‘셰프의 테이블’ 정관 스님 편을 만들어 보자는 연락이 온다.

조 대표는 “기자들에게 ‘꼭 칠리 페이스트가 아닌 고추장이라고 써주세요’ 말해도 안 통했는데 이젠 모두가 ‘고추장’이라고 쓴다”며 “뉴욕에서 ‘코리안’으로 분류되는 식당은 미쉐린 가이드에서 별도 많이 받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들었던 “떡볶이는 식감이 안 좋아 통할 리 없어” 같은 조언은 틀린 것으로 이미 증명됐고, 미국인들이 맥주 안주로 ‘김 스낵’을 먹고 있다. 조 대표는 “아이 학교 갈 때 김밥을 싸주면 놀림받았던 것이 먼 옛날 일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강민구 셰프와 뉴욕에서 프리미엄 K소스 브랜드 론칭도 앞두고 있다.
그는 K푸드 열풍이 잠깐 지나가는 ‘트렌드’가 될까 우려하고 있었다. 현재 K푸드는 ‘사 먹는’ 단계를 넘어 ‘해 먹는’ 단계로 전환하는 과정인데, 열풍이 이어질 원동력이 적다는 것. 그는 해외에 한식의 씨앗을 심을 수 있도록 ‘한식 교육’을 강조했다. 조 대표는 “일본만 봐도 해외 셰프들이 일식을 배울 수 있는 정규 학교가 있다”며 “우리도 수준 높은 학교를 세움과 동시에 각 지역의 음식과 스토리 발굴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학교에 대해서는 “단순히 레시피를 배우는 정도면 ‘쿠킹 클래스’에 그칠 것”이라며 “한국 음식에 대한 철학, 실무에 바쁜 수셰프들을 위한 단기 코스 등 종합적인 고민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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