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주환원율 급상승땐 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우려

채종원 기자(jjong0922@mk.co.kr) 2023. 3. 1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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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硏, 행동주의펀드에 제동
예상치 못한 사태 고려해야

국내 은행의 주주 환원율을 단기간에 급격히 올리면 은행의 자본적정성 관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일부 행동주의 펀드를 중심으로 은행 주주 환원율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해당 내용이 관심을 끌고 있다.

19일 한국금융연구원의 권흥진 연구위원·서병호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지주의 주주 환원 정책 평가·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금융 등 은행지주 8곳의 2021년 주주 환원율은 21.8~27.2%(평균 25.4%)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은행지주 평균 주주 환원율인 49.2%와 비교하면 현저하게 낮다. 분석 대상인 30개국 가운데 20위다. 국가별 평균 주주 환원율을 살펴보면 미국 69%, 일본 44.9%, 영국 34.1%였다. 보고서는 주주 환원율을 올리면 은행주의 가치 제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다만 주주 환원율이 짧은 기간에 빠르게 올라갈 경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주주 환원율이 올라가면 기존 채권자의 부를 주주에게 이전하는 효과가 있는데, 은행지주 채권자 중 상당수가 일반 국민(예금자 등)인 점을 고려하면 이런 방식의 부의 이전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은행은 부실화 시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과 경제 전체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에 은행의 건전성 측면에서도 국내 은행지주의 주주 환원 정책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현 시기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자산건전성 악화가 금융 지원 정책 탓에 아직 수면 위로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 고금리 지속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자산건전성을 위협하는 상황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서 보듯 예상하지 못한 사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어 주주 환원율도 이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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