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집값 소폭 하락 올 유망상품은 경매물건"

박만원 기자(wonny@mk.co.kr) 2023. 3. 1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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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가 20인 설문
"청약열기와 가격 반등은
규제완화 따른 일시 현상"
6월까지 거래량 증가 흐름
계속돼야 '추세 전환' 판단

최근 서울 등 수도권에서 주택 거래량이 증가하고 청약 경쟁률이 오르며 실거래가가 반등하는 등 주택시장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직 부동산시장의 '바닥'을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집값은 연말까지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매일경제신문이 16일 학계와 컨설팅업계, 주택 관련 협회 등 부동산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긴급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최근 부동산시장의 지표 호전을 '반등의 시작'으로 보는 의견은 10%에 머물렀다. '일시적인 현상이고 아직 판단하기에 이르다'는 답변이 75%에 달했다. 15%는 '서울에서만 반등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장기적 추세 전환'을 꼽은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최근 3개월 정도 거래량이 증가했는데 추세 전환을 판단하려면 적어도 2개 분기 데이터가 축적돼야 한다"면서 "5·6월은 돼야 의미 있는 분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집값 전망에 대해서도 대체적으로 보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현 수준에서의 소폭 등락'과 '5% 이내 하락'을 꼽은 의견이 각각 40%로 가장 많았다. 이에 반해 '5% 이내 반등'을 점친 의견은 15%에 불과했고, '5% 넘게 오른다'는 의견은 전무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2010년에도 MB 정부(이명박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대거 완화했지만 의미 있는 반등은 한참 뒤였다"며 "우선 금리가 내리고 실물경기가 살아나는 조짐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이 같은 판단은 최근 부동산시장이 지난 1·2월과 비교해선 회복세지만 정부의 규제 완화와 특례보금자리론 유입 효과 등에 의한 것으로, 아직 추세 전환을 말하기에는 이르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발 고금리 기조와 경기 침체 우려가 여전하다는 점도 부동산시장의 반등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설문 결과에서도 이 같은 평가가 드러난다. 부동산시장의 남아 있는 리스크에 관한 질문(복수응답)에 '고금리'를 꼽은 응답이 75%로 가장 많았고, '지방 미분양'과 '여전히 높은 집값 수준'이 각각 40%로 뒤를 이었다.

최근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는 청약 경쟁률 상승도 주택 수요의 추세적 전환보다는 규제 완화에 의한 훈풍이라는 평가가 주류였다. 청약 흥행 원인과 관련해 전문가의 85%는 '전매제한 등 규제 완화'를 꼽은 반면,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라는 응답은 한 명도 없었다. '신축 공급 부족'과 '매수 심리 개선'이 각각 25%였다.

올해 가장 유망한 부동산 투자 상품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경매 물건'이 응답률 40%로 가장 많았다. '서울·수도권 신규 분양 청약'(25%), '서울 재건축 아파트'(15%)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 말 매일경제가 부동산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때 같은 질문에 '경매 물건'(51%), '아파트'(44%·이상 복수 응답 기준) 순서로 나온 결과와 비슷한 기조를 유지한 셈이다.

[박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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