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장주가 이끌고, 돌아온 외국인이 힘 보탰다

곽창렬 기자 2026. 6. 19.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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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8000 한달 만에 9000대
외국인, 지난주부터 5조 순매수
특정 종목 쏠림 현상은 그대로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이날 코스피 종가 9063.84가 표시돼 있다. 작년 마지막 거래일 코스피(4214.17)의 2배 이상으로 상승했다. /장경식 기자

코스피가 18일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넘어선 데는 반도체 수퍼사이클(초호황) 바람을 타고 있는 국내 반도체 대형주들의 힘이 컸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향후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자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뉴욕 증시의 주요 기술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그러나 우리 증시는 달랐다. 삼성전자는 18일 4.6% 올랐고, SK하이닉스는 차세대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 샘플 공급 소식의 영향으로 6.5% 급등했다. 올 들어 두 종목의 주가는 각각 202%, 312%씩 상승했다. 이로 인해 시가총액은 삼성전자가 2119조원, SK하이닉스가 1913조원으로 불어났고, 나란히 시가총액 ‘1조달러(약 1500조원) 클럽’에 차례로 진입했다. 글로벌 주요 기업 시가총액 순위에서도 삼성전자는 10위, SK하이닉스는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그간 강한 매도세를 보이던 외국인들이 최근 순매수(매수가 매도보다 많은 것)로 돌아선 것도 코스피 상승에 힘을 보탰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연초 이후 이날까지 120조원 순매도했고, 지난달 7일부터 24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벌였다. 하지만 외국인은 미국·이란 전쟁 종전 합의 등의 영향으로 지난주 후반부터 순매수 추세를 보이며 5조원 넘게 사들이고 있다. 이날은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8726억원, SK하이닉스를 863억원쯤 순매수했다.

코스피의 올해 상승률은 115.1%로 주요국 중 1위다. G20(20국) 중 2위인 일본(39%), 3위 튀르키예(28%), 4위 이탈리아(17%) 등을 압도하고 있다.

반도체 대형주들이 증시를 밀어올리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미국 증시에선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생성형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수요가 커지면서 샌디스크는 연초 이후 약 725%, 마이크론은 266% 폭등했다. 일본 닛케이평균, 대만의 가권 지수, 프랑스 CAC 지수 등도 각각 키옥시아, TSMC,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의 주가 급등에 힘입어 지수가 상승하고 있다.

다만 반도체 쏠림 현상으로 상승장에서도 소외된 종목이 많다는 점은 부담이다. 실제로 코스피가 9000선을 돌파한 18일, 946개 코스피 종목 가운데 주가가 오른 종목은 109개(11.5%)였는데 하락한 종목은 791개(83.6%)에 달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특정 주도주에 자금이 집중되는 현상은 전형적인 강세장의 특징”이라며 “소수 종목만 먼저 급등하다가 점차 다른 주식들까지 다 함께 오르고, 이후 다시 주도주로 돈이 몰리는 과정이 순환되어야 탄탄한 상승장이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증권가는 반도체 쏠림이나 시장 과열을 우려하면서도 코스피가 1만 선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은 코스피가 1만500, 대신증권은 1만1500, DB증권은 1만17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중에선 JP모건, 모건스탠리가 1만 선에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고물가와 고금리 환경이 빠르게 해소되는 것이 아니어서 반도체를 비롯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종목 몇 개만 오르는 양극화 장세가 전개됐다”며 “코스피 1만 안착을 위해서는 일부 IT 쏠림이 아니라 전 업종이 고르게 오르는 현상이 나타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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