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기기 호황 이면]③ LS일렉트릭, 낮은 수출 비중 '고민'

K전력기기 산업이 사상 최고의 호황기를 맞았지만 이면에는 그늘이 짙게 드리웠다. 미국 시장 편중과 기업별 재무 리스크는 활황을 무너뜨릴 수 있는 ‘구조적 뇌관’이다. 화려한 숫자 뒤에 가려진 기업의 민낯을 살펴보고 진정한 글로벌 강자로 거듭나기 위한 방향성을 알아본다. <편집자 주>

LS일렉트릭 미국 텍사스주 테크센터 / 사진 제공=LS

글로벌 에너지 전환과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로 역대급 호황을 맞이한 LS일렉트릭은 내수 중심 이미지를 탈피하고 본격적인 해외 시장 영토 확장에 나선다.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수출 비중을 끌어올리기 위해 미국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질적·양적 성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LS일렉트릭, 해외 매출 비중 50%

LS일렉트릭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은 50% 수준에 머물러 있다. 효성중공업 전력기기 사업부문과 HD현대일렉트릭은 60~70%를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것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표다.

해외 비중 차이는 주력 제품군에서 발생한다. 경쟁사는 북미 및 중동 전력망 확충에 필수적인 초고압 변압기 등 송전 부문에 집중해 글로벌 특수를 누리고 있다. 반면 LS일렉트릭은 해외보다 꾸준한 내수 수요가 있는 배전기기 분야에 특화된 기업이다.

LS일렉트릭은 수출확대를 위해 북미 시장 현지화를 올해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제품 수출을 넘어 수요가 폭발 중인 미국에서 직접 제품을 생산·공급하겠다는 목표다. 핵심은 미국 텍사스 생산라인이다. 텍사스는 북미 에너지 산업의 허브다.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신재생 에너지 단지가 밀집해, 전력기기 수요가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지역이다.

이 곳 생산라인이 본격적으로 가동하면 물류비 절감은 물론 미국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관세 등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 정책 기조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 수주 경쟁력은 획기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LS일렉트릭 초고압 변압기 / 사진 제공=LS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 3배 확대

LS일렉트릭은 미국 현지화 전략에 더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질적으로 변화시킬 계획이다. 배전 강자 위치를 유지하는 가운데 고부가가치 제품인 초고압 변압기 시장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3배 이상 늘렸다. 글로벌 송전망 인프라 투자 확대에 맞춰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LS일렉트릭은 최근 부산 사업장에 1000억원을 투자해 초고압 변압기 제2공장 증설을 완료했다. 연간 생산능력은 기존 2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커졌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초고압 변압기는 기술 장벽이 높고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신규 업체 진입이 어렵고 생산능력 확대가 실적확대로 직결되는 구조”라며 “부산 사업장 증설에 더해 추가적인 변압기 생산라인 확충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LS일렉트릭이 북미 현지화와 초고압 변압기 추가 증설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경우, 해외 매출 비중이 조만간 경쟁사 수준인 70%선에 근접할 것으로 본다. AI 산업 발전에 따른 데이터센터 증설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 등 LS일렉트릭에 우호적인 사업환경이 조성돼 있어서다.

증권가는 올해 LS일렉트릭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LS일렉트릭이 올해 매출 5조7591억원, 영업이익 587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18.3%, 영업이익은 39.8% 증가한 예상치다. 영업이익률도 10.2%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S일렉트릭은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 확장으로 AI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응할 채비를 마쳤다”며 “배전반과 전력기기에 더해 변압기 역량도 확대되면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실적 및 수주 성장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호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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