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폭락에 성난 농민들.. 충남 전역서 '논갈이 투쟁'

박상원 기자 2022. 9. 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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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농민들이 쌀값 폭락으로 경제적 피해를 호소하며 수확을 앞둔 벼를 갈아 엎는 '논갈이' 투쟁에 나섰다.

김재길 아산농민회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물류대란을 거치면서 기름값 40%, 면세유 100%, 농자재값이 20~30% 올랐는데 벼 수확을 앞두고 있는 지금 쌀값이 가장 높아야 할 시기임에도 쌀값은 지난해보다 폭락했다"며 "가마니당 20만 원 이상이던 쌀이 지금은 15만 원이하로 떨어졌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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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충남 예산군 고덕면 한 논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 관계자들이 정부에 쌀값 안정화 대책을 요구하며 수확을 앞둔 벼를 트랙터로 갈아엎고 있다. 사진=박상원 기자

충남 농민들이 쌀값 폭락으로 경제적 피해를 호소하며 수확을 앞둔 벼를 갈아 엎는 '논갈이' 투쟁에 나섰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아산농민회는 21일 오전 10시 아산 염치읍 석정리에서 논갈이 투쟁을 전개했다. 김재길 아산농민회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물류대란을 거치면서 기름값 40%, 면세유 100%, 농자재값이 20~30% 올랐는데 벼 수확을 앞두고 있는 지금 쌀값이 가장 높아야 할 시기임에도 쌀값은 지난해보다 폭락했다"며 "가마니당 20만 원 이상이던 쌀이 지금은 15만 원이하로 떨어졌다"고 호소했다.

김 회장은 "2020년부터 공익형 직불금 시장격리제를 하기로 했고, 2021년도에는 정부가 시장격리를 제때 잘해서 쌀값이 괜찮았다"며 "하지만 올해는 수확량이 20% 늘고 시장격리를 안 하면서 폭락사태가 발생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농민은 자신이 생산한 농산물에 대한 가격결정권도 없이 가격폭락사태에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다"며 "잘못이 정부에 있어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하는 것인데 이렇다 할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회장은 "동성농협, 여주농협 같은 경우 수매가를 동결했다"며 "아산농협도 최소 작년 수준의 수매가를 요구한다"고 했다.

농민들은 쌀값 하락은 과잉생산이 아닌 의무수입량으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산농민회원 전귀용 씨는 "쌀값 하락이 과잉생산한 농민들 탓이라고 하는데 쌀 의무 수입을 내주면서 우리나라는 자동차, 반도체에서 이익을 봤지 않냐"며 "아무런 보장 없이 농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날 아산농민회는 트랙터 2대를 동원해 염치읍 홍찬표 씨의 논 약 2,000㎡을 갈아엎은 후 3.5㎞ 가두행진을 펼쳤다. 이들은 이어 아산시에 △2021년산 재고벼 전량 시장격리 및 2022년산 비축미 확대 △자동시장격리의무화 양곡관리법 개정 △저율 쌀수입정책(TRQ) 폐기 △쌀 180만 톤 비축(현행 30만 톤) △면세유 가격 상승분 50%, 자재비 50% 지원 △농촌인력 종합지원센터 설치 △농민 긴급생활비 지원 △CPTPP 저지 △농민수당 지원 조례 개정 △농지 투기실태 전수조사 실시 등의 요구안을 전달했다.

이날 오후 예산군 고덕면에서도 트랙터 세 대가 수확을 곧 앞둔 벼를 갈아 엎었다.

예산농민회는 "비룟값 등 농업경영비용은 폭등하는데, 농민들의 노동에 대한 대가는 갈수록 떨어져만 간다"라며 "현재 밥 한 공기에 농민에게 돌아가는 원가는 206원으로, 최소 300원 이상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자식 같은 벼를 갈아엎는 우리의 심정이 오죽하겠냐"라며 "정부와 충남도 예산군 모두 대책 마련을 해 우리 농민들에 대한 지원책을 시행해주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이 시위에 참석한 박경석(73) 씨는 "CPTPP에 가입하게 되면 살아남을 농민들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라며 "농산물 95%가 무관세로 우리나라 시장에 풀리면 우리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눈 앞이 캄캄하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날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은 쌀값 안정화 대책을 요구하며 '논갈이 동시다발 투쟁'을 충남 곳곳에서 진행했다. 아산과 천안, 예산을 비롯해 논산, 당진, 보령, 부여 서천, 청양 등에서 논갈이 투쟁을 이어갔다.

21일 충남 예산군 고덕면 한 논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 관계자들이 정부에 쌀값 안정화 대책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사진=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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