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김봉현 술 접대’ 전·현직 검사 유죄 취지 파기환송

대법원이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술 접대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검사들과 이들에게 향응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김 전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 했다.

라임 사태 주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 서울남부지검 제공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8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과 나모 검사, 검사 출신 이모 변호사에 대한 상고심에서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김 전 회장과 이 변호사는 지난 2019년 7월 18일 나 검사에게 1회 100만원을 초과하는 114만원 상당의 술과 안주 등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나 검사는 1회 114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직무나 기부·후원·증여 등 명목과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거나 약속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술자리 중간에 참석한 이들도 포함해 술값을 분할해서 향응 가액을 산정할 경우 나 검사가 향유한 금액이 100만원이 안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향응 가액이 100만원을 초과한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면서 “나 검사가 받은 향응 액수는 93만9167원”이라고 밝혔다. 2심 재판부도 1심 판단을 따랐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공직자가 아닌 다른 참석자들이 술자리 중간에 합류한 사정 등을 고려해 계산할 경우 나 검사가 받은 향응 가액이 100만원이 넘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공직자가 제공받은 향응 가액과 다른 참석자가 제공받은 향응 가액이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을 검사가 증명한 경우 다른 참석자가 제공받은 향응 가액을 구분해 총 비용에서 공제하고 남은 가액을 향응 제공자를 포함한 나머지 참석자들 사이에서 평등하게 안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방식으로 (공직자인) 나 검사가 제공받은 향응 가액을 산정한다면 1회 100만원을 초과할 가능성이 상당한데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청탁금지법 위반죄 성립과 관련하여 향응 가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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