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출수수료 갈등에 3개 방송 송출 중단한 CJ온스타일

TV 시청인구 감소로 업황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CJ온스타일이△딜라이브 △아름방송 △CCS충북방송과 송출수수료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블랙아웃을 결정했다. /사진 제공=CJ ENM

CJ온스타일이 ‘블랙아웃(방송 송출중단)’ 카드를 꺼내 들었다. TV 시청인구 감소로 업황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딜라이브 △아름방송 △CCS충북방송과 송출수수료 협상이 이뤄지지 않자 방송 송출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롯데홈쇼핑이 딜라이브 강남 케이블TV와 계약종료를 선언하고, 현대홈쇼핑도 LG헬로비전에 송출중단을 선포했지만 홈쇼핑 업계에서 3개 방송사업자를 상대로 동시에 송출을 끊은 것은 CJ온스타일이 처음이다.

CJ온스타일은 최근 홈페이지에서 딜라이브·아름방송·CCS충북방송과 홈쇼핑 송출 공급 계약을 종료한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 달 1일부터 해당 유료방송 서비스에서는 CJ온스타일 방송을 볼 수 없게 된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케이블TV 가입자 수와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에도 딜라이브 등 3곳 모두와 합리적인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수수료 대비 매출 개선이 어려운 곳으로 판단해 방송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TV 매출 줄고, 송출수수료는 늘고

이 같은 결정은 송출수수료 때문이다. 홈쇼핑 매출은 쪼그라드는데 수수료는 오히려 오르면서 홈쇼핑 업계를 압박하는 형국이다. 실제로 지난해 TV홈쇼핑 방송 매출은 5년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송출수수료는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한국TV홈쇼핑협회가 발간한 지난해 ‘홈쇼핑 산업현황’ 자료에 따르면 주요 TV홈쇼핑 7개 법인의 방송 매출은 5년간 감소했다. 지난 2019년 3조1462억원, 2020년 3조903억원, 2021년 3조115억원, 2022년 2조8998억원, 지난해 2조7290억원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도 3270억원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코로나19로 호황을 누린 2020년 7443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1년 6020억원, 2022년 5026억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러나 유료방송에서 송출수수료는 최근 5년간 연 20~30%씩 인상됐다. 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국내 TV홈쇼핑 7개사의 송출수수료는 2014년 1조원을 넘겼다. 2019년 1조5497억원, 2020년 1조6750억원, 2021년 1조8075억원, 2022년 1조9065억, 지난해 1조9375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TV홈쇼핑 7개 법인이 유료방송사업자에 낸 송출수수료는 1조9375억원으로 방송 매출의 71%에 이른다. 전체 액수, 방송 매출 대비 비율 모두 역대 최고치다. 방송에서 상품을 판매해 100원을 벌면 이 중 71원이 송출수수료로 나가는 셈이다.

지난 8월 첫 방송한 모바일 라이브쇼 신규 프로그램 /사진 제공=CJ ENM

CJ온스타일, '모바일' 업고 3분기 호실적 전망

송출수수료가 내려가지 않자 CJ온스타일은 4월 “올해를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확장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포했다. 이에 따라 인기 제품 브랜드를 모바일에 먼저 선보이거나, 라이브커머스를 중심으로 한 모바일 신규 상품을 키우는 등 TV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으로 채널을 확장하면서 TV와 시너지를 낼 방침이다.

이 같은 기조에 힘입어 CJ ENM 커머스 부문(CJ온스타일)은 올 2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2분기 매출은 3719억원으로 전년 대비 7.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7.1% 늘어난 275억원을 기록했다. CJ온스타일 측은 모바일 플랫폼 콘텐츠를 중심으로 신규 고객이 늘었고, 인기가 높은 트렌디한 단독상품을 발굴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CJ온스타일은 '모바일'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CJ온스타일은 초대형 모바일 라이브쇼를 첫 방송한 8월26일부터 9월25일까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역대 9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평균 일간활성이용자(DAU)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월 대비 32%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CJ온스타일 모바일 라이브쇼 전체 거래액도 전년 비 108% 올랐다. 신규 고객을 모바일로 유입하고 매출로 연계시킨다는 CJ온스타일의 전략이 통한 것이다. 아울러 3·4분기는 마진이 높은 겨울옷으로 패션을 전개하는 홈쇼핑의 성수기로 꼽히는 만큼 CJ온스타일은 올 하반기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CJ온스타일의 전체 카테고리에서 의류·잡화 비중은 38.2%를 차지한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도 '원플랫폼(모바일부터 TV까지 멀티채널 융합)' 2.0 전략에 기반해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육성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