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9을 처음 경험했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넓다’는 감각이다. 단순히 차체 크기 때문이 아니라,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이 만들어낸 평평한 바닥과 여유로운 공간 덕분이다. 3열 SUV임에도 불구하고 3열 무릎 공간이 넉넉하며, 승차감도 편안하다. 가족 단위 이동이나 장거리 여행에서도 피로도가 확실히 줄어든다. 조용하고 부드럽게 미끄러지는 주행 질감은 ‘패밀리카의 정석’을 보여준다.

디자인은 한눈에 봐도 “기아가 미래를 이렇게 정의하겠구나”라는 인상을 준다. 디지털 패턴 조명, 직선 위주의 볼륨감, 각진 SUV 실루엣은 전통적인 오프로더의 존재감과 전기차 특유의 세련미를 완벽하게 결합했다. 야간 주행 시 켜지는 라이팅 시그니처는 존재감이 압도적이며, 주차장에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차’로 돋보인다. 단순히 크기만 큰 SUV가 아니라, ‘있어 보이는 SUV’라는 점이 EV9의 첫인상이다.

주행 성능은 ‘대형 SUV 맞아?’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민첩하다. E-GMP 플랫폼 덕분에 무게 중심이 낮아 코너링에서 불안하지 않고, 고속에서도 안정감이 탁월하다. 롱레인지 AWD 모델 기준 380마력의 출력과 즉각적인 전기모터 토크는 대형 SUV의 느린 이미지를 완전히 지워버린다. 출발부터 가속, 추월까지 모든 구간이 여유롭고 매끄럽다.
에어 서스펜션과 사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된 트림은 눈길이나 오프로드에서도 안정적이다. EV9은 단순한 전기 SUV가 아니라, “정숙성과 주행감,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대형 패밀리카”로 완성됐다. 고속 주행에서도 엔진 소음이 없고 풍절음이 억제돼, 음악이나 대화가 편안하게 이어지는 점도 만족도가 높다.

첨단 기술은 EV9의 또 다른 강점이다. 디지털 사이드미러, 원격 주차 보조(RSPA) 기능은 좁은 공간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OTA 업데이트로 차량 소프트웨어가 지속적으로 개선된다. 주행 중에는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핵심 역할을 하며, 내비게이션·미디어·카메라 기능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조작이 편리하다.

스마트폰 연동성도 완벽하다. 기아 커넥트 앱을 통해 충전 예약, 원격 시동, 실내 온도 조절이 모두 가능해 일상에서 EV9을 ‘생활 도구’처럼 다룰 수 있다. 단순히 전기차를 타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스마트 기기를 소유하는 경험에 가깝다.

경쟁 모델과 비교하면 EV9의 가성비는 더욱 두드러진다. 테슬라 모델 X, 벤츠 EQE SUV가 기본형만 1억 원을 넘기는 반면, EV9은 보조금 적용 시 6천만 원대부터 시작한다. 게다가 국산차 특유의 A/S 접근성과 유지비 부담이 낮아, 실질적인 총비용에서 압도적인 차이를 만든다.

특히 EV9은 6인승, 7인승 선택이 가능하며, 2열 독립 시트를 적용하면 ‘퍼스트 클래스 SUV’로 변신한다. 시트 각도 조절, 리클라이닝, 통풍 기능이 결합돼 장거리 여행에서도 피로감이 적다. 수입 SUV와 비교해도 전혀 부족하지 않은 구성이다.
EV9 롱레인지 모델의 주행거리는 약 500km 수준으로, 충전 스트레스가 적다. 초급속 충전 시 20분 만에 약 24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며, 전국적으로 확대 중인 E-pit 고속 충전소망을 활용하면 장거리 이동이 훨씬 수월하다.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전기차를 주저하던 소비자에게는 결정적인 매력이다.

환경 측면에서도 EV9은 차별화된다. 재활용 플라스틱, 바이오 기반 원단, 친환경 도장 공법을 적용해 지속 가능성을 실현했다. 기아가 단순히 전기차 판매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 철학으로 ‘지속가능한 이동성’을 구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산 브랜드라는 점은 여전히 EV9의 강력한 무기다. 전국적으로 촘촘한 서비스망, 저렴한 유지비, 빠른 부품 수급은 수입 전기 SUV들이 따라올 수 없는 장점이다. 실제 오너들의 후기에서도 “품질은 수입차급, 관리비는 국산차 수준”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결국 EV9은 단순한 대형 전기 SUV가 아니다. 크기, 디자인, 기술, 가격, 그리고 감성까지 모든 요소를 새롭게 정의한 모델이다. 6천만 원대에 이 정도 품질이라면, 테슬라와 벤츠가 긴장할 만하다. 지금 이 시점, 가장 완성도 높은 대형 전기 SUV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EV9이 첫 번째로 언급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