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전쟁 1년 만 '피라미드 11배' 잔해 뒤덮여

조수연 2024. 10. 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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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1년째 이어지는 시점에서 가자지구를 뒤덮고 있는 막대한 양의 건물 잔해가 어떻게 처리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2014년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약 한달 반 가량 전쟁을 벌였을 때도 세계 각국의 협력을 받아 가자지구에서 300만 t이 넘는 잔해를 정리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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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대비 막대한 규모 …수습 못 한 시신만 1만 구
유엔 "당장 작업 시작해도 14년간 최소 1조 6천억 들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1년째 이어지는 시점에서 가자지구를 뒤덮고 있는 막대한 양의 건물 잔해가 어떻게 처리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중부 모스크의 잔해를 살피는 주민. / 사진=EPA 연합뉴스


현지시간 6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엔은 가자지구에 쌓여 있는 건물 잔해의 규모를 최소 4천200만 t으로 추산했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이는 전쟁 발발 이전의 14배에 이르며, 인류 최대 건축물 중 하나인 이집트 기자의 대피라미드를 11번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입니다.

매일같이 이어지는 이스라엘군의 폭격과 끊임없는 전투로 무너지거나 철거가 불가피해진 건물이 그만큼 많다는 것입니다.

유엔의 위성사진 자료를 보면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전쟁이 터지기 전 가자지구에 있던 건물 전체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16만 3천 채가 1년 새 파손되거나 무너진 상태인데, 이중 3분의 1가량은 고층 건물이었습니다.

한때 많은 이들이 분주히 오가던 많은 길들이 현재는 사람 키만한 돌무더기에 뒤덮여 나귀가 끄는 수레 정도만 간신히 지나는 형편이 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이에 유엔은 가자지구 당국자들이 잔해 더미를 처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습니다.

가자지구 중부의 한 모스크의 잔해. / 사진=AFP 연합뉴스


유엔 주도의 잔해 관리 실무그룹은 당장 이달부터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와 중부의 데이르엘발라에서 도로변의 건물 잔해를 치우는 작업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2014년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약 한달 반 가량 전쟁을 벌였을 때도 세계 각국의 협력을 받아 가자지구에서 300만 t이 넘는 잔해를 정리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와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막대한 규모의 파괴가 자행된 까닭에 잔해 정리 작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세종시와 비슷한 365㎢의 면적에 230만 명의 주민이 거주,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곳 중 하나인 가자지구에선 이 정도의 잔해를 정리할 수 있을 만한 빈 공간이 없을 뿐더러 잔해 처리에 들어갈 막대한 비용과 시간도 문제로 꼽힙니다.

유엔 당국자들은 지금 당장 작업을 시작한다고 해도 14년에 걸쳐 최소 12억 달러(약 1조 6천억 원)가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민간인들 사이에 숨어 있는 하마스 무장대원을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작업자들이 휘말릴 위험이 있다는 점, 잔해 아래 수습되지 못한 팔레스타인인의 시신이 많게는 1만 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불발탄 등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발암물질인 석면 등에 오염된 잔해도 230만 t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문제는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익명의 유엔 당국자는 "정치적 해법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가자 재건을 위해 투자가 이뤄질 수 있을지 모두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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