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늪에 빠진 중소형 증권사, '위기론' 부상
다올투자증권 신용등급 'A-'로 강등
iM증권, 인력·점포 구조조정 나서
중소형 증권사 PF리스크 노출 우려↑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중소형 증권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늪에서 여전히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증권사들이 추가로 최대 2조2000억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더 적립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형사보다 중소형 증권사들이 PF 리스크에 더 크게 노출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4일 한국기업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최근 다올투자증권의 기업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부동산 PF 충당금으로 인해 영업적자를 기록한 곳이다. 한기평은 신용등급을 낮춘 이유로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 하락 △자본적정성 저하 △부동산 PF 부담의 지속 등을 꼽았다.
특히 다올투자증권의 순자본비율(NCR)은 상반기 기준 222.7%로 비교 기업 평균인 301.9%에 크게 못 미쳤다. NCR은 증권사 자본적정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또한 다올투자증권의 올해 6월 말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4453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62.3% 수준이다.
한기평은 "다올투자증권이 수익 기반을 확장하기 위해 세일즈앤트레이딩(S&T) 및 채권운용, 기업금융 등을 강화하고 있으나, 단기간 내 시장지배력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PF 부실 여파에 긴축 경영에 나선 중소형 증권사도 나타났다. iM증권은 이번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iM증권이 인력 감축에 들어간 건 지난 1월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희망퇴직 대상은 만 55세 이상에 근속 연수 15년 이상이다. 1월에는 근속 연수 20년 이상이었는데 범위가 확대됐다. 아울러 iM증권은 영업점 통폐합도 진행한다.
부동산 금융 의존도가 커 실적 타격이 큰 탓에 긴축 경영을 가속화 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iM증권은 올해 상반기 증권사 중 가장 큰 손실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iM증권의 지난 상반기 순손실은 814억2800만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 290억7483만원의 순이익을 거둔 것과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 총 1874억원의 부동산 PF 충당금을 추가로 쌓은 영향이다.
중소형 증권사들이 부동산 PF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충당금 적립이 추가로 필요한데다 중소형 증권사들의 PF 리스크 노출이 더 크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말 세미나에서 부동산 PF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증권사가 1조4000억원에서 2조2000억원의 충당금을 더 적립해야 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아울러 중대형·중소형 증권사가 PF 리스크에 더 크게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규모별로 PF 익스포저에 유의 또는 부실 우려로 분류되는 사업장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대형 증권사(자기자본 4조원 이상)는 11%, 중대형사(자기자본 1조~4조원) 증권사는 25%, 중소형사(자기자본 1조원 미만) 증권사는 23% 수준이다.
정효섭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내년 이후 본 PF 만기 도래가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의) PF 사업성 평가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 간 PF 리스크 대응력의 차별화가 지속될 것이다. 일반 증권사는 자기자본 대비 PF 익스포저가 크고, 유동성 대응력과 자본 완충력이 열위에 있어 PF 리스크 현실화 시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중소형 증권사들의 신용도 하방 압력은 커지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지난달 말 중소형사와 자기자본 1조~4조원 증권사들인 BNK증권, iM증권, IBK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의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부동산 금융 비중이 높거나 수익성이 저하됐고, 부동산 경기 호황기에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됐지만 당시 수준의 수익창출력을 시현하지 못하는 곳들이다.
윤재성 나신평 수석연구원은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부동산 프로젝트 PF 환경 저하가 나타나며 부동산금융 수수료 수익 감소, 부실 비용 증가 등이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부정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며 "정통 IB와 자산관리 등 사업영역을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자기자본 4조원 이상)가 이미 우수한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비(非) 종투사의 경쟁적인 진출로 경쟁 강도도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raj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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