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BBC 기자들 "이스라엘 편파, 조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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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과 BBC의 취재 기자 10여 명이 지난 1년 간 두 언론사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보도에서 친이스라엘 편파 보도와 조직적 이중 잣대, 저널리즘 원칙 위반을 일삼아왔다고 내부고발했다.
가명 '아담'을 쓴 현직 CNN 기자는 "CNN에 정말 창피한 순간"이라며 "그건 하마스 명단이 전혀 아니었고 아랍어로 적힌 달력이었다. 그러나 로버트슨의 보도는 이스라엘의 주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swallowed)"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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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미디어 동향] 가자지구 전쟁 1년, CNN·BBC 기자 알자지라 통해 내부 고발 "거짓 선전 보도 막으려 했지만 무산"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CNN과 BBC의 취재 기자 10여 명이 지난 1년 간 두 언론사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보도에서 친이스라엘 편파 보도와 조직적 이중 잣대, 저널리즘 원칙 위반을 일삼아왔다고 내부고발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알자지라의 주간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리스닝포스트'는 BBC와 CNN 기자 10여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방송했다.
이들은 서구 언론이 이스라엘의 근거 없는 주장을 확인과 검증 없이 보도해왔다고 했다. 그 일부는 △하마스가 아기들을 참수했다는 주장 △이스라엘이 폭격한 가자지구 어린이병원에 하마스가 이스라엘 포로들을 숨기는 공간을 뒀다는 주장 △알시파 병원에 하마스 본부와 벙커가 있다는 주장 △하마스가 조직적 성폭력을 벌였다는 주장 등이다.
CNN 기자는 CNN이 직원들의 사전 경고를 무시한 채 이스라엘의 거짓 주장을 방송했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CNN의 닉 로버트슨 국제외교 에디터는 이스라엘군 폭격으로 파괴된 알란티시 어린이 병원을 방문했다. CNN은 이스라엘이 내외신의 취재를 봉쇄한 가운데 CNN에만 특별하게 종군 취재를 허용했다고 했다.
다니엘 하기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알란티시 병원 안에서 종이 한 장을 가리키며 하마스 조원 명단이며 하마스가 이스라엘 포로들을 이 병원에 숨기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가명 '아담'을 쓴 현직 CNN 기자는 “CNN에 정말 창피한 순간”이라며 “그건 하마스 명단이 전혀 아니었고 아랍어로 적힌 달력이었다. 그러나 로버트슨의 보도는 이스라엘의 주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swallowed)”고 했다. 전날 SNS에서 이스라엘군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퍼진 뒤였는데도 이스라엘 주장은 그대로 보도됐다는 설명이다.
이 기자는 다른 CNN 프로듀서가 해당 보도가 방송된 뒤 온라인 업로드를 막으려 했지만 무산됐다고 전했다. 한 동료 프로듀서가 닉 로버트슨 에디터에게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고 알렸지만 그는 '그럼 하가리(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가 우리한테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냐'고 물었고 지적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도 전했다.
아담 기자는 “이스라엘이 확인해주지 않으면 가자 공습을 공습이라고 부를 수도 없었던 시기가 있었다”며 “다른 경우엔 이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예컨대 러시아가 키예프에 있는 병원을 폭격했는지를 러시아에 묻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이 기자는 가자지구 보건당국이 이스라엘 공격으로 4면 명 이상 숨졌다고 발표했을 당시엔 마이크 맥카시 CNN 편집장이 팀에 “맥락을 파악하고 하마스에 책임을 물을 것”을 주문했다고도 했다.
'사라'라는 가명을 쓴 현직 BBC 기자는 BBC가 인터뷰이 선정에 이중 잣대를 둔다고 비판했다. 팔레스타인을 인터뷰이로 선정하려면 엄격한 조사를 거쳐 높은 문턱을 통과해야 하는 반면, 이스라엘 인터뷰이는 거짓말을 한 전적을 갖고도 인터뷰이로 초대돼 어떤 반박도 받지 않고 발언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UN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집단학살을 막지 못하고 있다며 UN 인권최고대표 뉴욕사무소장직을 사임한 크레이그 모카이버는 이 방송에서 “지금은 우리가 찾아보기 어려운 역사의 한 순간이다. 집단학살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가 지켜보고,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정부들이 여기에 공모하고, 서구 언론이 집단학살 메커니즘의 일부가 됐다”며 “그것이 이전과 다른 지점이자 공포스러운 지점”이라고 했다.
BBC와 CNN은 편파적 보도를 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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