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 연봉 아끼고 타격왕은 겨우 8억에 쓴다…샌디에이고 트레이드 왜 역대급 거래인가

윤욱재 기자 2024. 5. 5.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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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우석이 샌디에이고를 떠나 마이애미로 트레이드 이적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꿩 먹고 알 먹고. 샌디에이고의 트레이드가 딱 그렇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5일(이하 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와 진행한 4대1 트레이드를 공식 발표했다. 샌디에이고가 '타격왕' 루이스 아라에즈(27)를 영입하면서 반대 급부로 한국인 우완투수 고우석(26)과 유망주 3명을 패키지로 묶어 마이애미에 보냈다. 유망주 3명은 외야수 딜런 헤드(20), 외야수 제이콥 마시(23), 1루수 네이선 마토렐라(23)가 포함됐다.

이번 트레이드의 '메인'은 역시 아라에즈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아라에즈는 2019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했고 92경기에 나와 타율 .334 4홈런 28타점을 남기며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2020년 32경기에서 타율 .321 홈런 없이 13타점을 기록한 아라에즈는 2021년 121경기에서 타율 .294 2홈런 42타점을 기록했고 2022년 144경기에서 타율 .316 8홈런 49타점을 마크하면서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해 1월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된 아라에즈는 147경기에 나와 타율 .354 10홈런 69타점을 남기면서 이번엔 내셔널리그 타격왕에 등극했고 양대리그에서 모두 타격왕 타이틀을 획득한 선수로 역사에 남았다.

올해 마이애미에서 33경기에 출전한 아라에즈는 타율 .299에 타점 5개를 기록 중이었는데 또 한번 트레이드와 마주해야 했다. 빅마켓 구단이 아닌 마이애미는 올해 9승 26패(승률 .257)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최하위를 맴돌면서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 아라에즈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해 유망주를 수집하는 것으로 '급선회'했다. 아라에즈는 올해 연봉 1060만 달러를 받는 선수로 2025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아라에즈의 몸값이 점점 치솟는 만큼 마이애미에 잔류할 확률도 낮아지는 것이 사실. 때문에 마이애미는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이제 아라에즈의 남은 연봉은 849만 1398달러. 그런데 남은 금액의 대부분을 마이애미가 '보조'하기로 결정해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래틱'은 5일 "샌디에이고가 아라에즈를 트레이드로 영입하면서 마이애미로부터 800만 달러에 가까운 돈을 받는다"라고 전했다.

즉, 마이애미가 아라에즈의 남은 연봉 중 789만 8602달러를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이로써 샌디에이고는 아라에즈에게 59만 2796달러만 지불하면 된다. 한화로 약 8억원 정도에 불과한 금액이다. 올해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은 74만 달러. 이보다 적은 금액에 '타격왕'을 쓸 수 있다니 '횡재'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마이애미는 샌디에이고의 유망주 패키지가 절실했다는 뜻이다. 'MLB 파이프라인'이 선정한 샌디에이고 유망주 랭킹에서 헤드가 6위, 마시가 9위, 마토렐라가 13위에 올랐던 선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마이애미도 나름 알짜배기 유망주를 영입했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 루이스 아라에즈
▲ 루이스 아라에즈

여기에 샌디에이고는 마이애미에 고우석을 보내면서 고우석의 남은 연봉도 아낄 수 있게 됐다. 샌디에이고가 올 시즌을 앞두고 고우석과 맺은 계약은 2+1년 최대 940만 달러. 보장된 계약은 2년 450만 달러였다. 샌디에이고는 불펜 보강을 위해 KBO 리그 특급 마무리투수 중 1명이었던 고우석과 손을 잡았으나 고우석이 시범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12.46으로 부진하면서 적응하는데 애를 먹자 결국 개막 로스터에서 제외하는 결단을 내렸다. 고우석은 더블A에서 10경기에 나와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했지만 샌디에이고는 일찌감치 고우석을 전력 외 선수로 판단한 듯 하다.

물론 아라에즈는 2025시즌을 마쳐야 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당장 내년에도 연봉이 대폭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샌디에이고가 또 한번 트레이드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디 애슬래틱'은 "올해 남은 기간이 어떻게 전개가 되든 샌디에이고는 비시즌에 아라에즈를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를 해서 내년에 상당한 금액을 지불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반대로 샌디에이고가 아라에즈를 지킬 가능성도 존재한다. 바로 주전 유격수 김하성이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디 애슬래틱'도 "샌디에이고가 연말에 내야진의 핵심 멤버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아라에즈를 지킬 동기부여가 생길 수 있다. 유격수 김하성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가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샌디에이고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당장 '염가'에 '타격왕'을 활용하면서 타선에 힘을 불어 넣은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마침 아라에즈는 5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첫 선을 보였고 6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샌디에이고의 13-1 대승을 이끌었다. 샌디에이고는 장단 18안타를 몰아치면서 파죽의 4연승을 질주, 18승 18패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 자리를 유지했다.

▲ 고우석 ⓒ곽혜미 기자
▲ 고우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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