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남극세종과학기지와 장보고과학기지, 아라온호를 통해 남극과 북극에 방문하는 인력은 200명이 넘는다.
하지만 각각의 장소를 지키는 의사는 단 1명뿐이다. 말 그대로 ‘슈퍼맨’과 같은 의사가 돼야 하는 것이 극지 의사들의 현실이다.
하지만 극지 의사들을 뒷받침하는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 극지(極地)’의 의료는 ‘부족함’과의 싸움이다. 의약품은 늘 부족하고 의료 인력도 부족하다.
또한 남극과 북극이라는 특수 환경에서 오는 국제법과 규제도 극지 의료인들에겐 압박으로 다가온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 미래 극지 연구의 해답, ‘극지의료센터’가 필요한 이유

전문가들은 극지 의사들을 도울 수 있는 ‘거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한극지의학회가 제안한 것이 바로 ‘극지의료센터’의 건립이다.
극지 의사들과 물자 공급 등 지원을 원활케 할 수 있는 극지의료 인프라 거점을 설립하자는 의견이다.
18일 ‘제 16회 대한극지의학회 학술대회’ 서 발표를 진행한 윤기범 극지의학회 부회장은 “연구를 포함해 극지의료센터를 2027년까지 설치하는 것이 극지의학회의 목표”라며 “지난해부터 올해 하나씩 플랜을 달성해 나가며 극지 안전을 위한 의료센터를 건립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극지의료센터는 남극 의료가 가진 ‘법의 공백 지대’ 문제의 중요한 해결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남극은 특정 국가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공간이다.
하지만 이는 ‘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때문에 남극에서의 모든 의료 행위는 국제적인 규제를 받게 된다. 때문에 극지 의사들은 국제법과 국내법이 교차된 복잡한 문제에 놓여있는 실정이다.

현재 극지 의사들이 제약받는 법적 규제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국제 조약 △대한민국 헌법 △경유국법이다. 이때 국제 조약은 남극조약체제(ATS)로 ‘UN’의 영향을 받는다.
즉, 쇄빙선이나 극지 연구기지에 의약품을 반입할 경우 ‘UN 마약협약’에 접촉된다. 또한 경유국인 ‘칠레’와 ‘뉴질랜드’ 등 국가의 마약류 반입법도 저촉된다.
따라서 국내법상 반입 가능한 의약품일지라도 복잡한 국제법과 규제를 모두 통과해야 극지 시설로 운반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것이 극지 의사들이 늘 의약품 부족 문제에 시달리는 중요한 이유다.
윤기범 부회장은 “현재 극지 의사들은 주사제를 가져갈 때 90일까지 처방전과 각 국가에 여러 가지 보고를 하며 가져가게 된다”며 “복잡한 체계때문에 필요한 약품을 가져가지 못하거나 물량이 부족한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법적 문제를 관리해줄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인프라가 필요한데 극지의료센터는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를 설립하지 않고서는 극지 의사가 법적 문제에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이는 곧 극지 연구 성과 달성에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극지의료센터는 어떤 방식으로 향후 설립·운영될까.
현재 고려되는 방법은 크게 △극지연구소 측의 직접 설립 및 운영 △대한극지의학회의 설립 및 후원 운영 △개인 의원 위탁 운영의 3가지 방식이 고려된다.
상주 인원은 세종기지, 장보고기지, 국내 극지연구소를 포함 총 3명이 필요하다.
윤기범 회장은 “국제의료지원센터를 빨리 설치하기 위해선 우선 개인 의원 위탁 방법으로 먼저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인다"며 "이후 서서히 극지연구소나 극지의학회가 운영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극지연구소에서 직접 운영 시 공공성과 운영 안정성의 장점은 있지만 편리·신속성이 떨어지고 극지의학회서 운영할 시엔 전문성은 뛰어나지만 안정성이 조금 부족할 수 있다”며 “실질적으로 처음 시작은 위탁 운영으로 시작해 향후 연구소·의학회의 운영 지원을 받는 방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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