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I저축은행이 대표 금융 플랫폼인 사이다뱅크 중심의 '원 앱(애플리케이션)' 전략에 박차를 가한다. 금융서비스 창구를 일원화해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데이터·인공지능(AI) 등 디지털 전환 작업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조직 차원에서도 관련 분야의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신사업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1일 SBI저축은행에 따르면 자체 신용대출 플랫폼인 바빌론에서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는 23일부터 사이다뱅크로 이관된다. 대출 신청부터 상환까지의 금융 상품 관리는 물론 각종 생활 밀착형 서비스까지 사이다뱅크 안에서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통합하는 것이다.
SBI저축은행은 최근 사이다뱅크를 4.0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등 원 앱 전략을 위한 사전작업을 벌여왔다. 사용자환경(UI)과 사용자경험(UX)을 개편하고 카카오페이 연동, 간편인증 기반 서류 제출 등의 기능도 탑재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모바일과 PC 버전을 동시에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수백억원의 비용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SBI저축은행이 추진 중인 플랫폼 통합은 단순히 편의성 제고 목적에 그치지 않는다. 저축은행 업계의 당면 과제인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사이다뱅크를 필두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대표적으로 빅데이터와 생성형 AI 등 본업 경쟁력 강화와 연결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사이다뱅크로 압축해 실효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앞으로 SBI저축은행의 플랫폼이 사이다뱅크로 일원화되면 고객의 여·수신 취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통합해 수집할 수 있다. 이 데이터는 AI가 고객의 거래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제안하거나 부실 위험을 미리 감지할 수 있는 핵심 재료로 쓰인다. 나아가 AI 기반의 신용평가모형(CSS) 개발 과정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재무적 부담이 완화된다는 장점도 있다. 분산된 플랫폼에 챗봇과 자동화시스템(RPA) 등을 각자 개발해 심는 것은 비용 운영상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SBI저축은행이 모든 기능과 서비스가 통합된 원 앱 운영 대열에 합류한 배경이기도 하다.
조직 내부적으로도 디지털 사업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SBI저축은행은 3월 디지털금융본부를 총괄하는 임원으로 홍성진 상무를 선임했다. 지난해 2월 신설된 디지털금융본부는 AI 기반의 업무 효율화 등 전사적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현재 디지털금융실·정보시스시템실·IT기획실·AI LAB 등 4개의 조직을 산하에 두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홍 상무의 출신이다. 1997년 삼성카드에 입사해 전략정보팀·디지털기획팀·IT기획팀 등 대부분의 경력을 IT·디지털 분야에서 쌓은 베테랑이다. 삼성카드 최고정보책임자(CIO)를 거쳐 SBI저축은행으로 합류했다. 현재 리테일·신용관리·경영전략 등 주요 본부장이 대부분 내부 출신이라는 점을 비춰볼 때 적극적인 외부 수혈로 디지털 중심의 신사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SBI저축은행은 사이다뱅크를 저축은행 업계의 대표 디지털 플랫폼으로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관건은 고객 유입량을 늘려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다양한 디지털 사업 성과까지 연결 짓는 것이 지목된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사용자 중심의 쉽고 편안한 금융 플랫폼을 완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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