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적 책임 회피"‥10년간 양육비 미룬 '나쁜 아빠'에 첫 실형 선고
[뉴스데스크]
◀ 앵커 ▶
이혼 후 10년 동안 1억 원에 달하는 양육비를 주지 않은, 이른바 '나쁜 아빠'에게 법원이 징역 3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양육비 미지급자를 형사 처벌 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이 개정된 이후 실형이 선고된 첫 번째 사례인데요.
구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폭행과 폭언을 일삼던 전 남편의 횡포는 이혼 후에도 10년간 이어졌습니다.
법원이 두 아이 양육비로 월 80만 원씩 지급하도록 했지만 나 몰라라 한 겁니다.
못 받은 돈이 1억 원 가까이 쌓이는 동안, 김은진 씨는 장사에 공장일까지 병행하며 아들 둘을 홀로 키웠습니다.
이행명령과 강제집행은 물론 '감치 10일' 명령까지 받아냈지만, 집행관이 끝내 남편을 만나지 못해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김은진/양육비 미지급 피해자] "(법이) 강제성이 너무 없어서 관할 파출소를 찾아가서 제발 좀 붙잡아 달라.. 문 두드려도 안 열어주면 그만인 상황이 되니까 법이, 나라가 너무하다는 생각을.."
형사재판까지 오는 데도 무려 4년이 걸렸습니다.
법원은 오늘 온갖 사법조치에도 양육비를 주지 않은 전 남편에게 실형 3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습니다.
지난 2021년,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관련 법이 개정된 뒤 첫 실형 선고입니다.
[구본창/'양육비해결하는사람들' 대표] "단순히 개인 간의 채권 채무가 아니라 아이의 생존권과 관련된..'아동학대'다 이런 점이 오늘 명확해진 거죠."
재판부는 "피고인이 미성년 자녀와 전 배우자에게 긴 시간 회복할 수 없는 고통을 줬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재산을 숨기려 급여를 현금으로 받는가 하면 감치 재판을 앞두고 딱 한 번 양육비를 지급했다"며 "고의로 책임을 회피하는 피고인의 태도를 고려할 때 실형 선고로 동종 범죄를 억제해야 한다"고도 지적했습니다.
[김은진/양육비 미지급 피해자] "피고 아버지는 수백만 원의 변호사를 여러 번 선임해줬었어요. 저는 혼자 싸우려는 거를 보니까..(돌아가신) 아빠가 굉장히 힘들어하셨어요. 하늘에서라도 아빠가 애들하고 보살펴줄게 그렇게 말씀하신 게 마지막.."
밀린 양육비를 당장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실형 판례가 생긴 건 큰 희망입니다.
[김은진/양육비 미지급 피해자] "이번 실형이 판례로 만들어져서 뒤로 계속 이어질 양육자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MBC뉴스 구나연입니다.
영상취재: 이상용 / 영상편집: 안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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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상용 / 영상편집: 안윤선
구나연 기자(kuna@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84014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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