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 늠름하기만 한 밀림의 왕 사자도 아기 사자 앞에서는 다정한 엄마가 됩니다.
최근 야생 사진작가 코니 보웬이 포착한 엄마 사자와 아기 사자들의 강 건너기 사진이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한 마리는 입에 물려 편안하게 이동하는 반면 그 뒤에서 처절하게 발버둥 치는 또 다른 아기 사자의 모습이 포착되었기 때문이죠.
같은 형제지만 전혀 다른 대우를 받는 이들의 웃지 못할 현장과 그 속에 숨겨진 야생의 법칙이 궁금해도 너무 궁금합니다.

여러분은 엄마 고양이가 아기 고양이의 뒷덜미를 물어 옮기는 모습을 본 적이 있나요?
신기하게도 고양잇과 동물들은 목 뒷부분을 잡히면 마치 마법에 걸린 것처럼 몸을 축 늘어뜨리고 가만히 있는답니다. 이를 '핀치 반사'라고 부르는데요.
이번에 화제가 된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진 속에서도 엄마 사자는 아기 사자의 뒷덜미를 꽉 물고 얕은 강을 건너고 있습니다.
물에 젖지 않고 엄마 품에 대롱대롱 매달려 가는 아기 사자의 표정은 세상에서 가장 편안해 보이죠.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곧 엄마 사자의 등 뒤로 향했습니다.

엄마 사자의 뒤를 자세히 보면 털이 온통 물에 젖어 쫄딱 망한 생쥐 꼴이 된 두 번째 아기 사자가 보입니다.
엄마가 입에 물어준 형제와 달리 이 녀석은 깊은 물 속에서 스스로 발을 내디디며 필사적으로 엄마를 쫓아가고 있었습니다.
엄마 사자의 다리보다 깊은 곳을 지날 때면 금방이라도 휩쓸릴 듯 아슬아슬해 보였지만 녀석은 엄마를 놓치지 않으려 눈을 부릅뜨고 헤엄을 쳤습니다.
이 장면을 본 누리꾼들은 "엄마가 한 명만 편애하는 것 아니냐", "뒤에 있는 아기 사자의 표정이 너무 간절해서 눈물 난다" 등의 재미있는 반응을 쏟아냈습니다.

사실 엄마 사자가 특별히 한 마리만 예뻐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아닙니다. 사자의 입은 하나뿐이라 한 번에 한 마리만 옮길 수 있기 때문이죠.
야생에서는 스스로 걸을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생존에 매우 중요합니다. 엄마 사자는 아마도 조금 더 튼튼한 녀석에게는 스스로 강을 건너는 훈련을 시키고 조금 약하거나 겁이 많은 녀석은 직접 입에 물어 안전하게 옮겨준 것일지도 모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차별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두 자식 모두를 안전하게 이동시키기 위한 엄마 사자만의 최선이었던 셈입니다.
온몸이 젖은 채로 강을 건너는 아기 사자의 모습은 안쓰럽기도 하지만,동시에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씩씩한 모습이기도 합니다.

엄마의 도움 없이 스스로 험한 길을 헤쳐 나간 이 아기 사자는 나중에 누구보다 용맹한 왕이 될 수 있겠죠?
오늘도 야생의 엄마 사자들은 무서운 천적과 험난한 자연환경 속에서 자식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비록 한 마리는 물에 젖어 엉망이 되었지만 강을 다 건넌 뒤에는 엄마 사자가 따뜻한 혓바닥으로 털을 말려주며 수고했다고 칭찬해 주었을 것입니다.
우리도 가끔은 부모님이 나만 힘들게 하는 것 같아 속상할 때가 있지만, 그 속에 담긴 깊은 사랑을 한 번쯤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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