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법은 폐업뿐… 흉물로 전락한 ‘수원 나혜석거리 노점’
불법 점포 해결 위해 양성화
현재 24곳 중 10곳만 운영
인근 상인 “미관 저해” 불만
市, 뾰족한 대책 없어 난감
수원시의 대표적인 명소로 손꼽혔던 나혜석거리가 문 닫은 노점들이 거리 중앙에 흉물스럽게 수년째 방치되면서 명소 이미지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욱이 불경기 여파 등으로 매출 감소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나혜석거리 점포 상인들은 이들 노점들 탓에 더 피해를 보고 있다며 대대적인 정비 등 조속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27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1월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앞두고 수원역 일대에 난립한 불법 노점을 정비하는 사업을 추진한 시는 나혜석거리에 고정식 노점상 24개(1개소당 4.94㎡)를 설치해 운영하는 한편, 노점판매대 허가 및 관리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사실상 불법 운영 중인 노점들을 양성화했다.
또 기존 나혜석거리 점포 상인들에게는 도로점용료와 임대료를 내고 테라스를 조성해 옥외영업을 허용하도록 하는 등 옥외 영업을 양성화해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기로 했다.
수원시는 상인회와 노점이 서로 협력함에 따라 나혜석거리 발전과 활성화 등 상생효과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10여 년 가까이 흐른 현재, 영업을 중단한 는 빈 노점들이 거리 중앙 곳곳에 방치돼 있어 인근 점포 상인들은 물론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까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실제 최초 설치된 고정식 노점상 24곳 중 10곳은 철거를 한 상태며 4곳은 폐업으로 비어 있다. 겨우 10곳만 도로점용료(1개소당 94만500원)를 내며 영업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건물 임대료만 1천만원 가까이 내는데 가게 앞을 가로막고 있는 노점들 때문에 손님들이 크게 줄면서 폐업 위기에 처한 상황”이라면서 “거리 한복판에 노점들은 흉물이나 마찬가지다. 수년째 문 닫은 노점들을 하루빨리 철거하는 등 대책을 세우지 못한다면 상인들도 더는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나혜석거리 상인회 한 관계자도 “시에서 추진한 사업 때문에 애꿎은 나혜석거리 상인들만 망할 위기에 처했다”면서 “가뜩이나 장사도 안 되는데, 도로 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노점상들로 인해 손님이 절반 이상 줄었다. 도시미관을 저해하는 노점상들은 조속히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안 그래도 폐업한 노점에 대해 어떻게 정리할지 고민을 해봤지만, 영업 중인 점포와 폐업한 점포가 붙어 있다 보니 철거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폐업 등 자연 소멸로 해서 점포가 없어지면 그때 철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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