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사칭한 피싱 문자를 보내고 마약을 판매·유통하는 방식으로 수십억 원을 편취한 사이버금융범죄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형법상 컴퓨터등 사용사기, 공갈,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사이버금융범죄 조직원 226명을 송치하고, 이 중 32명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직원들은 지난 2022년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피해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자녀 사칭 문자를 보내는 방식으로 메신저피싱 등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엄마, 휴대폰 액정이 깨졌어. 보험처리 도와줘"라며 자녀를 사칭한 문자를 보냈다.

자녀라고 철석같이 믿은 일부 부모들은 걸려온 번호로 보험금 청구를 위해 계좌번호를 보냈고, 일당이 설치하도록 유도한 원격 조정 앱까지 설치했다.

일당은 검사를 사칭해 "당신이 범죄에 연루됐다"고 속이기도 했다. 피해자의 은행 계좌에 있는 돈이 사기 범죄에 연루된 돈이니 피의자들이 요구하는 계좌로 송금해달라는 방식으로 편취했다.

이들은 또 마약 판매, 유통책을 모집해 텔레그램 등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마약을 판매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해 8월 이들이 판매한 ▶필로폰 649.18g ▶엑스터시(MDMA) 368정 ▶대마 143.13g을 압수했다.또 쇼핑몰 구매 리뷰 작성 시 아르바이트 수당을 주겠다며 피해자들로부터 보증금만 받아내고 이를 돌려주지 않기도 했다.

이러한 수법들로 일당이 편취한 금액은 총 95억 원에 달한다. 다만 범죄 수익금 대부분이 해외 총책 A씨에게 넘어가 범죄 수익금을 압수하지는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경찰은 A씨가 해외에 사무실을 두고 피싱 범죄를 총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성택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자녀 사칭 문자를 받았을 경우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어 실제 자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온라인에서 고가품을 거래할 때도 상대방에 대한 신분을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프로그램이 설치되지 않도록 스마트폰 보안 설정을 강화할 것을 권고한다"며 "만약 사이버금융범죄 피해를 당했을 시 신속히 경찰에 신고하고 금융권에 계좌 지급정지를 신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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